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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05 조회수979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월 5일 주님 공현 전 목요일




Nathanael answered him,
“Rabbi, you are the Son of God;
you are the King of Israel.”
(Jn,1,49)


제1독서 1요한 3,11-21
복음 요한 1,43-51

얼마 전, 신부님들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가볍게 술 한두 잔을 주고받는 자리였지요. 저는 오랜만에 만난 어떤 신부님께 술잔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그 신부님께서는 “제가 요즘 독감에 걸려서요. 제가 마시고 드리면 신부님도 독감 걸리실까봐 차마 그렇게 할 수가 없네요. 그냥 제가 한 잔 따라드리겠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실 감기는 전염성을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골탕먹어봐라’는 심정으로 자신의 독감 균이 묻어 있는 잔을 제게 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를 생각하는 마음에 그렇게 하시지 않은 것이지요. 하긴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에게 나쁜 행동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부모가 독감 걸렸을 때, 자녀 앞에 대놓고 재채기를 하거나 기침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자녀의 입에 몸에 안 좋은 담배연기를 일부러 불어넣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랑하니까요.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에게는 나쁜 것을 전하기보다는 좋은 것을 전하려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감기 균보다 또 담배연기보다 더 치명적인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 언어의 독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재채기처럼, 담배연기처럼 마구 쏟아내고 뿜어냅니다. 즉, 자신만이 옳다는 그릇된 판단에서 나오는 언어의 독을 얼마나 많이 내뱉고 있습니까?

주님께서는 우리들처럼 언어의 독을 내뱉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당신의 행동으로써 먼저 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장면을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필립보를 보시고 말로써 설득하시지 않습니다. “나를 따라라.”고 이르신 뒤, 당신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 판단하게끔 하십니다. 이러한 체험을 한 필립보였기 때문에, 그 역시 나타나엘을 말로 설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와서 보시오.”라고 이야기했던 것입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 역시 주님의 기쁜 소식을 말로만 전해서는 안 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부족하고 나약한 말로써 주님을 드러내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주님께서 당신이 직접 보여주신 모범의 삶을 우리의 모습 안에서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의 전교 방법이었고,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 행해야 하는 모습인 것입니다.

오늘 독서를 통해 요한 사도는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십니다. 이 사랑이 진정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말로만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목숨을 내놓으셨기 때문에 우리가 주님의 사랑이 대단하다고 인정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을 통해 드러나는 사랑만이 진정한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만이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갈 수 있다고 요한 사도는 말씀하십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주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디에서나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만 배운다(괴테).




나를 위한 사랑의 실천

사랑 때문에 이 땅에 오신 예수님. 답동성당 구유입니다.

비관적 상황에 처한 암환자의 투병 의지를 북돋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자기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제일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사실을 실감나게 하는 것입니다.

결국 희생, 봉사, 나눔 등의 사랑의 실천은 내가 다른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도록 만드는 것으로,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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