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엔트로피 법칙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11 조회수557 추천수9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연중 제6주일 -
엔트로피 법칙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우리가 믿고 있는 많은 과학 이론은 불완전한 부분이 있고 예외의 경우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뉴턴의 물리학은 절대적으로 믿어져왔으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초라해 졌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역시 빛보다 빠른 물질이 존재한다는 새로운 발견으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론이 주창된 이후에 예외가 성립하지 않는 법칙이 있는데 바로 ‘엔트로피(entropy)’법칙입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에너지나 질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에너지가 소진되고 질서가 파괴되는데 그렇게 에너지가 소진되며 발생하는 것이 바로 엔트로피입니다. 자동차의 기름이 타고 배출되는 배기가스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세상은 점점 엔트로피로 가득차가고 있다는 이론입니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으로서, 우주의 에너지가 한 형식에서 다른 형식으로 그 형태가 변화될 수는 있지만 에너지 자체는 일정하여 새로이 창조되거나 소멸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수력 발전을 할 때 물이 위치 에너지를 잃게 되지만 전기 에너지로 바뀌었기 때문에 그 에너지 자체는 항상 보존된다는 이론입니다.

이 때 자연 현상의 변화는 언제나 우주의 질서 있는 상태에서 무질서, 즉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만 진행합니다. 이것이 열역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 법칙입니다. 그냥 질서의 개념으로만 놓고 본다면 스마트 폰이 사막에 떨어져 있으면 더 복잡한 기계로 변화되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그 질서가 흐트러져 무질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무질서가 끊임없이 더 증가하는 것이 엔트로피 법칙입니다. 만약 온 우주에 존재하는 에너지가 다 소멸되어 엔트로피가 극대화 되면 우주는 끝나고 마는 것입니다.

사실 진화론이란 것은 이 엔트로피 법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이론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복잡하게 진화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 아닌 것입니다. 어떤 에너지가 개입되지 않으면 점점 복잡한 구조로의 진화는 일어날 수 없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젊어지고 더 완벽해 진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질세계에서 시간은 질서를 허물어뜨릴 뿐입니다.

 

이 엔트로피의 법칙이 성경에도 등장합니다. 예레미야서 13장을 보면 주님께서 예레미야에게 아마포 띠를 사서 허리에 두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 띠를 강 근처 바위 틈새에 숨겨두라고 합니다. 며칠 뒤에 다시 가져오라 해서 갔더니 그 띠가 썩어서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엔트로피 법칙입니다.

그 때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도 유다의 교만과 예루살렘의 큰 교만을 그처럼 썩혀 버리겠다. 이 사악한 백성이 내 말을 듣기를 마다하고, 제 고집스러운 마음에 따라 다른 신들을 쫓아다니며 그것들을 섬기고 예배하였으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 띠처럼 되고 말 것이다. 이 띠가 사람의 허리에 붙어 있듯이 내가 온 이스라엘 집안과 온 유다 집안을 나에게 붙어 있게 한 것은 그들이 내 백성이 되어 명성과 칭송과 영광을 얻게 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순종하지 않았다.” (예레 13, 9-11)

하느님은 인간이 이 엔트로피 법칙처럼 썩어버리는 것은 인간의 교만으로 하느님의 말씀에 불순종했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짐 캐리, 모건 프리먼 주연의 ‘브루스 올마이티’라는 영화를 보신 분이 계실 것입니다.

브루스는 한 지방 방송국의 리포터입니다. 그는 뉴스 앵커의 자리에 오르고 싶었지만 그의 강력한 라이벌에 밀리고 맙니다. 이것에 열 받은 그는 생방송 때 일부러 사고를 치고 방송국에서 쫓겨나고 맙니다. 걸인을 돕다가 불량배에게 얻어터지고 애인과 싸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을 막장으로 몰아넣은 신을 저주합니다.

그럴 때 갑자기 신이 브루스를 만납니다. 하느님은 그에게 당신의 전지전능한 힘을 주고 맘대로 해 보라고 합니다. 토마토 스프를 홍해가 갈라지듯이 하는가 하면, 막히는 길을 뻥 뚫리게 하고 미운 라이벌을 쫓아내고 자신이 앵커 자리에 앉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한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청하는 모든 기도를 다 들어줍니다. 청을 다 들어주면 다른 사람들도 자신처럼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커다란 혼돈의 도가니가 됩니다. 복권 1등 당첨이 40만 명이 되고 서로 갖고 싶은 것을 차지하려고 폭력과 폭동이 일어납니다.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을 다 들어주었더니 존재하는 모든 질서가 파괴되고 맙니다.

그리고는 모든 힘을 얻은 브루스도 자신을 유혹하는 다른 여인과 키스하다가 옛 애인에게 들키게 되고 옛 애인은 그렇게 브루스를 떠나갑니다.

그러자 사람의 마음 또한 전지전능한 힘으로 바꿀 수 있다고 찾아가 애인의 토라진 마음을 바꾸어 보려고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하느님의 힘으로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때 하느님으로 등장하는 모건 프리먼은 전능한 신이 되었지만 세상을 오히려 혼돈에 빠뜨리고 자신도 한 여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어서 절망에 빠져버린 브루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안녕, 전지전능한 브루스씨? 헤헤헤”

“보기보단 어려운 일이지, 신의 일이라는 게?”

“모든 게 뒤죽박죽이에요. 뭘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전 그들에게 원하는 것을 줬을 뿐이에요.”

“알아. 하지만, 자넨 그들이 뭘 원했는지조차 모르지.”

“제가 한 일은 그것뿐이에요.”

“스프 갈라놓기는 기적이 아냐, 브루스. 그건 그저 마법일 뿐이야. 두 개의 직장을 가지고 있는 과부가 아이 데리고 축구 연습에 데려가는 건 기적이야. 십대가 다른 이를 위해 헌혈을 하는 것, 그런 걸 기적이라고 하는 거야. 사람들은 내가 그들을 위해 일을 해주기를 원하지만 그들은 그 힘을 자신들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해. 기적이 보고 싶나? 그럼 기적이 되게나.”

진정한 기적은 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바뀌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기적을 하느님께 요구하지만 더 큰 기적은 자신이 만드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뜻에 모든 것을 맡기게 되자 혼란스러웠던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브루스는 자신이 하느님이 되어 자기 맘대로 삽니다. 그러나 세상은 혼돈으로 가득 찹니다. 자기 힘만으로는 세상의 질서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참으로 기적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질서의 원천으로 시선을 돌리고 그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썩어버리지 않는 비결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나병 환자가 치유됩니다. 나병이란 잘 아시겠지만 몸의 모든 질서가 허물어지는 병입니다. 코가 사라지고 손발이 뭉뚝해지며 제 곳에 붙어 있어야 할 것들이 양초 흘러내리듯이 떨어져나갑니다. 질서 잡힌 몸이 질서를 잃어가는 전형적인 병입니다.

지난 주에 창조란 질서를 잡아가는 것이라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나병은 창조의 반대 의미입니다. 질서가 파괴되어 가는 것입니다. 다시 혼돈으로 돌아가는 인간들의 죄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혼돈에 빠져버린 한 인간을 재창조 하시는 것입니다. 그에게 손을 댐으로써 당신의 질서를 그에게 다시 넣어주는 것입니다. 자연의 질서대로라면 나병환자에게 손을 댄 사람도 나병이 걸려야 하지만 예수님으로부터는 질서가 나옵니다. 왜냐하면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신 분이시고 질서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에는 다 원천이 있습니다. 내가 있으면 부모님이 있고 나무가 있으면 그 씨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의 엄청난 에너지와 질서를 부여한 원천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사람이 있을까요? 저절로 에너지와 질서가 잡혔다고 하는 것은 열역학 제1,2법칙을 모두 무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분 옆구리에 매여 있어야 하는 아마포 띠입니다. 아마포 띠가 그 분을 떠날 때는 썩어서 문둥병자처럼 질서를 잃어버리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사막의 교부 안토니오도 도시에 나가서 설교를 하다가는 반드시 사막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 이유는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떠남으로써 저절로 세상의 법칙에 따라 무질서하게 되어버리게 됩니다.

현재 신자 중에서도 70% 정도는 주일 미사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세례를 받으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그 분께 나와 그 분과 접촉하지 않으면 저절로 썩어가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몸이 썩었더라도 이렇게 청하면 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병환자가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곧 질서의 원천이요, 창조주시요, 하느님이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만이 ‘원하시는 것’과 ‘하실 수 있는 것’이 일치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질서의 원천 없이는 모든 사람도 엔트로피의 법칙을 따라 망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름이 떨어지면 주유소에 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삶의 재창조는 창조주로부터 비롯되는 것입니다. 항상 그 분의 옆구리에 딱 붙어 있도록 합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