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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6일 월요일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06 조회수601 추천수13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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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 월요일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마르코 6장 53-56절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호수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이르러 배를 대었다.”

 

<내가 가야하는 곳>

 

 

    언젠가 성지순례 그곳에 도착했을 때의 일이 기억납니다. 꽤 오랜 시간 버스로 별로 볼 것도 없는 황폐한 사막을 지날 때는 꽤나 답답했습니다. 그러나 멀리 갈릴래아 호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가슴이 뻥 뚫리면서 마음까지 마구 설레었습니다.

 

    역시 어디 가나 물이 있어야 되는가 봅니다. 갈릴래아 호수 주변은 빼어난 자연경관과 더불어 온난한 기후, 비옥한 토질로 인해 이스라엘의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은 배를 타고 갈릴래아 호수를 가로지른 다음 호수의 북서쪽에 위치한 겐네사렛 땅에 도착합니다.

 

    겐네사렛에는 현재 이스라엘의 그 유명한 기브츠 협동농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만큼 겐네사렛의 입지조건이 좋았던 것입니다. 겐네사렛은 작은 평야로 이루어졌는데, 길이가 5Km 폭 1.5Km로 다른 지역 사람들로부터 낙원이라 불릴 정도로 살기가 좋은 지역입니다. 지금도 겐네사렛은 오렌지, 레몬, 포도의 생산지로 유명합니다.

 

    겐네사렛을 중심으로 약간 북쪽으로 올라가면 코라진이 자리 고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가파르나움, 베사이다라는 촌락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지역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다른 지역에 비해 살기가 좋다보니 인구밀도가 높았습니다. 사람들의 왕래도 잦았고, 상거래도 활발했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요롭고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이 있듯이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많았습니다. 갈릴래아 호수를 끼고 있었기에 외적으로는 아름다워 보이고 평화로워보였으며 다들 행복하게 살아가는 듯이 보였지만 내적으로는 하느님과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부유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는가 하면 극도의 가난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하느님 무서운 줄 모르고 돈을 최고로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갔습니다. 도덕이 땅에 떨어지고 부정부패와 착취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가난하고 버림받은 사람들, 삶의 막장까지 내몰린 사람들, 엄청난 죄인들이 유난히 많이 살던 지역이 바로 이곳이었습니다.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께서는 다른 지역이 아니라 바로 이 지역, 죄인들의 앞마당에서 당신의 구원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예수님의 사명을 이어갈 우리가 가야할 곳도 분명해집니다. 내 마음에 꼭 드는 사람들만 모여 있는 곳,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는 곳, 아무런 문제가 없는 곳, 거기 가면 마음이 평화로운 곳, 깨끗하고 덕스런 사람들이 모인 곳도 중요하지만, 더 우선적 선택을 해야 할 곳이 있습니다.

 

    죄인들이 모인 곳, 가면 스트레스 왕창 받게 되는 곳, 거센 폭풍이 부는 곳, 높은 풍랑이 계속 되는 곳, 내 속을 뒤집게 만드는 곳 바로 깊은 곳, 그곳입니다.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인 글로 유명한 작가 마크 트웨인이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떠났습니다. 그는 드디어 그렇게 한번 건너보기를 간절히 염원했던 겐네사렛 호수에 도착했습니다.

 

    호숫가에는 여러 척의 배가 정박되어 있었는데, 당시 선주들은 아랍인들이었습니다. 마크 트웨인이 승선티켓을 끊기 위해 선주에게 요금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한 사람당 10달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마크 트웨인이 깜짝 놀라 눈까지 휘둥그레 뜨면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와, 정말 비싸네요. 예수님께서 왜 물위를 걸어가셨는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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