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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묵주기도 중, 실감나게 죽음을 체험하다
작성자김은정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31 조회수3,985 추천수6 반대(0) 신고
아주 오래전 기억의 한 조각을...나눕니다.

남편과 시골길을 차로 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묵주기도를 하겠다고 말하고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내리두세시간을 가야했으므로 한숨자라고 남편이 말했어요.

그래서 묵주기도를 시작했어요.

기도중에,
갑자기 뭔가가 확 부딪치는것이 느껴졌습니다.
직감적으로 사고구나! 했어요.
마음 깊은 곳에서 이대로 죽는구나....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순간
집에 두고온 두아이가 생각이 나면서,
난 죽을수 없어요!!!!!
성모님, 저 어떻해요?
눈물이 앞을 가리고, 숨이 안쉬어졌습니다.
숨이 멎을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마음한쪽에서 빗살처럼 생각이 들어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니다, 내가 가서 성모님께 우리애들 돌봐달라고 졸라야지.
지금 내가 할수 있는것은 하느님께 가서 졸라야지....하고요.

그러니간 마음이 진정이 되면서 숨이 쉬어졌습니다.
다음 순간
마치 어떤 막을 통과하는것처럼 제가 휘익 움직이는것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분명히 어딘가로 이동한것 같은데,
어딘지 알수가 없고,
하얀빛,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빛으로 둘러싸인 어떤 공간이었습니다.

제 눈에는 너무 밝아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이 부신 하얀 빛 가운데서 웅장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네가 마음을 다해서 사랑했느냐?" 하고 저에게 물었습니다.
(이 말씀이 제 귀로 들리는 건지, 마음으로 들리는건지도 지금은 잘기억이 안납니다.)

그러더니 제 가슴 안쪽이 tv 같은 모니터가 되어서 켜지더니 제 눈에 보였습니다.
(이거, 자기가 자기가슴의 모니터를 볼수가 없지요.
그런데 제가 보고 있는것처럼 보여지고 느껴집니다.)

그 모니터안에서 사람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모습이 비춰질때마다, 저는 마음이 우쭐해지고 있었습니다.
생생이 제가 만났던 사람들,
제가 마음을 다해 살았던 일들이  보여졌습니다.

"주님, 보십시오!
주님께서 제게 주어진 사람들에게 제가 할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것을
아십니다. "

그렇게 사람들이 화면석에서 다 지나가고 나니,
제 마음이 얼마나 벅찬지.

그런데 
맨 마지막에 제 아이들의 얼굴이 보여졌습니다.
그 순간,
제 가슴 깊이 출렁거리는 것을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사랑받지 못해서 꾀죄죄하게 보이는 얼굴들...
다시 가슴이 저미는것같은 아픔이 살아납니다.
그 순간, 제가 돌아가서 꼭 해야할것만같다고 생각이 되어졌습니다.

아, 저, 다시가야해요!

"주님, 저는 당신의 일에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느라고 제 아이들에게는 제 할일을 못했습니다.
지금보고 계시잖아요!
저에게 아이들을 위해서,
사랑할 시간을 다시한번주세요!!!! 엉엉엉....."

저는 진짜로 목놓아 울었습니다.
저 가야해요! 하고.

그런데 세차게 누군가 저를 흔듭니다.
"아니, 기도하다말고 웬 눈물을 그렇게 흘리고 있어?!"

남편이 저를 깨운것입니다!!!!

"아, 나 죽은게 아니네?!
엉엉!!!
나 좀전에 기도하다가 너무 실감나게 죽었었어!!!!"

"참, 내.. 기도하다가 죽어?!"  남편이 궁시렁...

마음을 추스리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기도중에 있었던일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는 주님께서 저에게 다시한번 기회를 주신거라고 믿었습니다.
제가 제 아이들을 사랑할 시간을요.

사실 그동안 직장에,
성당 사람들 모임에
기도회에,
누가 어려우면 쫒아다니느라 아이들이 언제나 뒷전이었습니다.

그때서야, 생각해보니
하느님의 심판은 정말로
제게 오는 사람들을 마음을 다해 사랑한것인지, 아닌지 싶습니다.

그중에는 당연히 가족이 있겠지요.

늘 대의 명분에 가족을 희생시키는
제 삶의 방식도 고치라는 것이었겠지요.

이제는 그게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아이들은 자라서
다들 자신들의 광야로 갈 준비를 합니다.
제가 정말로 마음을 다해 살았는지 여쭤보아야할거 같습니다.

지금은 주님께서
저를 부르시면 감사히 부르시는대로 이대로 갈수 있을거 같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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