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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행복으로의 초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21 조회수746 추천수10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연중 제3주일 - 행복으로의 초대

 




 

 

우리는 어렸을 때 토끼전 혹은 별주부전이란 고전소설을 읽어보았습니다. 그런데 경기대 국어국문학과 정원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가 단순하게만 알아왔던 토끼전의 깊은 의미를 재해석해냅니다. 토끼전의 줄거리는 우리가 아는 바대로 이렇습니다.

용궁의 왕이 병에 걸립니다. 그런데 신선이 내려와 진맥하고 난 후에 육지의 토끼 간을 산채로 잡아서 먹으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합니다. 신선은 말단직원 별주부를 시켜 토끼를 꼬셔오라고 합니다. 자라는 용궁에 온갖 좋은 것들이 있다고 꾀어 토끼를 용궁으로 데려옵니다. 용왕은 토끼를 보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네가 죄 없는 줄이야 알지만 과인의 한 몸이 너와 달라, 만일 불행하면 한 나라의 백성과 신하들 보존하기 어려운 줄 너인들 설마 모르겠느냐. 너 하나 죽은 후에 과인이 살아나면, 모든 백관 다 살리는 것이니 일등 충신 너 아니냐?”

이에 토끼는 간을 육지에 놓고 왔다고 설득하여 다시 육지로 나오자 자라와 용왕이 어떻게 되는 것은 자신이 감기 걸리는 것보다 덜 중요하다고 조롱하며 도망쳤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토끼전이 ‘대의’를 명분으로 죄도 없는 약자들을 희생시키려는 권력자들의 횡포에 대한 풍자소설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용왕은 대의라는 명분으로 죄 없는 토끼를 희생시키려고 하는 절대 권력의 인물이고 별주부는 그의 하수인입니다.

영화 실미도에서 중죄를 짓고 복역 중이던 죄수들이 김일성을 암살하려는 목적으로 섬에서 훈련을 받게 됩니다. 나라는 그들이 김일성을 암살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다 죽게 되겠지만, 국립묘지에 묻히게 될 것이고 그 가족들은 편히 먹여 살려주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이것이 대의를 위해 약자가 희생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약자들은 그 약속을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정치적 상황이 바뀌어 더 이상 김일성을 암살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실미도에서 훈련받던 이들이 쓸모가 없어집니다. 이들 중 몇몇은 기다리다 지쳐 민가로 내려가 한 간호사를 겁탈합니다. 동료들에 의해 설득당해 돌아온 이들은 동료들에게 맞기도 하면서 다시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됩니다.

문제는 대의라는 명분으로 모인 대의를 위해 일하는 이들에게 희생당한 간호사의 이야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대의에 희생당한 또 다른 약자인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전쟁 때 극대화 됩니다. 전쟁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양민을 폭행하고 학살하고도 나라를 위해서 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행위는 정당화됩니다. 죄 없는 유태인들을 가스실로 데리고 가 죽였던 이들은 특별히 나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들이었지만 그들 역시 나라의 대의에 의해 희생당했고, 또 다른 이들을 희생시킨 이들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이것보다 더 큰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 메시지란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다 이기적이란 것입니다.

용왕이야 당연히 자신이 더 큰 인물이기에 토끼는 자신을 위해 당연히 희생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기주의자입니다.

그러면 별주부는 충신이고 이기주의자는 아닐까요? 자라도 살아남기 위해 토끼를 속이고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인물입니다. 위에서 시킨다고 어쩔 수 없는 자신의 처지 때문이라고 정당화하며 옳지 않은 일이라도 해버리는 이기주의자입니다.

토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용왕이 토끼가 간을 가져오기를 바라며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베풀어준 잔칫상에서 먹고 마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 듣기에도 촐랑촐랑하는 것이 분명히 간인 듯하거든, 네 저러한 꾀로 우리 대왕을 속이려 하느냐?”

이에 화가 난 토끼는 왕에게 이렇게 아룁니다.

“소토 세상에서 약간 의서를 보았거니와 음기가 허하고 화기가 동하여 난 병에 원기를 회복하기는 왕배탕이 제일 좋다 하오니, 왕배(임금 왕, 등 배)는 곧 자라라. 오래 묵은 자라를 구하여 쓰면 기운을 자연 회복할 것이요, 그 다음에 소토의 간을 쓰면 병이 나을 것입니다.”

이에 왕은 별주부를 잡아먹으려 하였으나, 자라가 살려 달라 빌자 그러면 그의 아내를 잡자고 했습니다. 이에 별주부와 아내는 회의를 하고 토끼를 부릅니다. 그에게 살려 달라 하는 것입니다. 토끼는 더욱 화를 내며 말합니다.

“네 죽기를 두려워하거든 네 아내를 하룻밤 내 방에 들이면 괜찮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네 집의 멸문지환이 눈앞에 날 것이니 조심하라.”

별주부는 아내를 설득하여 토끼의 방에 들여보냅니다.

토끼는 이렇게 상황을 이용하여 자기 이익을 챙기는 그런 이기적인 인물이었던 것입니다.

그 다음날 토끼는 도망치기 위해 짐을 싸다가 별주부 부인이 남겨놓은 편지를 발견합니다.

“저는 당신과 지낸 하룻밤 인연을 잊지 못하겠습니다. 어서 빨리 돌아와 주십시오.”

여러 결말이 있지만 한 결말에서는 토끼는 도망치고 별주부도 용궁으로 돌아오기 무서워 용궁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별주부의 부인도 누군가를 기다리다 죽고 맙니다. 부인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기다리다 그리 된 줄 알고 별주부도 자살을 하지만, 실제 부인이 기다리던 것은 별주부가 아니었습니다.

 

이 토끼전에 나오는 인물들 중에는 남을 위해 사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가 이기주의자들입니다. 토끼전, 혹은 별주부전 작가는 각자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빌미로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며 사는 세상 모든 사람들을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왕도 이기적이고 신하도 이기적이고 결국 나도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처지를 슬프게 그려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처지는 토끼와 같습니다. 현 시대에 살면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사람들을 만나지만 하나같이 그들로부터는 온전한 행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나의 간을 빼 먹으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나도 우선 나의 이익부터 챙기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오늘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이 잡히자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과 같은 말로 복음 선포를 시작하십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회개 (悔改)’는 지금까지 살아오던 방식을 고쳐 다른 길을 가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은 원죄의 영향으로 또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이기적인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별주부처럼 왕에 의해 파견되신 분입니다. 왕의 모습은 우리가 정확히 할 수는 없지만 우리를 부르기 위해 당신의 유일한 아드님을 보내셨습니다. 별주부가 말단 공무원이었고 용왕이 잡아먹으려 할 만큼 중요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에 반해, 우리를 초대하는 분을 보내신 분은 당신이 파견한 아드님을 끔찍이 사랑하십니다.

만약 예수님이 별주부처럼 이기적이어서 자신만 살려고 했다면 그 분 초대를 좀처럼 믿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살기 위해 수없이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의 간을 빼먹기 위해서 우리를 속이는 분이 아니시고, 오히려 당신의 살과 피를 주시면서 우리가 아버지께로 가는 양식으로 삼으라고 하십니다. 당신의 생명을 주시면서 우리를 초대하는 신은 어느 이야기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분이 초대하시기에 믿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토끼들입니다. 지금까지는 나를 위해 살아왔습니다. 그분의 초대에 응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나만을 위해 살아오던 삶을 바꾸어 예수님처럼 이웃을 위한 삶을 살아가겠다는 결심입니다. 이렇게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바로 세례가 됩니다.
 예수님은 이 세례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이제 그 분을 따라가야 할지, 아니면 뭍에 남아있어야 할지의 결정은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우리를 초대하시는 분은 자신을 위하는 이기적인 인간과 같은 분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시는 분임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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