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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11 조회수844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2월 11일 연중 제5주간 토요일




My heart is moved with pity for the crowd,
because they have been with me
now for three days
and have nothing to eat.
(mk.8,2)





제1독서 열왕기 상 12,26-32; 13,33-34
복음 마르코 8,1-10


한 10년 전이었을 것입니다. 어느 집을 방문했다가 아파트 베란다에 놓인 많은 화분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난을 비롯해서 많은 꽃과 나무들은 답답할 수도 있는 집을 아름다운 실내 정원으로 만들어 놓았고, 또한 이 집안의 공기를 상쾌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이 집처럼 꽃과 나무를 방에 키워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곧바로 화원에 가서 꽃나무를 구입해 방의 한구석을 채웠습니다.

그냥 보기만 할 때에는 단순히 예쁘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규칙적으로 물을 주면서 보살피다니 정이 생기더군요. 잎 모양이 조금만 달라져도 염려가 되고, 꽃이 피면 기쁜 마음이 가득한 것입니다. 이렇게 화초에 대한 애정이 새록새록 솟아났습니다.

화초를 키우면서 제가 느낀 한 가지가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단순히 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지요. 화초를 가꾸어나가면서 화초에 대한 사랑이 생겨나는 것처럼,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도 그들에게 받으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야 하고 또한 윗자리에 올라가려 하기보다는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삶을 살아야 진정한 사랑 안에서 기쁨과 행복을 체험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만약 내가 시간 날 때만을 이용해서 화초를 가꾼다면 어떨까요? 즉, 내가 한가할 때에만 물을 주고, 나에게 시간이 많이 허용될 때에만 햇빛을 볼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요? 그래서 그 시간이 일 년에 몇 차례 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자신이 이 화초를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화초가 원하는 물과 햇빛을 적당히 제공하지 않는다면 사랑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내가 아닌 남이 기준이 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원칙을 항상 지키셨습니다.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것은 물론이고, 사람들의 큰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상태에서도 섬김을 받기보다 섬기는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셨습니다. 또한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당신을 따르는 군중들의 아픔을 먼저 보시고 “저 군중이 가엾구나.”라고 말씀하시지요. 그리고 그들을 위해 빵 일곱 개와 작은 물고기 몇 마리로 사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십니다.

이 사랑이 놀라운 기적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나를 위한 사랑이 아닌 남을 위한 사랑을 통해 놀라운 기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나를 위한 사랑만을 일순위에 두고 있기 때문에 기적이 없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예수님의 제1원칙인 ‘사랑’을 우리의 제1원칙으로 지금 당장 세워야 할 때입니다.

 

화가 났을 때 말하라. 그러면 평생 최고로 후회하는 연설을 하게 될 것이다.(앨브로즈 비어스)


저의 부모님의 결혼 60주년. 회혼식이었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겸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하고 하지만, 벼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인간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실제로 겸손을 간직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내가 저 사람보다 더 낫다는 생각, 또한 남보다 윗자리에 올라가려고 하는 욕심들이 내 자신을 겸손과 먼 사람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진정한 사랑을 받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가요? 남들보다 더 윗자리에 오르려는 욕심으로 가득 찬 사람일까요?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남들보다 탁월한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겸손을 잃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받고자 합니다. 그런데 진정으로 사랑받고자 한다면, 내 자신을 더욱 더 낮추는 겸손을 갖출 때 저절로 남들의 사랑도 받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올해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는 날이지요.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은 왜 생길까요? 선거철만 되면 “저는 국민의 종입니다.”를 입에 달고 다니며 그렇게 겸손해 보이는 사람이 당선된 뒤에는, 180도 바뀌어서 국민의 주인처럼 사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모습들을 너무나도 많이 보여주었기에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진정한 겸손. 이것만이 진정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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