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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18일 연중 제6주간 토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18 조회수550 추천수1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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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8일 연중 제6주간 토요일-마르코 9장 2-13절

 

“그때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다. 그분의 옷은 이 세상 어떤 마전장이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

 

<그의 아픔이 내 아픔이 되고>

 

 

    진정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아마도 하느님화, 예수 그리스도화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하느님화, 예수 그리스도화란 또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하느님을 내 안에 담는 것,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따스했던 체온과 숨결이 살아나는 것, 내 안에 하느님 자비의 정, 우리 인간을 향한 연민과 측은지심이 살아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변모를 시도했던 예수님을 따라 참으로 변화되는 사람은 예수님께서 그러하셨듯이 높이 쌓아올렸던 이웃과의 경계를 허물고 이웃에게 자신을 개방하고 이웃을 향해 한 걸음 더 가까이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그 결과 그의 아픔이 내 아픔이 되고, 그의 상처가 내 상처가 되며, 그의 십자가가 곧 내 십자가가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 타인의 결핍과 연약함, 상처와 누추함을 큰마음으로 감싸 안아주며, 그가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또 다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당신의 거룩한 변모 사건을 통해 우리에도 마찬가지로 또 다른 변화와 성장, 회개와 새로남의 삶을 요청하고 계십니다.

 

    타볼산에서 보여주셨던 예수님의 변모 사건은 제자들의 뇌리 속에 아주 강렬한 충격으로 자리 잡았을 것입니다. 그동안 스승님을 따르면서도 긴가민가했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짧게나마 자신의 본 모습, 실체를 명확하게 제자들에게 보여주심을 통해 자신 안에 긷든 메시아성, 신성을 명확하게 드러내십니다.

 

    참 사랑의 힘은 얼마나 큰 것인지 모릅니다. 단 한 번의 사랑체험으로 평생을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단 한 번의 뜨겁고 열렬한 하느님 체험으로 인해 삶 전체가 바뀐 사람도 자주 봅니다.

 

    제자들의 마음 안에는 이제 죽어도 잊지 못할 메시아로서 스승님의 모습이 굳건히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의 뇌리 속에는 스승님의 모습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 나라의 모습이 강하게 각인되게 되었습니다.

 

    이제 제자들에게 남겨진 과제 한 가지가 생겼습니다. 타볼산에서의 황홀했던 광경, 꿈처럼 감미로웠던 추억들을 마음 깊이 간직한 채 하산하는 일입니다.

 

    십자가의 인간이자 수난 당할 어린 양이신 스승 예수님을 따라 산 아래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이제 기적과 환희의 시대는 끝나갑니다. 정말이지 올라가기 싫은 또 다른 고통의 산 예루살렘 언덕을 올라가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인간만사 때로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순리에 따라야 합니다. 갖은 우여곡절을 거듭합니다. 비상과 추락, 부침을 거듭하는 항해가 우리네 삶이 틀림없습니다. 기를 쓰고 올라간다고 항상 올라가지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올라가다보면 이제 내려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냥 내려만 가지 않으니 천만다행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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