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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5일 연중 제5주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05 조회수693 추천수9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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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일 연중 제5주일-마르코 1장 29-39절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 곳으로 나가시어 그것에서 기도하셨다.”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날까지>

 

 

    오늘 복음에서는 활발하게 사목활동을 펼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회당에서 나오신 예수님께서는 시몬 베드로의 장모의 열병을 치유시켜주심을 필두로 갖은 불치병 환자들, 마귀 들린 사람들을 고쳐주기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 머무시던 시몬 베드로의 집 앞은 치유 받고자 하는 수많은 환자들과 가족들로 장사진을 이루었습니다. 자신들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기적 앞에 탄복하는 사람들, 예수님을 찬양하는 사람들, 예수님으로부터 치유를 받고 그 오랜 고통의 세월을 마감하며 이게 꿈이냐 생시냐 하며 기뻐 뛰는 사람들...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활발히 사목활동을 펼치시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그토록 오래 기다려왔던 하느님의 구원을 자신들의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치유활동을 옆에서 지켜보며 도와드리던 제자들까지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며 정말이지 은총 충만한 구원의 순간이었습니다.

 

    이윽고 기나긴 하루가 끝났습니다. 하루 온 종일 수많은 환자들을 치유하시고 마귀들을 쫒아내느라 예수님께서는 보람이나 성취감도 컸겠지만 계속되는 과로에 기진맥진하셨을 것입니다.

 

    그런 순간 저희 같으면 “어이, 오늘 우리 다들 정말 고생 많았는데, 한 잔 하지.”라고 하며 거나하게 한잔 했을 것입니다. 아니면 맛있는 것 먹으면서 삼삼오오 모여앉아 고스톱이라도 치며 여흥을 즐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보십시오. 그렇게 열심히 사목활동을 펼치셔서 온 몸이 파김치처럼 되셨지만 잠깐 눈을 붙이신 다음 꼭두새벽에 일어나셔서 어딜 가십니다. ‘외딴 곳’으로 가셔서 홀로 기도하십니다.

 

    보십시오. 예수님께서는 강약조절을 잘 하셨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목활동을 하셨지만, 일 중독증에 빠지지 않으셨습니다. 당신께서 하시는 펼치시는 사목활동이 진정 아버지를 위한 일이 되기를 바라시면서 사목활동을 뒷받침하는 기도에 절대로 소홀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의 모습 안에서 우리는 ‘활동하는 관상가’의 모범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정말 필요한 모습입니다. 우리 인간들은 대체로 두 가지를 조화시키는 데 부족합니다. 한 쪽에 몰두하다보면 다른 쪽을 소홀히 하게 됩니다.

 

    매일의 삶 안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일과 기도의 조화, 활동과 관상의 조화, 일의 기도화를 염두에 두며 살아가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자신에게 허락하신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계셨습니다.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지천으로 널려있고, 당신의 손은 두 개뿐이고, 예수님 입장에서 다급한 마음도 드셨을 것입니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예수님께서는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최선을 다해서 복음 선포에 전념하십니다.

 

    오늘 우리도 사실 사정은 예수님과 비슷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락하실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 시간이 너무 길어 지루해할 정도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짧을 수도 있습니다.

 

    매해 첫날 올 한해가 하느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마지막 해라고 여기면서, 매일 아침 오늘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마지막 날이라고 여기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갈 일입니다. 매일 매 순간 충만한 하느님 구원을 맛보며 그 구원의 혜택이 이웃들에게도 돌아갈 수 있도록 매진해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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