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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09 조회수1,122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2월 9일 연중 제5주간 목요일




“Lord, even the dogs under the table
eat the children’s scraps.”
Then he said to her,
“For saying this,you may go.
The demon has gone out of your daughter.”
(Mk.7,28-29)



제1독서 열왕기 상 11,4-13
복음 마르코 7,24-30

저는 지난 월요일부터 인천 대신학교에서 사제 연피정을 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이곳에서 주님과 함께하는 이 자리가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아마 새벽님들이 많이 기도해주셔서 이러한 행복을 체험하며 기쁘게 피정에 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피정을 마치는 금요일까지 이러한 행복 체험 많이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피정을 위해 신학교로 들어오는 월요일, 저는 신학교 교수 신부님과 함께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수 신부님께서는 이번에 새롭게 뚫린 길이라면서 신학교로 가는 새 길을 가르쳐주시더군요. 이정표도 없는 아주 낯선 길이었지만, 이 길은 다른 길보다 훨씬 빠르며 또 넓고 편한 길이었습니다. 문득 이러한 생각을 해 봅니다.

만약 교수 신부님께서 이 길을 안내해주시지 않았으면, 과연 이 길로 갈 수 있을까요? 분명히 이 길이 아닌, 예전에 항상 다니던 길을 통해서만 신학교에 갔을 것입니다.

목적지에 잘 도달하기 위해서는 나를 이끌어 주는 사람이나 거리의 이정표, 차 안의 내비게이션, 지도 등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이 안내를 잘 따르는 나의 선택입니다. 아무리 좋은 안내라 할지라도 내가 선택하지 않는다면 엉뚱한 곳으로 갈 확률이 그만큼 높아질 테니까요.

‘하늘나라’라는 우리의 최종 목적지까지 잘 갈 수 있도록 나를 이끌어주는 많은 안내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 안내를 얼마나 잘 따르고 있을까요? 나의 쓸데없는 고집과 욕심으로 인해서 이러한 안내보다는 내 뜻을 앞세워서 하늘나라에만 가겠다고 우기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후회 없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편하지 않고 어렵고 힘들더라도, 올바른 것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편하고 쉬운 길만 선택하려 하기 때문에, 결국 후회 가득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인 이교도 부인과 예수님의 만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는 예수님께 더러운 영이 들린 자기 딸을 고쳐 달라고 청하지요.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제까지 보여주셨던 사랑의 모습과 달리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이 순간 보통 사람이라면 자신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고 화를 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선택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여인은 딸을 위해 스스로 강아지라고 칭하면서, 보통 사람의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자존심까지도 모두 내려놓는 아주 어려운 선택을 합니다.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이러한 믿음의 선택이 그녀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을까요? 지금 이 순간 정말로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있는지요?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앙드레 말로).


신학교 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이정표



아직 늦지 않은 선택
 

어느 잡지에서 읽은 글입니다.

장한나는 열두 살에 세계 첼로 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김연아는 열일곱 살에 세계를 제패합니다.

루치아노 베테통은 스무 살에 세계적인 회사 베네통을 만들었습니다.

이승엽은 스물일곱 살에 세계 최연소로 300호 홈런을 달성합니다.

그리고 잡지는 이런 사람들도 소개합니다.

소설가 박완서는 마흔 살에 현상 공모에 당선하고 늦은 나이에 문단에 데뷔했지만 주옥같은 소설을 썼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코미디언 이주일은 마흔한 살에 방송에 첫 출연하고 인생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예순두 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어 배우기를 마치고 또 다른 언어 배우기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시작하고 있으며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요? 정말로 너무 늦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까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 선택하면 되니까요.

지금이 가장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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