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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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쳐야(狂) 미친다(及). - 1.2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21 조회수363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2.1.21 토요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사무 하1,1ㄴ-4.11-12.23-27 마르3,20-27

 

 

 

 





미쳐야(狂) 미친다(及).

 

 

 

 



매일 미사 복음 중 가장 짧은 대목이 단 두절의 오늘 복음입니다.

해마다 강론할 때 첫눈에 와 닿는 말마디는 ‘미쳤다.’입니다.

예수님의 친척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는 소문을 듣고 붙잡으려 나섰다는 것입니다.


오늘 아녜스 순교 성녀 축일의 아침기도 시

아름다운 즈가리야 후렴은 그대로 성녀의 삶을 요약하는 듯 했습니다.

 


“보라,

나는 내가 갈망하는 것을 보았고,

희망하는 것을 얻었으며,

지상에서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 분을 만났다.”

 

하느님 사랑의 미친 분이 성인들입니다.

하느님 사랑에 미쳐 하느님을 찾아 나선 미친 이들이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불광불급, 미치지 않고는 미칠 수 없습니다.

미쳐야 미칩니다.

또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사람입니다.

때로 ‘미치겠다.’라는 저절로 나오는 말마디가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의 인간임을 보여줍니다.

 


광분, 광기, 광분 등 좋지 않은 느낌도 있지만 이게 인간입니다.

제대로 미치면 성인이지만 잘 못 미치면 폐인입니다.

성인, 장인, 달인, 시성, 악성, 화성 등

어느 분야에서 제대로 미쳐 일가를 이룬 이들을 의미합니다.

제대로 미칠 때 온전한 참 나의 실현에 행복한 삶입니다.

생동감이 있고 눈빛도 빛납니다.

이런 아름답고 매력적인 삶 자체가 이웃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제대로 미쳐 어느 경지에 이르기 위한 필수적 자질이 열정과 순수입니다.

사랑의 열정에 마음의 순수가 결합될 때

제대로 미치는 일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모든 성인들이나 일가를 이룬 대가들의 특징입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라는 말이 의미심장합니다.


바로 공동체나 개인의 현실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열정과 순수로 삶에 올인(all-in)하여 제대로 미치지 않을 때

여지없이 따라 붙는 내적부패에 분열이기 때문입니다.


마침 어제 외출했다가 읽은 기사를 소개합니다.

저의 주 관심사는 사람입니다.

사람이야기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공동생활의 이점도 형제들의 장점을 두루 배울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목소리로 방송 50년 사를 장식한 영원한 현역 성우 김세원(67)입니다.

 


“한결같은 목소리를 유지하는 비결은?”

 

-피로는 금물이다.

항상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목소리는 타고나는 것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

모든 것은 연기다.

톤, 빠르기, 감정에 따라 다른 색깔을 낼 수 있다.

목소리도 늙는다.

느려지고 청량감도 떨어진다.

이를 벌충하려면 대본 분석에 집중해야 한다.

방송은 내 인생의 엑기스이자 내 존재의 증명이다.

매일 새롭다, 몸이 허락하는 한 은퇴는 없다.-

 


제대로 방송에 미친 아름다운 성우의 고백입니다.


우리 식으로

‘하느님은 내 인생의 엑기스이자 내 존재의 증명이다.

매일 새롭다. 몸이 허락하는 한 은퇴는 없다.’ 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믿음 생활에 은퇴는 없고 평생 하느님 사랑에 미쳐 사는 일 뿐입니다.

바로 예수님이 그러했고 다윗이 그러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모든 이들이 온통 하느님에 빠져 살았던 예수님을 향해 몰려듭니다.

1독서에서 요나탄을 잃고 애통해하는 다윗의 고백을 통해

그의 열정과 순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 사랑에 빠져 사는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열정과 순수입니다.

 

“나의 형 요나탄, 형 때문에 내 마음은 아프오.

형은 나에게 그토록 소중하였고,

나에 대한 형의 사랑은 여인의 사랑보다 아름다웠소.”

 


열정과 순수의 사랑이 하나로 녹아있는 다윗의 마음임을 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에게 열정과 순수의 사랑을 주시어

하느님 사랑에 제대로 미쳐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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