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28 조회수803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월 28일 토마스 아퀴나스 사제 학자 기념일




He rebuked the wind and ordered the sea,
"Quiet now! Be still!"
The wind dropped
and there was a great calm.
Then Jesus said to them,
"Why are you so frightened? Do you still have no faith?"
(Mk.4.39-40)

 


제1독서 2사무엘 12,1-7ㄷ.10-17
복음 마르코 4,35-41

신학교에 들어가기 전, 저는 거의 책을 읽지 않았었습니다. 책에 취미도 없었고, 이상하게도 책만 읽으면 졸음이 왔거든요. 그리고 학교 공부는 굳이 일반 책을 읽지 않아도 상관이 없었습니다. 시험에 나오지 않는 내용의 책을 읽기 보다는, 교과서와 참고서를 적절하게 보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더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책을 멀리하게 되었고, 점점 제 머릿속에는 ‘나는 책을 좋아하지 않아. 나는 책을 읽을 수 없어.’라는 생각이 늘 존재했었습니다.

이러했던 제가 지금은 책 없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책을 읽고 있습니다. 어떤 책이든 상관없이 시간이 생기면 늘 책을 펼쳐서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읽다보니 저도 모르게 문장력도 늘었고, 지금 현재 7권의 책까지 출판하는 영광까지 얻게 된 것 같습니다.

만약 책을 멀리했었던 20년 동안의 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계속해서 ‘나는 안 돼.’라는 생각으로만 살았다면, 아마 지금의 제 모습은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스스로를 한계 짓는 모습에서 과감하게 탈출할 수 있는 용기가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고집에서 벗어나 미칠 정도로 노력한다면 내 앞에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쓸데없는 것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잘못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러한 말을 남겼지요.

“주어진 운명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 이전에 자신의 그릇된 욕망을 다스리는 데 주력하라.”

자신의 그릇된 욕망을 다스리는 데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주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것, 이것이 올바른 믿음인 것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돌풍이 일어 물이 배 안에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아주 위험한 상황인 것이지요. 어부 출신인 제자들은 이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너무나 피곤하셨는지 이렇게 급박한 상황에서도 잠에 빠져 일어나지를 못합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말하지요.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이에 곧바로 예수님은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라고 말씀하시어, 바람을 멈추시고 호수를 고요하게 만드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라고 이야기하시지요.

예수님이 없어도 어부 출신이 많은 제자들은 이 상황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이제까지 보여준 예수님의 놀라운 행적을 보았을 때, 굳이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노력하고 부족한 부분은 주님께서 채워주실 것이라는 믿음만 있으면 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선택한 것은 주님께 대한 불평불만으로 지금의 상황을 포기하는 것이지요.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고 우리에게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 나의 믿음은 어떤가요?

 

성공은 멋진 일이다. 하지만 꼭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성장해 간다는 것은 더욱 멋진 일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가짜 다비드상.



가짜? 진짜?
 

몇 년 전 이태리 피렌체에 가서 유명한 조각품을 보게 되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었지요. 미술시간에만 보던 작품을 바로 코앞에서 볼 수 있다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그 앞에서 얼마나 많은 사진을 찍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남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지요.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을 보았다고요. 그런데 누가 그러더군요. 피렌체의 미켈란젤로 광장에 있는 다비드 상은 가짜라고 말입니다.

하긴 그렇게 유명한 작품이(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 텐데) 광장에 비바람을 온전히 맞도록 그냥 세워놨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힘들었지요. 그리고 가짜라는 말에 괜히 그 앞에서 폼 잡았다는 부끄러움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문득 진짜와 가짜의 차이가 무엇일까 싶었습니다. 사실 진짜라는 생각을 가졌을 때에는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러나 가짜라는 말을 들은 뒤로는 그 앞에서 품 잡은 것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갖다니요. 어쩌면 가짜라는 이 작품 역시 한 천년쯤 지나면 하나의 명품이 되어 사람들이 진짜 소리를 내지 않을까요?

진짜와 가짜. 그 구분 자체가 어쩌면 의미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을 세상의 가치 기준으로 따지는 사람들의 쓸데없는 구분은 아닐까요? 그저 보고 만족하고 기뻐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진짜 아닐까요?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