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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용(中庸)의 지혜 - 2.2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21 조회수382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2.2.21 화요일 성 베드로 다미아노 학자(1007-1072) 기념일

 

야고4,1-10 마르9,30-37

 

 

 

 

 





중용(中庸)의 지혜

 

 

 

 

 



오늘은 지혜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오늘 기념하는 성 베드로 다미아노를 위시하여

교회 학자로 선포된 성인들은 모두 학식과 지혜를 겸비한 분들이었습니다.



지혜가 빠져버린 창백한 학식뿐이라면 별 가치도 없습니다.

오늘 아침성무일도 독서 시 지혜서 후반부 말씀입니다.

 


‘지혜는 모든 사람에게 한량없는 보물이며

  지혜를 얻은 사람들은 지혜의 가르침을 받아 하느님의 벗이 된다.’

 


하느님의 벗이 되게 하는 지혜보다 세상에 더 좋은 보물도 없습니다.

새벽 성무일도 시 코헬렛의 ‘모든 것은 때가 있다’는 말씀도 생생합니다.

 


바로 때를 알아 받아들이는 게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때를 분별하는 지혜입니다.


우리의 사부 성 베네딕도 역시 분별의 지혜를 으뜸의 덕으로 치고 있습니다.



분별의 지혜는 중용의 지혜입니다.

성 베네딕도는 ‘분별의 사람’이자 ‘중용의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최상용 교수의 중용에 대한 명쾌한 정의에 공감했습니다.

 


- 다산 정약용은 ‘시중의 정의’(時中之義)라는 말로 정의가 중용임을 
 
  말했다.  

  중용은 ‘어중간’이 아니라 ‘중심축’이며 ‘정곡을 찌르는 것이다.’

  롤스는 정의란 ‘독단론과 환원주의의 중용’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성찰적 균형’과 ‘겹치는 합의’가 중용이다.

  원칙과 상황 사이의 대화를 통해 고난도의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명중(命中)이고 적중(的中)이다.-

 



명중이자 적중의 중용입니다.

혼자의 명중이자 적중이 아니라

함께 지혜를 모을 때, 부단히 지혜를 추구할 때,

하느님께 지혜를 선사 받을 때 말 그대로 명중과 적중의 중용의 지혜입니다.

 



중용의 지혜는 그대로 분별의 지혜와 통합니다.

바로 오늘 말씀은 중용의 지혜에 이르는 길을 보여줍니다.


제자들은 물론 우리의 지혜를 일깨우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첫째의 중용의 지혜가 되려면

부단히 낮아지고 비워져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래야 '있는 그대로'의 주변을 한 눈에 볼 수 있기에 중용의 지혜입니다.

이미 이런 중용의 지혜안에는 사랑과 겸손이 내포되어 있음을 봅니다.

이와 연결된 다음 말씀도 의미심장합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어린이는 순진무구한 이를 뜻하는 게 아니라

전적으로 하느님께 의탁된 가난하고 힘없는 무력한 이를 상징합니다.



지혜를 지닌 사랑과 겸손의 사람들이

이런 무력한 이들을 환대하여 품에 안을 것입니다.



바로 어린이와 같이 무력한 이들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야고보 사도의 말씀 역시 중용의 지혜가 어디서 기원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다음의 주옥같은 말씀이 이를 입증합니다.

 


‘절개 없는 자들이여,

  세상과 우애를 쌓는 것이 하느님과 적의를 쌓는 것임을 모릅니까?

  누구든지 세상의 친구가 되려는 자는 하느님의 적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 살게 하신 영을 열렬히 갈망하신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신다.’

 


‘하느님께 복종하고 악마를 대항하십시오.

  그러면 악마가 달아 날 것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가십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가까이 오실 것입니다.

  두 마음을 품은 자들이여, 마음을 정결하게 하십시오.

  주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십시오.

  그러면 그분께서 높여 주실 것입니다.’

 



우리를 열렬히 갈망하시는 주님이시며,

자신을 낮추고 비운 겸손한 이들에게

중용의 지혜를 선사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세상을 무시하라는 게 아니라

하느님 중심에서 거리를 두고 초연히 대하라는 말씀입니다.



자신을 낮출 때 역설적으로 높아지는 우리들이요,

‘위에서 아래를’ ‘아래서 위를’ 동시에 두루 널리 보는

드넓은 시야를 지니게 되어 중용의 지혜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낮아지고 비워져 겸손해진 우리에게 중용의 지혜를 선사하십니다.

 



“너의 근심 걱정 주님께 맡겨라.

  그분이 너를 붙들어 주시리라.”(시편55,23ㄱ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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