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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08 조회수678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월 8일 주님 공현 대축일



Behold, magi from the east arrived in Jerusalem, saying,
“Where is the newborn king of the Jews?
We saw his star at its risingand have come to do him homage.”
(Mt.2.2)


제1독서 이사야 60,1-6
제2독서 에페소 3,2.3ㄴ.5-6
복음 마태오 2,1-12


어제는 올 1월 10일에 사제서품과 부제서품을 받는 서품대상자들 피정 파견미사에 다녀왔습니다. 저 역시 이들처럼 대품피정을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제로 살아온 지 14년이 되었더군요. 시간이 정말로 빠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오늘 은퇴하시는 인천교구 신부님이 떠올려 집니다. 1965년에 사제서품을 받으신 신부님께서는 48년째 사제로 생활하고 계십니다. 정말로 오랜 시간을 사제로써 열심히 살아오셨지요. 그런데 아마 이 신부님께서도 이러한 말씀을 하시지 않을까요?

“시간 참 빠르다.”

이렇게 빠른 시간 속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빠른 시간을 헛되게 보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즉, 후회할 일들을 만들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지요.

요즘 제가 읽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서른 살이라는 최연소 나이로, 세계 100대 대학, 중국 3대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상하이 푸단 대학 교수였던 위지안의 책입니다. 그녀는 서른 살에 인생의 정점에 오르지만, 그 순간 말기 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지요. 온몸에 전이된 암세포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그녀는 절망하고 원망하기보다는 ‘삶의 끝에 와서야 알게 된 것들’을 글로 적기 시작했고, 2011년 4월에 이 세상을 떠난 뒤 그녀의 글들을 모아 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그녀가 했던 말 중에 감동적인 말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었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우리는 삶의 최후 순간까지 혼자 싸우는 게 아니었다. 고개만 돌려보아도 바로 옆에, 그리고 뒤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나중에 더 많은 미소를 짓고 싶다면 지금 삶의 매 순간을 가득가득 채우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남았든.”

빠른 시간 속에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아직도 많은 시간이 있다는 착각 속에, 그리고 정작 해야 할 일들을 뒤로 한 채 쓸데없는 것들에 온 힘을 쏟는 어리석음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오늘 주님 공현 대축일을 맞아, 복음은 동방박사가 예수님을 찾아 경배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되어 있는 시대도 아니었습니다. 이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를 경배하기 위해 낙타를 타고 또 걸어서 힘들게 오랜 시간을 거쳐 이스라엘의 베들레헴까지 옵니다. 단순히 하늘에 떠 있는 별 하나만을 바라보면서 말이지요.

우리 역시 메시아를 찾아가는 동방박사들처럼 주님을 찾으러 떠나야 합니다. 그러나 이미 주님께서 우리 곁에 오셨기 때문에, 굳이 먼 곳을 떠날 필요가 없습니다. 그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사랑을 실천한다면, 우리 곁에 계신 주님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빠른 시간 속에서 주님이라는 큰 별을 만나기 위해 우리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그것은 바로 사랑뿐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은 친절이다. 친절은 인간의 결점 목록에 이웃 사람의 허물을 끼어 넣지 않게 만든다.(L. 보로스)




과연 맞는 말일까?

대품피정자들과 주교님 그리고 신학교 신부님들과 피정을 마치며 한컷.

한 정신병 환자가 바나나를 소금에 찍어 먹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의사는 이 모습을 보고는 물었지요.

“아니 왜 바나나를 소금에 찍어 먹습니까?”

그러자 환자가 의사를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이렇게 대답하는 것입니다.

“의사선생님도 참 이상하시네요. 이렇게 짠 소금을 어떻게 그냥 먹습니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맞을까요?

문득 우리들 역시 자신의 틀에 갇혀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말이 맞다고 우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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