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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09 조회수945 추천수1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월 9일 주님 세례 축일




It happened in those days
that Jesus came from Nazareth of Galilee
and was baptized in the Jordan by John.
(Mk.1.9)


제1독서 이사야 42,1-4.6-7
복음 마르코 1,7-11

제가 어렸을 때, 빨리 나이를 먹었으면 싶었습니다. 제가 6남매 중에서 막내였기 때문에 귀여움도 많이 받았지만, 할 수 없다는 제약이 너무 많아 불만이었거든요. 그래서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았습니다.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고, 맛있는 것도 마음껏 사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한 살 더 먹는 설날은 늘 설레는 날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보너스로 세뱃돈도 받으니까 얼마나 설렜을까요?

그러나 지금은 어렸을 때 가졌던 나이 먹어감에 따르는 그 설렘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젊은 나이지만, 얼굴의 주름이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생기는 것을 보면서 “이제 나이 먹는 것 그만”이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제 설날은 설레는 날이 아니라, 서러운 날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마도 많은 어른들이 저와 비슷한 심정을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다 싶습니다. 즉, 하루하루를 새로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은 서럽다는 생각이 들 시간 없이, 대신 매 순간을 늘 설렘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설렘과 서러움의 감정 중에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까요?

주님은 우리들에게 늘 설렘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들의 구원을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치신 분, 최고의 사랑을 주시는 분,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보다는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애쓰신 분. 이러한 주님을 떠올리고 이분의 삶을 본받아 따르려고 할 때, 설렘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설렘이 고통과 시련처럼 견디기 힘든 순간 역시 거뜬하게 이겨낼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됩니다.

오늘은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직접 받으심으로 인해 당신께서 누구이신지를 공적으로 세상에 알리시는 사건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사실 하느님의 외아드님인 예수님께서는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 세례자 요한에게 굳이 세례를 받으실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겸손과 사랑이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기에 이 길을 선택하시지요. 그 결과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우리는 얼마나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좇아서 걸어가고 있었을까요? 고통과 시련에 좌절하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불만 속에 빠져서, 지금의 삶이 너무나도 서럽다고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나 주님의 삶을 떠올리고 이를 따르려고 노력한다면, 분명히 서러움보다는 또 다른 설렘으로 기쁘게 나의 삶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설레는 하루는 주셨습니다. 주님께 감사하면서 오늘을 멋지게 살도록 합시다.

 
 

먼 훗날 내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이 나를 떠올릴 때면, ‘최선을 다해 남겨진 시간을 즐겁고 활기차게 살았다’고 고개를 끄덕여 미소 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위지안)




주님은 아이젠과 같은 분

47년간의 사목생활을 마치고 은퇴하신 송주석 안셀모 신부님

1989년이었습니다. 신학교 합격 소식을 듣고 교구 선배님들과 겨울 등산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합격의 기쁨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보너스로 멋지고 아름다운 겨울눈을 바라볼 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았지요. 하지만 이렇게 좋은 마음은 산을 오르고 내려오면서 깨지고 말았습니다. 이 눈 때문에 길이 너무나도 미끄러워, 한 3~40번은 넘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겨울산행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이렇게 아무런 준비 없이 무작정 쫓아온 것을 후회했지요.

그런데 제가 계속해서 넘어지는 것이 딱해 보였는지 어떤 선배님께서 이상한 쇳덩어리를 저에게 주셨습니다. ‘아이젠’이라는 것으로, 발에 부착을 하라고 합니다. 이것을 발바닥에 부착했다고 해서 넘어질 것을 넘어지지 않을까 싶었지요. 이렇게 허접한 것을 발바닥에 부치는 것보다는 그냥 미끄러지면서 내려가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젠을 발에 부착하자 눈길, 얼음길에도 전혀 미끄러지지 않고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젠 하나로 이렇게 편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아마 주님도 이렇지 않을까요? 주님만 내 마음 안에 모시면 편하게 이 세상을 살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주님을 모시지 않고 자기 뜻만을 내세우는 이기심, 그리고 세상 것에 대한 끝없는 욕심 때문입니다. 이 이기심과 욕심이 나를 더욱 더 힘들게 만듭니다.

나의 삶을 편하게 해주실 주님을 어디에 모시고 있나요? 주님 한 분만으로 편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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