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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20 조회수786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2월 20일 연중 제7주간 월요일




When he entered the house,
his disciples asked him in private,
“Why could we not drive the spirit out?”
He said to them,
“This kind can only come out through prayer.”
(Mk.9,28-29)



제1독서 야고보 3,13-18
복음 마르코 9,14-29

고등학교 3학년 때, 모의고사를 끝내고 학교의 반 친구들과 술집에 간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술을 마실 수 없는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힘들었던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푼다는 이유로 친구들과 술집에 갔습니다. 어른들이 스트레스를 술로 푼다고 하니, 우리 역시 어른처럼 스트레스를 술로 풀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술이란 것이 스트레스를 풀어 주지 않더군요.

얼굴은 화끈해지고, 머리도 아파옵니다. 술이 맛있다고 하던데 제가 마시고 있는 이 술은 쓰기만 할 뿐 전혀 맛이 있지 않습니다. 기분 역시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저와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혀가 꼬인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자리를 뜰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습니다. 어린 나이에 이 자리를 일어서면 괜히 지는 것 같고, 친구들보다 술이 약하다고 인정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지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술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자리가 아닐 때 마시는 술은 즐기는 술이 아니라 몸 버리는 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어야 하고, 기분 나쁠 때가 아니라 반대로 기분 좋을 때 술을 마셔야 즐길 수 있다는 것이지요. 또한 여기에 어떤 경쟁도 있어서도 안 됩니다. 이기기 위한 술이 아니라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한 술자리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것이 다 그렇지는 않을까요? 주님께서 창조하신 것 중에서 안 좋은 것이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문제는 앞서 술 이야기처럼 우리들이 적시적소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 안에 있는 욕심과 이기심으로 인해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주님께 대한 전적인 의탁과 기도밖에 없습니다. 주님만이 가장 옳은 판단을 하시고, 주님만이 우리를 가장 올바르게 인도하시기 때문이지요. 그 사실을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아버지가 제자들에게 아들에게 들어있는 나쁜 영을 쫓아달라고 청합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이 나쁜 영을 쫓아내지 못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라고 말씀하시고, 아버지는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외칩니다. 바로 주님께 대한 믿음, 그리고 믿음이 없는 자신을 도와달라는 겸손한 기도를 통해 더러운 영은 아이에게서 떠나갑니다.

주님께서 강조하셨던 믿음과 기도.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필요하고 중요한 덕목입니다. 그런데 이 믿음과 기도를 내 안에 간직하기보다는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들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간직하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시는 평화의 기쁨을 체험하고 있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주님께 대한 믿음. 그리고 믿음이 없는 자기 자신을 도와달라는 겸손한 기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기차에 올라탄 여행자예요. 멈출 수도, 내릴 수도 없다면 즐겨야겠죠. 무슨 일이든 ‘즐겨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세요(아녜스 안).


성모님 앞에서 기도하는 유치원 아이.


 

욕심
 

욕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 한 가지만큼은 욕심을 부렸으면 합니다. 이는 “꿈”입니다. 즉, 꿈을 향한 도전과 의지만큼은 욕심을 좀 부려도 괜찮습니다. 특히 단순히 입으로 외치는 꿈이 아니라 실천하는 꿈에 대한 욕심을 꼭 가졌으면 합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욕심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욕심을 추구하는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깨닫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삶을 위한 긍정적인 욕심이라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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