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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죽으면 살 것이고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16 조회수619 추천수10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연중 제6주간 금요일 - 죽으면 살 것이고

 


 

제가 한 사람을 알게 되었을 때 제 자신이 그렇게 이타적이고 헌신적일 수 있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밤새 전화기를 붙잡고 고민을 들어줄 수 있었고, 남들이 보는 앞에서도 신발 끈을 묶어 줄 수 있었고, 벤치가 차가와 보여 겉옷을 벗어 깔아 줄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 자매를 집에 바래다주고 돌아서는데 그 자매가 그만 개똥을 밟은 것이었습니다. 참 안쓰럽기는 하였는데 다시 달려가기가 귀찮아 그냥 웃어넘기며 깨끗이 씻고 들어가라고 하며 돌아섰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며 깨달았습니다. ‘이젠 우린 오래된 연인이 되어버렸구나!’

처음의 헌신적인 마음은 온데간데없어졌고 그 발에 묻은 더러운 것의 냄새를 맡고 그것을 쳐다보는 것이 역겹게 느껴졌던 것입니다. 그 후로 태양이 서쪽 하늘로 저물어가는 것처럼 통화시간도 줄어들고 만나는 횟수도 줄어들고 할 이야기도 줄어들고 그렇게 자연스레 관계가 정리되어갔습니다. 내가 누구를 위해 헌신하기가 조금씩 싫어진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도 사랑도 그렇게 사라져가는 것입니다.

 

요즘은 예수님을 위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님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찾으려만 한다면 굉장히 많겠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육체적으로 더 편한 것을 선택하게 됩니다. 어제 저녁에도 중고등부 교사실에 이번 주에 시작하는 겨울신앙학교를 준비하느라 그런지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았지만 그냥 지나쳐 사제관으로 들어와 쉬었습니다. 사제관에 들어와서는 ‘들어가서 고생한다고 이야기라도 해 주었으면 좋았을걸!’하며 후회스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매일 매일이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시험대입니다. 어제는 그 시험에서 졌던 것입니다.

 

네로 황제의 박해시절 베드로는 로마를 떠납니다. 조금 가다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로마로 향하고 계신 것을 만납니다.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너를 대신해 내가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러 간다.”

주님을 따르는 길은 매일 십자가를 지는 길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을 위해 신발의 바닥에 붙은 더러운 물질을 닦아주고 싶은 헌신적인 마음이 없다면 동시에 그 사람과의 관계가 유지되는 것도 포기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와의 관계도 또 이웃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그리스도를 위하는 길은 이웃을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는 일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바로 말뿐이고 실천이 없는 믿음에 대해 경고하고 있습니다. 내 것을 하나도 내어주지 않으면서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이 녹이고 배불리 먹으시오.”라고 말만 하는 것은 위선이란 것입니다.

십자가는 고통입니다. 내가 사랑 때문에 힘들고 고통스럽지 않다면 사랑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고통이 죽을 것처럼 힘들다면 사랑의 완성의 단계에 있는 것입니다. 부부가 사랑해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듯이, 그 목숨을 바치는 완전한 십자가의 사랑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나 또한 새로운 생명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고통 없이 태어나는 생명은 하나도 없듯이,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이유는 인간의 죄의 보속뿐만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고 당신도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스도는 당신 십자가의 죽음으로 교회를 탄생시키고, 당신은 부활하여 다시 하느님의 아드님이 되십니다. 십자가 없는 탄생도 없고 부활도 없습니다. 여자가 아기를 낳는 고통과 함께 죽었다가 참 아내요 참 어머니로 새로 태어나듯이 그리스도도 당신 십자가를 통해 영원한 생명으로 새로 태어나신 것입니다. 누구나 사랑을 위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동참하는 사람은 그리스도와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됩니다. 십자가는 고통을 넘어선 새로운 탄생을 위한 문턱인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아기를 낳는 고통을 겪어야만 어머니로 새로 태어나는 것처럼, 우리도 십자가에서 죽어야만 그리스도처럼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영적으로 어떤 사람을 새로 태어나기 위해 내 자신을 소진시킨다면, 오늘도 새로운 그리스도인으로 나 자신이 그만큼 새로 태어난 것입니다. 새 생명의 탄생을 위해 우리 자신을 소진시킵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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