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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7일 주님 공현 전 토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07 조회수554 추천수11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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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7일 주님 공현 전 토요일-요한 2장 1-11절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성모님께서 바로 여기 여러분 가운데 계십니다>

 

 

    교회 역사 안에 등장한 수많은 성인성녀들 가운데 단 한명도 빼놓지 않고 지니고 있었던 신심이 있었으니, 성모님을 향한 신심입니다. 그중에서도 단연 빼놓을 수 없는 성인, 성모님 신심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성인이 바로 돈보스코 성인입니다.

 

    돈보스코 성인은 도움이신 성모님 신심의 전파자였습니다. 그는 한평생 성모님께서 자신의 성소 여정에 늘 함께 하시면서 자신이 펼친 청소년 구원사업에 가장 큰 협조자였다는 것을 늘 자각하고 있었습니다. 돈보스코 성인은 성모님을 능력이 탁월한 변호사로 여겼습니다. 언젠가 우리 모두 나아가게 될 하느님 대전에서 우리를 변호해주시고 도와주실 강력한 협조자로 확신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돈보스코 성인은 성모님께서 언제나 자신 가까이 현존함을 강력히 느꼈고 언제나 자신을 성모님께 의탁했습니다. 험난한 성소여정에서 어려움을 느낄 때 마다 성모님의 강력한 도움에 의지했고, 곤경에 빠질 때 마다 그분의 손길을 청했습니다.

 

    기회 닿을 때 마다 돈보스코 성인은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들이여, 여러분들에게 있어 가장 든든한 배경은 거룩하신 성모님을 향한 신심입니다.”

 

    결국 돈보스코 성인이 바라봤던 성모님의 이미지는 오늘 복음, 갈릴래아 카나의 혼인잔치에 비춰지는 성모님 상과 동일합니다. 이웃의 필요성에 관대하게 응답하는 성모님, 이웃의 곤란함 앞에 나 몰라라 하지 않는 자상하신 성모님, 이웃에게 진심어린 관심을 기울이는 부드러운 성모님, 결국 도움이신 성모님의 모습입니다.

 

    물론 복음서 안에 나타나는 성모님의 이미지와 그분의 역할과 구세사에 기여하신 모습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가브리엘 천사의 탄생 예고 때는 겸손한 하느님 여종의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사촌 엘리사벳을 방문할 때는 이웃을 향한 참된 봉사와 헌신의 모델로 제시됩니다. 골고타 언덕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서는 고통을 수용하고 극복하는 모습으로, 예수님 부활 이후에는 사도들과 초대교회의 어머니로서 역할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는 우리 인간들을 위한 도우미로서의 성모님 역할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느님과 인간들 사이의 중재자, 하느님 앞에 우리의 변호사로서, 항상 나약하고 죄인인 우리의 의지처요 마지막 보루요, 희망으로서의 모습을 자리매김하고 계십니다.

 

    돈보스코 성인께서 돌아가시기 3년 전, 1885년 6월의 일입니다. 당시 살레시오 수녀님들은 프랑스 니짜 몬페라토란 곳에서 총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기력이 쇠한 돈보스코 성인께서 수녀님들에게 총회 마무리 말씀을 하게 되었습니다. 노쇠한 돈보스코 성인은 알아듣기 힘든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많은 것들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지만, 보시다시피 나는 이미 늙었고 말하기 조차 힘듭니다. 그래서 간단히 한 말씀만 드리자면 성모님께서 여러분을 정말 사랑하신다는 이 말씀을 드리고 깊습니다. 아십니까? 성모님께서는 여기 여러분 가운데 계십니다.”

 

    당시 돈보스코 성인을 수행하던 보네티라는 사제가 돈보스코의 의중을 알아차리고 그분의 말을 받아 수녀님에게 큰 소리로 통역 아닌 통역을 해드렸습니다.

 

    “돈보스코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성모님께서 여러분의 어머니시고 여러분을 보시며 기도하고 계십니다.”

 

    보네티 신부의 전언이 마음에 안 들었던 돈보스코 성인께서는 그게 아니라며 안간힘을 다해 다시 말씀하십니다.

 

    “그게 아닙니다. 성모님께서 바로 이 집에 계시며 여러분들에게 흡족해하고 계십니다.”

 

    보네티 신부가 다시 돈보스코 성인의 말을 전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정정하겠습니다. 돈보스코께서 말씀하시길, 여러분이 항상 잘 하신다면 성모님께서 여러분에 대해 만족하실 것입니다.”

 

    또 다시 엉뚱한 말을 전하는 보네티 신부에 화가 난 돈보스코 성인은 젖먹던 힘까지 다해 크게 외치십니다.

 

    “성모님께서 바로 여기 여러분 가운데 정말로 계십니다. 성모님께서 이 집안을 거닐고 계시며 당신의 망토로 이곳을 덮고 계십니다.”

 

    돈보스코 성인에게 그러하셨듯이 우리의 성모님은 도움이신 성모님이십니다. 실제로 우리 옆에 현존하시며 우리의 일생을 동반하십니다. 우리의 하루하루를 보호하시고 우리의 모든 걸음에 함께 하십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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