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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29일 야곱의 우물-마르1,21ㄴ-28/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29 조회수394 추천수2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카파르나움 마을에서] 21예수님께서는 곧바로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 22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께서 율법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23마침 그 회당에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소리를 지르며 24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25예수님께서 그에게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꾸짖으시니, 26더러운 영은 그 사람에게 경련을 일으켜 놓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나갔다. 27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놀라,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 하며 서로 물어보았다. 28그리하여 그분의 소문이 곧바로 갈릴래아 주변 모든 지방에 두루 퍼져나갔다.
 
 
 
 
시작기도
오소서 성령님, 예수님의 권위 있는 가르침에 따라 우리를 ‘하느님의 성전’으로 만드소서.

세밀한 독서(Lectio)
예수님께서 첫 제자들을 부르시고(마르 1,14­20 참조) 처음으로 하신 일은 카파르나움 회당에 가시어 사람들을 가르치고 더러운 영을 쫓아내신 것(1,21­28 참조)입니다. 그것을 통해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로서 권위를 지닌 분임을 보여주십니다.


먼저 예수님의 권위는 그분의 ‘가르침’ 안에서 드러납니다. 회당에 모인 사람들은 그분이 권위를 가지고 가르쳤기 때문에 “몹시 놀랐다”(22절)고 전합니다. 가르침의 내용은 나오지 않지만 그분은 율법학자들이 늘 하는 것처럼 그들의 전통을 끌어다 대며 가르치지 않으시고(마태 7,29) 그분 자신의 권위, 곧 하느님 아들의 권위를 가지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인간들이 말하는 것에 의지하는 율법학자와 비교되는 예수님의 이런 가르침의 권위는 옛 율법을 새롭게 해석하시는 산상설교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납니다.(마태 5­7장 참조) 그분은 외적인 율법 준수만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까지 변화시키는 새로운 율법을 제시하시면서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5,22.28.32.34.39.44)를 되풀이하시면서 당신이 새로운 모세이심을 보여주십니다.
나아가 사람들은 ‘더러운 영’을 몰아낸 그분의 행위를 보고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마르 1,27)이라고 놀랍니다.

구약에서 악령을 ‘더러운 영’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즈카 13,2 참조) 옛날 사람들은 이 더러운 영들이 무덤이나 동굴 등 외딴 장소에 몰려 산다고 생각했는데(이사 13,21; 34,14 참조) 악령들은 인간 안에 머물러 살면서(마태 8,29 참조) 그 사람을 지배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본문에서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마르 1,23)은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24절)라고 예수님께 소리지릅니다. 이 말은 ‘우리한테서 바라는 것이 무엇입니까?’라고도 풀이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더러운 영이 예수님을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24절)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가 사탄의 세력에 속하는 자신들의 권능을 끝장내고 하느님의 거룩한 세계로 사람들을 데려가는 것이 예수님의 사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사명을 몰라보지만 악령들은 그것을 잘 압니다. 진한 어둠은 환한 빛을, 가장 더러운 것은 가장 거룩한 것을 쉽게 알아보고 정체가 드러날까 봐 애써 피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권위 있는 말씀으로 이 외침을 무력하게 하십니다.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25절) 이 말씀은 사탄의 공격을 암시하는 호수의 풍랑으로 배가 흔들리고 그 안에 있던 제자들의 신앙도 흔들리자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떠올리게 합니다.(4,35­41 참조)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4,39)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님은 하느님처럼 “바다의 노호를, 그 파도의 노호를, 민족들의 소요를 가라앉히시는 분”,(시편 65,8) 하느님에게 속한 권위를 지니신 분입니다.


카파르나움 사람들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위에 놀랍니다. 그러나 그들의 놀라움은 회개와 믿음으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권위가 하느님한테서 온다는 것을 믿지 못했고, 그분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불행히도 가장 먼저 예수님한테서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해 듣는 특권을 받았던 카파르나움 사람들은 예수님이 가장 많은 기적을 일으켰지만 회개하지 않아 나중에 예수님한테서 호된 비난을 받는 고을 가운데 하나가 됩니다.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너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소돔에서 일어났더라면, 그 고을은 오늘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마태 11,23)


예수님의 첫 선교활동을 전하는 오늘 복음 말씀은 마르코복음서 전체의 주제를 요약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요, 그리스도’이신 분, 하느님의 진정한 권위를 지니신 분에 대한 진정한 믿음은 어떤 기적을 통해서가 아니라 ‘십자가’의 어두움과 고통을 받아들이며 걸어갈 때 비로소 탄생한다는 것입니다. 기적도 가르침도 못 들었던 로마인 백인대장은 십자가 위에서 하느님께 자신을 맡기며 숨을 거두시는 것을 보고 신앙을 고백합니다.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마르 15,39)



묵상(Meditatio)

주님, 당신은 권위 있는 가르침으로 오늘도 저에게 하느님 아들이 지닌 장엄한 권위를 드러내십니다. 저의 몸은 저에게 속한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이천 년 전에 그랬듯이 오늘도 날마다 이 성전 안에서 말씀의 칼로 저를 가르치시어 내면을 더럽히고 있는 강도들, 더러운 영들인 우상숭배와 거짓 예언자들의 속삭임을 몰아내소서. 거룩한 성전, 아버지께 기도하는 성전이 되게 하소서.

기도(Oratio)
주님은 위대하신 하느님, 모든 신들 위에 위대하신 임금님, 땅 깊은 곳들도 그분 손안에 있고 산봉우리들도 그분 것이네.(시편 95,3­4)

 

임숙희(영성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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