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30 연중 제4주간 월요일

사무 하15,13-14.30;16,5-13ㄱ 마르5,1-20

구원의 길

단절고립의 소외가 왕따가 바로 지옥입니다.

이런 경우를 조장하는 것이 바로 악마적인 것입니다.

마귀 들린 이들이 상징하는바 이런 극단의 고립을 의미합니다.

예수님 시대만이 아니라 오늘날 역시 마귀 들린 이들은 즐비합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참 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길다 싶지만 모두 나눕니다.

예전 초등학교 시절의 가을운동회입니다.

그날은 완전히 면민의 축제날이었고 만국기 펄럭이는 가을 하늘에

운동장에 석회로 선명히 표시 된 흰 선들 등

아이들 모두가 가슴 설레는 날이었습니다.

운동회의 클라이맥스는 끝 무렵의 청군과 백군의 기둥 넘어뜨리기,

줄다리기, 기마전일 것입니다.

이 놀이는 그 누구도 소외되는 일 없이 모두가 참여하여

사람마다 내재한 공격성과 잔인성의 에너지를,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혼연일체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이 외에도 모두가 참여한 놀이들은 참 많았으며

하여 왕따 현상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바로 오늘 날 교육의 맹점이 여기 있음을 봅니다.

극심한 경쟁 풍토 속에 놀이는 사라지면서 공동체 의식도 약화되었고

여기서 파생되는 왕따 현상입니다.

우리 분도수도공동체는 매일 청군과 백군 대신 양 코러스로 나뉘어

거룩한 놀이 공동전례를 통해 내적 부정적 에너지를 승화시키고

공동체 의식을 새로이 하면서 아무도 왕따 됨이 없는

혼연일체의 공동체를 이루어갑니다.

몇 날 동안 받은 세통의 전화와 만남도 잊지 못합니다.

새삼 가족이 얼마나 하나로 깊이 연결되어있는 실재인지 깨달았습니다.

재수한 손자가

신학교에 합격한 소식을 전하는 할머니의 기쁨에 넘친 음성입니다.

아이의 합격으로 온 식구가 환한 기쁨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또 한 경우는 아들이 힘든 석사학위를 받아 기쁨을 누리는 모습입니다.

온 가족이 구원 받은 듯 희망과 빛에 넘친 모습이었습니다.

이어 4년 만에 1,2,3차의 시험 끝에

순위고사에 합격했다는 자식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자매님의 모습입니다.

역시 자식의 합격으로

온 가족이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난 것 같다는 고백이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하나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가족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이런 좋은 경우가 아닌 가족 중 병이나 사고, 자살 등

불행한 일을 겪었을 경우 그 가족의 상실감이나 상처는 얼마나 크겠는지요.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닌 공동체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들임을 통감합니다.

우리 또한 잘 들여다보면 혼자가 아닌 사방으로 보이지 않게

친지들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을 것입니다.

또 잊혀 지지 않는 일화가 있습니다.

수도영성의 대가이자 분도규칙서 연구의 일인자인

아달베르 드 보궤 신부의 충격적인 죽음입니다.

거의 40년을 수도공동체 내에서 은수자로 살면서 하루 한 끼씩 먹으며

기도와 노동, 학문 연구에 정진했던 전형적인 수도승이었습니다.

분도계간지 겨울 호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2011.10.31 숲속에 산책 하러 나갔는데 그날 돌아오지 않았다.

형제들이 8일간 그를 찾다가 수도원 인근 강변에서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와 오버랩 되어 생각 난,

그의 인생 말년 아시아 여행 중 방콕에서 불의의 감전사로

54세에 세상을 떠난 20세기 수도영성의 대가인 토마스 머튼의 죽음입니다.

토마스 머튼 역시 5년여의 은수생활 끝에

어렵사리 장상의 허락을 얻어낸 아시아 여행이었습니다.

은수생활 중

혹시 공동체와 단절고립 된 삶은 아니었겠나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물론 하느님만이 아시는 일이고

무엇보다 하느님과 깊은 통교와 일치의 삶을 사셨던 영성대가들이기에

더 이상의 상상은 멈춰야 할 것입니다.

이런 예들을 바탕으로 할 때 오늘 말씀의 이해도 분명해집니다.

1독서의 다윗과 복음의 더러운 영이 들린 이의 처지가 흡사합니다.

고립무원, 단절고립의 처지 바로 이게 지옥입니다.

다윗의 경우, 자업자득이지만 하느님의 응징이 철저합니다.

다윗에게는 하나의 보속 기간이자 정화과정이기도 합니다.

‘다윗은 올리브 고개를 오르며 울었다.

그는 머리를 가리고 맨발로 걸었다.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제 머리를 가리고 울었다.’

철저히 부서지고 낮춰진 다윗입니다.

설상가상 사울 집안의 친척 가운데 한 사람인 시므이의 저주가 뒤 따르지만

이에 대한 다윗의 응답에서 정화되어 겸손해진 그의 모습을 봅니다.

“주님께서 다웟을 저주하라고 하시어 저자가 저주하는 것이라면,

어느 누가 ‘어찌하여 네가 그런 짓을 하느냐?’ 하고 말 할 수 있겠소.

…주님께서 그에게 명령하신 것이라면 저주하게 내벼려 두시오.

행여 주님께서 나의 불행을 보시고,

오늘 내리시는 저주를 선으로 갚아 주실지 누가 알겠소?”

지옥 같은 상황에서도 하느님 믿음의 끈을 꼭 잡고 있는 다윗입니다.

바로 하느님이 그의 구원의 길이 되고 있음을 봅니다.

사방이 불통으로 단절된 가운데

하느님과 소통의 길은 활짝 열어 놓고 있는 다윗입니다.

오늘 복음의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은 그대로 공동체에서 단절 격리된 불통의
고립된 사람을 상징합니다.


누구나 단절고립 될 때의 가능성입니다.

‘이미 여러 번 족쇄와 쇠사슬로 묶어 두었으나,

그는 쇠사슬도 끊고 족쇄도 부수어 버려 아무도 그를 휘어잡을 수가 없었다.

그는 밤낮으로 무덤과 산에서 소리를 지르고 돌로 제 몸을 치곤하였다.’

정말 절망적인 상황이요 이게 지옥이요 이러다 자살일 것입니다.

바로 이런 모습 그대로가 온 몸으로의 기도요 마침내 주님을 만납니다.

“더러운 영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은 주님과의 만남으로 단절고립의 상황에서 구원되어

가정공동체로 원대 복귀하여 복음 선포자로 돌변합니다.

단절고립의 상황에서 초래되는 온갖 정신질환입니다.

단절고립이 바로 지옥이요 더러운 영이 들린 상태입니다.

유비무환, 더러운 영이 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원활한 소통으로

위로 하느님과 또 옆으로 형제들과 하나로 연결되어 사는 것입니다.

주님은 매일 미사 은총으로 우리 안의 더러운 영을 몰아내시고

당신 안에서 온전히 소통되어 하나로 연결된 공동체를 이루어 주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