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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25일 수요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25 조회수846 추천수1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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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일 수요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마르코 16장 15-18절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심오한 삶의 이동>

 

 

    오늘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을 맞아 회심이란 단어의 의미에 대해서 한번 묵상해봤습니다.

 

    회심이란 움직임, 즉 이동을 수반합니다. 다시 말해서 회심이란 몸과 마음의 총체적인 이동, 결국 심오한 삶의 이동이 아닐까요?

 

    미성숙에서 성숙에로의 이동, 미완성에서 완성에로의 이동, 극단적인 자기중심적 삶에서 기적과도 같은 이타적인 삶에로의 이동, 억압과 죄의 사슬에서 해방에로의 이동, 죽음의 땅에서 생명의 나라에로의 이동, 분열에서 통합과 일치에로의 이동, 어둠에서 광명에로의 이동, 무지에서 깨달음에로의 이동...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아마도 좀 더 크고 진실한 회심에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저 자신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부끄럽게도 깊은 어둠의 그늘 아래 앉아있습니다. 일어설 줄을 모릅니다. 그 어둠을 즐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회심입니다. 회심이란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슬러 올라가는 것입니다. 회심이란 어제의 결핍과 부끄러움을 디딤돌 삶아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성장하기 위해 발돋움하는 몸짓입니다. 육에로만 집중된 우리의 시선을 보다 근원적인 것, 보다 영속적인 대상, 더 이상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대상에로 옮겨가려는 시도가 회심입니다. 약점과 상처투성이인 인간세상을 발판 삼아 하느님 나라를 향해 길 떠나는 여행길입니다.

 

     오늘 우리는 교회 역사 안에서 가장 극적인 회심자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 그의 생애를 묵상해보면 정말 흥미진진한 극적인 삶, 드라마틱한 삶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오로는 원래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도 아니었습니다. 직접 예수님을 대면한 적도 없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그는 그리스도교 신자 섬멸의 선봉장이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지구 끝까지라도 달려가서 철저하게 색출해내고야 마는 유다인 중의 유다인이었습니다.

 

    그가 얼마나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했으면,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낙마(落馬)한 바오로를 향해 예수님께서 이렇게 질책하셨습니다.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이렇게 예수님을 박해하던 그였는데, 그 역시 3일간의 깊은 바닥 체험 끝에 그의 내면에서는 심오한 삶의 이동, 결정적인 회심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박해자에서 바오로 사도로 새로이 태어났습니다.

 

    악질 중의 악질 고발자였던 사울이었는데 이제 베드로 사도 못지않은 사도가 되어 우리 교회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계십니다. 그토록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못살게 굴며 예수님을 박해하던 사람이었는데, 이제 그는 이렇게 당당하게 고백합니다.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 이 모든 것들을 다 쓰레기로 여겼습니다.”

 

    우리가 지니고 있는 태생적 한계, 근원적 결핍으로 인해 수시로 죄와 악습, 하느님으로부터의 멀어짐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우리이기에 수시로 되풀이해야 할 노력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께서 우리에게 보여준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회심입니다. 한번 두 번, 열 번의 회심이 아니라 천번 만번의 회심, 매일 매순간 우리 삶의 심오한 이동이 필요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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