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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절 기도시/ 이해인수녀님
작성자오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22 조회수1,245 추천수7 반대(0) 신고



사순절 기도시

 

해마다 이맘때쯤 당신께 바치는 나의 기도가
그리 놀랍고 새로운 것이 아님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의 얼음도 풀리는 봄의 강변에서
당신께 드리는 나의 편지가
또 다시 부끄러운 죄의 고백서임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살아 있는 거울 앞에 서듯 당신 앞에 서면
얼룩진 얼굴의 내가 보입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나의 말도 어느새
낡은 구두 뒤축처럼 닳고 닳아 자꾸 되풀이할 염치도 없지만
아직도 이 말 없이는 당신께 나아갈 수 없음을 고백하오니 용서하소서 주님
여전히 믿음이 부족했고 다급할 때만 당신을 불렀음을
여전히 게으르고 냉담했고 기분에 따라 행동했음을
여전히 나에게 관대했고 이웃에겐 인색했음을
여전히 불평과 편견이 심했고 쉽게 남을 판단하고 미워했음을
여전히 참을성 없이 행동했고 절제없이 살았음을
여전히 말만 앞세운 이상론자였고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였음을 용서하소서 주님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으라 하셨습니다

이 사십 일만이라도 거울 속의 나를 깊이 성찰하며
깨어 사는 수련생이 되게 하소서
이 사십 일만이라도 나의 뜻에 눈을 감고 당신 뜻에 눈을 뜨게 하소서
때가 되면 황홀한 문을 여는 꽃 한 송이의 준비된 침묵을
빛의 길로 가기 위한 어둠의 터널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내 잘못을 뉘우치는 겸허한 슬픔으로
더 큰 기쁨의 부활을 약속하는 은총의 때가 되게 하소서
재의 수요일 아침, 사제가 얹어 준 이마 위의 재처럼
자디잔 일상의 회색빛 근심들을 이고 사는 나
참사랑에 눈뜨는 법을 죽어서야 사는 법을
십자가 앞에 배우며 진리를 새롭히게 하소서
맑은 성수를 찍어 십자를 긋는 내 가슴에
은빛 물고기처럼 튀어 오르는 이 싱싱한 기도

"주님 내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내 안에 굳센 정신을 새로 하소서"


<이해인수녀님께서 어느신자에게 보내주신 "사순절 기도시">

 

 

사순절은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겪으신 고난과 부활을 기억하기 위하여 부활절 전 40일간 경건하게 지내는 기간을 말한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부활절을 앞두고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내어주신 살과 피를 기념하는 성찬식을 준비하면서,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의미로 금식을 행한 것으로부터 유래하였다. 유대인들은 유월절을 준비하기 위해 유월절 전에 금식을 행했는데, 초대교회 성도들은 신앙의 성장과 회개를 통한 영적 준비라는 차원에서 구약의 유월절 만찬을 새롭게 해석하여, 주님께서 제공하신 성찬식에 앞서 금식을 행했던 것이다. 고난주간을 포함하여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속하기 위해 수난 당하신 사건에 담긴 구속사적 의의를 살펴보면서 회개하고, 각성하며 절제하는 시간을 갖는것이 바로 사순절이다.


-사순절 기간
이는 부활 주일부터 거슬러 올라가 주일을 뺀 40일간, 즉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부터 부활절 전야(Easter Eve)까지의 기간이다. 교회 역사 가운데서 시대에 따라 여러 모양으로 이 절기를 지키다가 A.D 325년 니케아 회의(Council of Nicea)에서 40일로 처음 결정되었다. ’40‘이란 수는 예수께서 40일 동안 광야에서 시험 받으심, 40일간 시내 산에서의 모세의 금식, 이스라엘의 40년 간의 광야 생활, 예수의 부활에서 승천까지의 40일 등과 같이 성경에 여러번 고난과 갱신의 상징적 기간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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