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전례와 의미
대림, 구세주 기다리는 기쁨과 희망의 시기 - 대림시기는 세상 끝날에 오실 그리스도와 아기예수로 탄생하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때다. 사진은 아기 예수 탄생을 기다리며 꾸며놓은 빈 구유 모습이다. [CNS 자료 사진] 가톨릭교회는 1년을 주기로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신 구원 업적을 기념하고 경축한다. 이 한 해의 주기를 ‘전례주년’이라 하고, 전례 축일을 계산해놓은 보편적인 시간력을 ‘전례력’이라 한다. 가톨릭교회 전례력은 대림 제1주일을 새해로 시작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한 해를 마감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과 주님 성탄 대축일을 시작으로 부활과 성탄시기, 이를 준비하는 파스카 성삼일, 성주간, 사순ㆍ대림시기 그리고 연중시기로 구분된다. 대림시기란 대림시기는 주님의 성탄을 준비하는 가운데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경건하게 기도하는 때로, 주님 성탄 대축일 전까지 4주간을 말한다. 전례적으로 이 시기는 크게 세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 끝날에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다시 오시어 세상을 완성하신다는 사실을 믿고 기다리는 차원이 강조되는 시기다. 주님께서는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오셨고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주님께서 다시 우리에게 오실 것을 믿고 그것이 창조의 완성임을 증언하는 것이 대림시기이다. 둘째, 대림시기는 구세주 탄생을 기쁨과 희망 속에서 깨어 기다리는 시기이다. 구세주께서 오시고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구원의 소식은 신앙인에게 기쁨으로 가득 찬 새로운 미래를 약속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만남을 깨어 기다리며 기쁨에 살아가야 한다. 셋째, 대림시기는 참회와 회개, 속죄의 시간이다. 진정한 기다림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시는 것을 깨어 기다리며,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반성해야 하는 시기이다. 대림 전례 4주간을 지내는 대림시기는 전례 의미에 따라 ‘세상 끝날에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시기’(대림 제1주~12월 16일)와 ‘주님 탄생을 기다리는 시기’(12월 17~24일)로 나뉜다. 대림시기 전례는 복음 안에서 그 의미가 가장 잘 나타난다. 대림 제1주일은 세상을 구원하러 오실 구세주를 깨어서 기다리라고 당부한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25-28.34-36 참조) 대림 제2주일은 구세주 오심을 준비하면서 회개할 것을 촉구한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루카 3,1-6 참조) 대림 제3주일은 구세주께서 오실 날이 가까웠으니 기뻐하라고 일러준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루카 3,10-18 참조) 대림 제4주일은 우리가 기다려온 분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며 그 탄생을 예고한다. 기다림의 기쁨은 절정에 이른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39-45 참조) 이 시기 주일 미사 제1독서와 평일 미사 독서는 구원에 관한 희망이 잘 드러난 이사야와 예레미야 등 여러 예언서가 낭독된다. 또 주일 미사 제2독서는 구약의 예언들이 하느님 안에서 어떻게 완성됐는가를 보여주는 사도들의 서간을 읽는다. - 대림시기 제단은 대림초와 대림환으로 장식된다. [CNS 자료 사진] 전례 특징 대림시기 전례색은 회개와 절제, 기다림을 상징하는 ‘보라색’이다. 이 시기 교회는 사순시기와 마찬가지로 기도와 단식, 자선을 권장하며, 미사 때에는 ‘대영광송’을 하지 않는다. 또 흠 없고 기쁜 마음으로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고해(판공)성사를 하도록 권고한다. 기쁨의 시기인 대림 제3주일에 사제는 ‘장미색’ 제의를 입는다. 사제는 1년에 장미색 제의를 딱 2번 입는데 대림 제3주일과 주님의 부활이 다가오는 것을 기뻐하는 사순 제4주일이다. 대림시기 제단은 대림초와 대림환으로 장식된다. 푸른 나뭇가지를 둥글게 엮어 대림환을 만들고 그 안에 대림초를 켠다. 대림초는 진보라, 연보라, 장미(분홍), 흰색 네 개를 쓰는데 가장 짙은 색의 초부터 불을 밝힌다. 대림 제3주일에는 반드시 장미색 초를 켠다. 대림 제4주일에는 모든 초에 불을 밝히면서 주님 오심이 임박했음을 알린다. 매 주일 가장 어두운색에서 점점 밝은색의 초를 밝히면서 그 수를 늘려가는 이유는 주님께서 빛으로 오시어 세상을 더 밝게 비춰줄 날이 가까워져 오는 것을 의미한다. 대림시기 유래 대림(待臨)은 ‘찾아옴’ ‘다가옴’을 뜻하는 라틴말 ‘앗벤투스’(Adventus)에서 온 말이다. 이교도들이 자신이 숭배하는 신이 1년에 한 번 축제때 찾아와 함께 머물 때 쓴 말을 교회가 받아들여 ‘주님께서 사람들 가운데 오심’을 의미하는 그리스도교 용어로 바꾼 것이다. 교회는 이미 4세기 말 무렵부터 스페인과 갈리아(북이탈리아ㆍ프랑스ㆍ벨기에 일대) 지역에서 성탄을 앞두고 참회의 시기를 지냈다. 이후 6세기부터 전례력에 대림시기가 도입되면서 해마다 지내게 됐다. [가톨릭평화신문, 2018년 12월 2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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