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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존재의 이유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16 조회수740 추천수14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연중 제2주간 화요일 - 존재의 이유

 




 

 

제가 학교 다닐 때 가슴에 손을 얹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할 때마다 의문이 있었습니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이렇게 맹세할 때마다, ‘나는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가?’였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당연하지, 나라가 없으면 너희도 없는 거야. 나라 없는 사람들을 생각해 봐. 얼마나 불쌍하니? 나라가 있으니까 너희가 있는 거지. 그러니 이 나라를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하는 거란다.”

저희는 이해는 안 되지만 이 가르침에 수긍하며,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했습니다.

 

얼마 전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학생이 자살을 했습니다. 그리고 전국은 학교폭력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그래서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각 학교마다 설문지를 돌렸습니다. 그런데 예상 외로 폭력을 당했다고 대답한 학생이 적었고 어떤 학교에서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설문지를 학생들이 뒤에서부터 걷어오게 하는 등의 문제로 아이들이 보복이 두려워 솔직하게 쓰지 못하거나, 사실대로 쓰면 누군지 뻔히 들키게 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또는 학교에서 일부러 학교의 명예가 손상되는 것을 두려워하여 숨기거나 작은 부분만을 보고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다시 국기에 대한 맹세가 떠올랐습니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우리 학교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도 수험생들이 원하는 학과보다는 낮은 학과에 지원하게 하여 더 높은 대학교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 노력하던 선생님들도 기억납니다. 높은 대학에 많이 진학하여야 학교 명예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선생님들도 칭찬을 받겠지만, 우리들은 전혀 관심 없는 전공을 선택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학생은 학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요? 학교가 없으면 학생도 없다고 하면서 좋은 학교를 후세에 물려주어야 한다고 가르칠 것인가요?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나라 또한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시민이 나라를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나라의 번영을 위해서 옳지 않은 전쟁에도 끌려가야 하고 인권을 유린당하면서까지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일도 벌어지게 됩니다.

어머니에게 자궁이 없다면 아이도 태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기가 자궁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자궁은 아기를 잘 키워 건강하게 태어나게 하여 부모와 만날 수 있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만약 자궁을 보호하기 위해 아기가 희생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어처구니없는 사람으로 취급당할 것입니다.

 

성당도 마찬가지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안에서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납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성당이나 하느님의 법을 위해 존재한다고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모든 것들은 우리가 건강한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게 하는 역할만 하면 그만입니다. 하느님의 목표는 우리에게 내려주시는 법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태어나는 우리들 자신입니다. 한 사람의 영혼 구원을 위해서는 우리가 어렵게 지은 성당이 무너지는 것도, 하느님의 법이 깨지는 것도 감수할 수 있어야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안식일 법을 어기는 예수님의 제자들을 비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결국 안식일을 포함한 모든 것의 주인은 당신이라고 하십니다. 우리의 최종 목적인 그리스도와의 온전한 관계를 위해서라면 그 분께서 만들어놓으신 법도 극복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 것들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만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만을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님을 위하여 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든지 죽든지 주님의 것입니다.” (로마 14, 8)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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