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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3일 연중 제4주간 금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03 조회수781 추천수1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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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일 연중 제4주간 금요일-마르코 6장 14-29절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은총입니다>

 

 

    요즘 와서 자주 드는 생각 한 가지가 있습니다. 비록 보잘 것 없어 보이고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내 삶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수용을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이 비록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할지라도 우리 인생을 지속적으로 긍정화시키고 능동적으로 수용할 때 삶은 지금보다 훨씬 의미와 가치를 지니게 돌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매사가 술술 잘 풀릴 때, 우리네 삶이 일취월장할 때, 그야말로 만사형통할 때 우리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쁨, 성공, 보람, 행복과도 같은 긍정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이별과 슬픔, 실패와 좌절, 고통과 십자가 결국 죽음까지도 긍정적으로 수용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지속적으로 Yes라고 대답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면에서 세례자 요한의 삶과 죽음은 우리에게 정말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복음서에 나타난 세례자 요한의 행적들을 따라가 봤을 때 그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수많은 제자들이 그를 따랐으며 자신이 시작한 전 국민적 세례 갱신 운동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는 구약시대 마지막 대예언자로서 모든 사람들로부터 추앙과 흠모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의 인생은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입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상승곡선과 성공에 뒤이어 따라온 급격한 쇠락과 어처구니없는 죽음 앞에서도 끝까지 당당했습니다. 정의감과 거룩함으로 충만했던 세례자 요한이었기에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당당하게 할 말을 했습니다. 그 결과가 세례자 요한의 영광스런 순교인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처럼 자신의 삶에 대해 지속적으로 Yes라고 응답하는 것은 소극적, 수동적인 된다거나 불의와 거짓 앞에서 침묵을 지키는 일이 절대로 아닙니다.

 

    그와는 반대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 비록 오늘 내게 힘겨운 일이 될지라도, 그분은 늘 악에서 선을 이끌어내시는 분, 우리 인생의 부정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인 것들을 끌어내실 수 있는 분이라는 진리를 굳게 믿는 일이며 내 인생이 어찌됐든 그분의 선택을 따르는 일입니다. 그분의 선택이 심각한 고통이나 질병, 무거운 십자가나 수용하기 정말 힘든 죽음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수녀는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 자신의 짧은 생애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모든 것이 은총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한 평생 어항 속 금붕어처럼 살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때로 폭풍 속으로, 세찬 파도 속으로, 거친 맞바람 앞에 우리를 세우십니다.

 

    우리가 잘 되기만을 바라시는 좋으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달콤함만을 선물로 주시지 않습니다. 우리가 좀 더 성장하도록, 한 걸음 더 크게 나아가도록, 더 쇄신되어 하느님 가까이 나아가도록 고통과 십자가, 때로 죽음까지 허락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이 하루 우리의 일상 앞에는 또 다시 많은 것들이 놓여 지겠지요. 좋은 것, 감동적인 것, 마음에 드는 것,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

 

    그러나 반대로 원치 않은 실패, 참혹한 고통, 견디기 힘든 무거운 십자가도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우리에게 다가오는 은총임을 깨닫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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