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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의 말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 - 허영엽 마티아 신부님
작성자권영화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22 조회수332 추천수4 반대(0) 신고
 오래전 보좌 신부 시절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한 여성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태어나면서부터 말도 할 수 없었고, 혼자 힘으로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몸이었습니다. 하루는 그녀가 봉성체를 간 저에게 아주 힘들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부님, 저는 제 인생이 너무 보잘것없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런 쓸모도 없고, 주위 사람들에게 폐만 끼치는 저 자신이 몹시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자살을 하려고 여러 번 생각했었습니다. 만약 제가 천주교 신자가 아니었다면 벌써 죽었을 것입니다. 저는 늘 하느님과 부모에게 원망스러운 마음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쓸모 있게 창조하셨다는데, 저를 어디에 쓰려고 만드셨는지....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제가 받는 고통을 통해서 세상에 봉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제 존재 이유이고 행복입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는 다른 어려운 처지에 있는 여성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십 년도 훨씬 지났지만, 고통을 통해 세상에 봉사하고 있다고 한 그녀의 말이 지금도 가끔씩 제 마음을 크게 울립니다.

 인간의 삶은 누구나 자신이 가치 있는 삶을 산다고 생각할 때, 인생의 참된 의미를 느낍니다. 그런데 가장 가치 있는 삶은 바로 구원의 삶이 아닐까요? 아무리 잘 살더라도 구원이 없다면 우리의 인생은 무슨 의미가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우리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을지, 오늘 복음은 그 길을 알려줍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회개란 바로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회개하고 복음을 믿는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첫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그러자 그들은 곧 그물과 가족들을 뒤로한 채 예수님을 따라 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제자들은 많은 고민과 걱정을 하고 분명히 주저했을 것이라 상상해 봅니다. 그런 사실이 오히려 평범한 인간인 우리에게 위로가 됩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변화를 선택하는 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버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그것이 나에게 소중한 것일 때 더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다는 것은 결국 저 자신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주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은 믿음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잠시 길을 멈추고 마음의 눈을 뜨고 귀를 열어 봅시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 주변의 말씀과 사람, 일과 사건 등을 통해서 말입니다.
 이처럼 참된 회개는 우리의 삶에서 끊임없이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에 대해 응답하는 것입니다. 지금 주님은 나를 어디로 어떻게 부르시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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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겨울 기온에 관한 말 중에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냥 밋밋하게 건조하고 춥기만한 겨울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추웠다가 따뜻해지를 반복하는 생동감있는 기온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아마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겠지만 겨울 날씨가 매우 밋밋하고 매력없이 말라버린 듯 하였는데 올 겨울은 추운 날과 포근해지는 날들을 느끼면서 자연이 살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아름답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듣는 이가 느끼지 못한다면 참으로 무안하게 되돌아 오기 마련입니다.
 왜,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나는 묻지 않겠습니다. 그 대신 그에게 부족한 1%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랑을 찾게 해 달라고 기도하겠습니다. 나의 부족한 1%를 그의 존재함이 채워주었 듯이 나도 그의 부족한 1%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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