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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창조와 구원 - 2.1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19 조회수322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2.19 연중 제7주일

 

이사43,18-19.21-22.24ㄷ-25 2코린1,18-22 마르2,1-12

 

 

 

 

 






창조와 구원

 

 

 

 

 



오늘은 ‘밥’으로부터 강론을 시작합니다.

삶은 결국 먹고 사는 일입니다.

우리는 따뜻한 밥 한 그릇에서

생을 만나고 다음 생으로 이어지는 길고 긴 길을 봅니다.

 


한자 기(氣)는 따뜻한 밥에서 나는 모락거리는 김을 상형한 문자라 합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자와는 인생을 논하지 마라'는 말과 더불어


아침 시편 한 구절도 생각납니다.



‘눈이라 눈이 모두 당신을 바라오면 먹을 것을 제 때에 주시나이다.’

 



우리 수도가정의 중심은 성당과 식당 둘입니다.

저에게 감명 깊은 식사시간은 아침입니다.

기상하자마자 주님은 수도형제들을 성당에 불러주시어

기도 중에 영적 양식을 먹여 주시고

영적식사가 끝나면 식당에 불러 주시어 육적음식을 먹여주십니다.


이른 아침 고요한 침묵의 분위기 중에

형제들이 함께 식사하는 모습은 엄숙하고 거룩하며 경건하고 진실합니다.


아마 이보다 정직한 인간 현실도 없을 것입니다.

 

하루를 시작 하면서 먹어야 살고 일한다는 진리가 뼛속 깊이 와 닿는

식사(食事)역시 미사처럼 거룩한 성사(聖事)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은 매일의 성당에서의 영적식사와

식당에서의 육적식사를 통해 우리를 창조하시고 구원하십니다.



얼마 전의 면담 중 어느 자매의 고백도 잊지 못합니다.

한 오 년 만에 아버지의 집인 수도원을 찾은 분입니다.

 


-그동안 잘 사셨습니까? -

 


“잘 살기는요. 생존하기 급급했습니다.

응급실에 실려 온 기분입니다.”

 



생존하기 급급한 삭막하고 여유 없는 오늘의 현실입니다.

119차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오듯 성령에 실려

하느님의 영적종합병원인 아버지의 집인 여기 수도원 응급실을 찾는

무수한 영적 응급환자들입니다.



주님은 역시

이 영적 응급환자들을 영육으로 새롭게 창조하시고 구원하십니다.

 

 

 

 

 





하느님께 돌아오십시오.

 



우리 삶의 여정은 결국 하느님께 돌아가는 끊임없는 회개의 여정입니다.

요즘 돌아갈 귀(歸)자가 들어가는 말들을 많이 생각합니다.


귀향(歸鄕), 귀천(歸天), 귀대(歸隊), 귀원(歸院), 귀가(歸家) 등

모두가 궁극의 돌아 갈 본향은 하느님이심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궁극의 하느님의 자리가 바로 돌아 갈 내 자리이며

이 자리가 바로 창조와 치유, 구원의 자리입니다.

 


우리를 새롭게 창조하시고 구원할 분은 하느님뿐입니다.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위에서 옵니다.

빛의 아버지께서 내려옵니다.


이 아버지께 돌아올 때 새롭게 창조, 치유되어 구원입니다.

 

끊임없이 우리를 돌아오라 호소하시는 주님이시며


탕자를 기다리는 아버지처럼 우리의 귀가를 기다리시는 주님이십니다.

 


오늘 말씀이 모두 이 점 에서 일치됩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중풍병자는 응급실에 실려 오듯 네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주님께 옮겨졌고

주님을 만남으로 새롭게 치유되어 구원 받습니다.

 



주님을 만날 때 일어나는 창조와 구원입니다.

그대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영적중풍병자인 우리들을 치유하여

새롭게 창조구원하시는 성체성사의 주님이십니다.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굳세게 하시고

우리에게 성령의 기름을 부어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또한 우리에게 세례성사로 인장을 찍으시고

우리 마음 안에 성령을 보증으로 주셨습니다.

 


바로 이 성령께서 우리를 하느님께 돌아가도록 부단히 부추기시며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를 새로이 창조하시고 구원하십니다.

 

 

 

 

 





오늘 지금 여기에 충실하십시오.

 



하느님은 과거를 묻지 않으십니다.

바로 여기가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는 구원의 자리입니다.


오늘 이사야서 말씀은 공동번역이 더 실감이 납니다.

하여 제가 고백성사 보속 시 자주 처방전의 약으로 지어드리는 말씀입니다.

 


“지나간 일을 생각하지 말라.

흘러간 일에 마음을 묶어 두지 마라.

보아라, 내가 이제 새 일을 시작하였다.

이미 싹이 돋았는데 보이지 않느냐?

정녕 내가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내리라.”

 



새로운 창조와 구원의 장이 열리는 곳은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

회개한 영혼들의 과거는 불문에 붙이시는 주님이십니다.

 



그러니 지난 과거에 아파할 것도 없고

올 미래에 대해 걱정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것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여기입니다.

믿음의 눈만 열리면 지금 여기가 새 하늘 새 땅이요,

내 마음 광야에 나있는 하늘 길을,

내 마음 사막에 흐르는 생명의 강을 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만나는 하느님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은혜롭습니다.

 



‘그분께는 늘 “예!”만 있을 따름입니다.

  하느님의 그 많은 약속이 그분에게서 “예!”가 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도 그분을 통해서 “아멘!”합니다.’

 



하느님은 언제나 우리에게 ‘예스(YES)’이고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아멘(AMEN)’합니다.

 


하느님의 예스맨인 예수님은

늘 우리에게 활짝 열린 하느님의 구원을 상징합니다.


마치 수도원 십자로의 중심부에 가슴 활짝 열고 모두를 맞이하는

하느님의 예스를 상징하는 예수 부활 상처럼 말입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

하느님의 예스와 우리의 아멘이 만나는 그 지점 예수님 안에서

새롭게 창조되고 구원되는 우리들입니다.

 


하여 우리 모두 예수님처럼

'주님의 예스(YES)'로, '주님의 아멘(AMEN)'이 되어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동체 형제들의 믿음에 감사하십시오.

 



하느님은 형제들의 믿음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십니다.


관계를 떠난 혼자 믿음은, 구원은 없습니다.

지옥이 어디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관계 단절로 인한 고립이 지옥입니다.

 


혼자의 믿음은 약하고 불완전합니다.


혼자의 믿음이 작은 우물이라면 공동체의 믿음은 호수나 바다입니다.


혼자 믿음이 답답한 것은

도대체 자기 믿음의 소재는 물론 믿음의 상태를 비춰 볼 수 있는

공동체의 거울이 없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은 객관적으로

내 믿음의 자리를 확인하며

내 믿음의 정도를 비춰보는 거울 같은 시간입니다.

 


하여 우리 믿는 이들의 영성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 영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이 그 좋은 증거입니다.


네 공동체 형제들의 믿음 덕분에 치유, 구원 받은 중풍병자입니다.

네 형제들은 예수님께서 계신 자리의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중풍 병자가 누워 있는 들것을 달아내려 보냈고,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감동하신 주님의 사죄선언에 이은 치유선언입니다.

 



“예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 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영혼과 육신의 전인적 치유 후 귀가 시키는 주님이십니다.

본인은 물론 동료들의 믿음 덕분에 새롭게 창조, 구원된 중풍병자입니다.


하여 우리는 미사경문 중

‘저희의 죄를 헤아리지 마시고

  교회의 믿음을 보시어 우리를 평화롭게 하시고 하나 되게 하소서.’라는

대목에서 늘 큰 위로를 받곤 합니다.

 



마지막 장면도 참 은혜롭습니다.

마치 미사 후

영적 중풍 병이 치유되어 기쁘게 파견되는 우리의 모습 같습니다.

 



‘그러자 그는 일어나 곧바로 들것을 가지고,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에 모든 사람이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며 말하였다.

   “이런 일은 일찍이 본적이 없다.”’

 



참으로 신바람 나는 장면이요 그대로 미사 은총을 상징합니다.


치유에 대한 감사의 응답이 바로 하느님 찬양이요


끊임없는 하느님 찬양이 영육의 건강을 보장합니다.



‘이런 일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이 거룩한 미사 중 주님의 은혜를 체험한 우리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소원은 우리 모두가 치유 받고 구원 받아

평화롭고 기쁘게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돌아오십시오.

 



오늘 지금 여기에 충실하십시오.

 



공동체의 형제들의 믿음에 감사하십시오.

 



바로 창조와 치유, 구원의 지름길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새롭게 창조 구원하시어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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