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9 월요일 주님 세례 축일 이사42,1-4.6-7 마르1,7-11

세례 은총

오늘 화답송 후렴이 그대로 성사의 은총을 상징합니다.

“주님이 당신 백성에게 강복하여 평화를 주시리라.”

매일 성체성사를 통한 주님의 강복이

우리의 매일의 여정을 평화롭게 해줍니다.

오늘 주님 세례 축일에 우리의 세례 은총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아침기도 시 즈가리야의 노래 후렴이 아름다웠습니다.

“그리스도 세례를 받으심으로 온 세상이 성화되었으니,

그분은 우리 죄를 사해 주시어, 물과 성령으로 우리 모두 깨끗하여졌도다.”

세례가 필요 없으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겸손하게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성사 은총을 받기 위한 필수전제 조건이 겸손한 믿음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세례가 있었기에 우리의 세례도 가능했습니다.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고귀한 품위를 회복한 우리들입니다.

하여 혈연(血緣)보다 더 깊은 신연(神緣:하느님 안에서 맺어진 인연)으로

이렇게 함께 모여 수도형제공동체를 이루어 살게 된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만약 우리가 세례를 받지 못했다면

지금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요?

세례를 통해 축복된 운명을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초대교회 때는 미사 중 신자들만이 성찬전례에 참석하였고

영성체전 주님의 기도를 바쳤습니다.

세례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야 비로소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주님의 기도를 바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놀라운 은총이

바로 세례 받은 이들의 특권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세례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예수님은 눈이 열려 성령이 비둘기처럼 당신위에 내려오는 것을 보고,

하늘에서 울려오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습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이다.”

아마 이런 내적체험이 예수님의 평생 삶에 힘의 원천이 되었을 것입니다.

자존감 높은 삶에 치유와 정화, 성화로 이끄는 세례성사의 은총입니다.

예수님의 세례 때의 강렬한 내적체험은 바로 우리의 세례은총을 상징합니다.


성령으로 세례 받은 우리들 역시

눈이 열려 주님의 신비를 보고 귀가 열려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깨달으면 부처요 미혹되면 중생 이란 불가의 말도 있듯이

세례성사 깨달음의 은총으로 눈이 열려

하느님의 자녀임을 알게 된 우리들입니다.

오늘 이사야서의 주님의 종은 예수님의 모습이자

세례 받은 우리의 이상상입니다.

점차 주님을 닮아가면서 이뤄질 우리의 모습입니다.

다음 말씀은 그대로 우리를 향한 주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합니다.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는 일 없이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성사의 은총으로 점차 주님을 닮아

고요하면서도 섬세하고 자비로운 주님의 종으로써

항구히 성실하고 공정한 삶을 살 수 있게 된 우리들입니다.

세례성사를 보완하는 평생 성사가 바로 이 거룩한 매일의 성체성사요

우리가 매월 첫 주 금요일에 보는 고백성사입니다.

이런 끊임없는 성사 거행을 통해 받는 주님의 은총이

우리를 더욱 주님을 닮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 중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시며

당신 자녀로서의 신원을 확고히 해 주십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딸), 내 마음에 드는 아들(딸)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