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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실패하니까 사람이다 / 최강 스테파노신부
작성자오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18 조회수685 추천수10 반대(0) 신고

평화신문 기사 <실패하니까 사람이다.>


2012. 01. 15발행 [1150호]
 
[출판]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김광우 신부 선교일지 잇달아 2권 펴내

돌아보니 모든 것이 주님 은총이고 사랑이었습니다.

한국외방선교회 선교 사제들이 잇달아 책을 냈다. 최강ㆍ김광우 신부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두 중국에서 활동했던 이야기를 담았다. 최 신부는 중국 적응기를, 김 신부는 중국 한센인마을 선교 일화를 풀어냈다. 낯선 선교지에서 눈물콧물 쏙 빼며 좌충우돌 살아온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두 신부는 '맨 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갖은 고생을 했지만 "돌아보니 모든 것이 주님 은총이었고 사랑이었다"고 입을 맞춘 듯 이야기한다.

 

 

▨실패하니까 사람이다

 


 

 

 


 최강 신부가 선교사라는 이름을 달고 처음으로 파견된 중국에서 썼던 글이다.
 교황청 라테라노대학에서 최단 기간에 박사학위를 받으며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최 신부에게 중국은 실패가 무엇인지, 좌절이 얼마나 쓰라린지 알려준 선교지다. 결국 실패를 인정하고 2년 만에 중국을 탈출했다는 그는 책을 통해 자신의 실수와 실패를 고백한다.(중국을 떠난 최 신부는 현재 멕시코 캄페체교구에서 선교활동 중이다.) 그러면서 "실패를 인정하는 일이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었지만 그로 인해 신앙적으로 또 인간적으로 더 깊어질 수 있었다"며 "언제든지 다시 새출발할 수 있으니 실패에 좌절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가 중국생활에 적응하면서 겪은 갖가지 일들은 눈물겨우면서도 웃음을 자아낸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 눈물과 웃음이 감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저녁 반찬거리를 고민하는 평범한 일상에서도, 속옷바람으로 집 밖에 잠깐 나왔다가 현관문이 잠긴 황당한 사건에서도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하느님을 발견하는 최 신부의 깨달음 때문이다.
 "저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지금 사 들고 가는 채소들로 무슨 요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생각에 푹 빠져있었습니다. 오이가 땅에 떨어진 줄도 모르고 이 오이로 무엇을 해먹을지 고민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던 모양입니다. 오이가 없는데 어떤 오이 요리를 할 수 있을까요. 살아가면서 잃고 사는 것이 참 많습니다. 살아가면서 놓치고 사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97쪽, 오이는 어디로 갔을까)
 최 신부는 또 전쟁통과 다름없는 베이징 기차역에서 젖을 물리는 거지 여인과 평온한 표정으로 젖을 빠는 아기 모습에서 행복을 발견했고, 앞이 뻥 뚫린데다 휴지조차 없는 중국 화장실을 체험하면서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만족할 수 있는 긍정을 찾아냈다.
 최 신부는 "이 책에 실린 글들을 다른 어떤 행복한 순간에 썼던 글들보다 아끼고 사랑한다"면서 "부디 이 글들을 문자 그대로 읽지 마시고 글과 글, 행과 행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는 주님 음성을 들으면서 읽어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가톨릭출판사/9000원)
 
 ▨슬픈 이름은 부르지도 마라
 

 

 


 


김광우 신부는 중국 쓰촨성 한센인마을에서 지낸 이야기를 제1부 '중국, 드넓은 대륙에서 작은 사랑을 찾아'에 풀어놓고, 사제가 되고 한센인마을에 들어가기까지 여정을 제2부 '꿈꾸는 사제, 못말리는 선교사'에서 들려주고 있다.
 그는 한센인들을 돌보며 생각지도 못하게 "신기료장수가 됐다"고 말한다.
 "신발 만드는 신부, 정확히 말하면 신발 깔창 깔아주는 신부가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나는 그 일을 할 때, 무릎을 꿇고 환우들의 발을 살펴보고 만지며, 그들에게 딱 맞는 신발을 만드는 일이 싫지 않았다. 그것이 점차 내 안의 즐거움이 되어가는 것을 보며 또 한 번 내 안에 계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김 신부는 책을 통해 한센인마을 소식을 생생하게 전한다. 그곳 기후와 지형에서부터 함께 사는 이들의 이름과 처지, 특징들을 소개하며 그들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알려준다. 글에는 한센인들을 향한 김 신부의 진한 사랑이 고스란히 배 있다. 사진들도 수록돼 있어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는 늦깎이 사제다.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에서 근무하다 세속의 달콤한 유혹을 뒤로하고 신학교 문을 두드렸다. 선교사제를 꿈꾼 그는 신학생 시절에도 파푸아 뉴기니에서 선교실습을 했다.
 김 신부는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 감사하십시오'라는 말씀을 모토로 이제껏 살아왔다"면서 "여전히 부족하지만 주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싶다"고 했다.
 한국외방선교회 총장 김명동 신부는 "이 책에는 김 신부님의 선교사로서 애환이 담겨 있다"면서 "그 여정을 필설로 다 담아낼 수는 없겠지만 이 기록을 통해 독자들이 조금이나마 선교사의 삶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추천했다.(이모션 덕유/1만 2000원)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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