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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 - 2.2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22 조회수501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2.22 재의 수요일 요엘2,12-18 2코린5,20-6,2 마태6,1-6.16-18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

 

 

 

 

 



오늘 재의 수요일부터 40일 간의 사순시기, 광야피정이 시작됩니다.

 

불교식으로 말해 안거의 결제기간과 흡사합니다만

우리의 사순 광야 인생 피정은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깊은 일상생활입니다.

 


사순시기에서 40이란 숫자가 상징하는바 참 깊습니다.


모세 지도하에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과 함께 한
40년 광야생활, 시나이 산에서 40주야를 단식하며 하느님과 함께 한 모세,
이사벨 왕후의 보복을 피해 40주야 하느님의 산, 호렙을 향해가던 엘리야,
또 40주야 성령의 인도 하에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을 받았던 예수님에게서
우리는 사순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될지 귀한 가르침을 받습니다.

 


바로 그 어느 때보다도

기도와 말씀 중에 하느님과 가깝게 지내는 사순시기입니다.

 

주님의 십자가의 길에 동참하여 충실히 주님을 따르다가 사순시기가 끝나는,
온갖 봄꽃들이 만개한 4월 8일 주님 부활 대축일에
우리는 주님 부활의 기쁨을 만끽하게 될 것입니다.

 


하여 사순 시기는 무겁고 어둡게 지내는 시기가 아니라

부활의 기쁨을 앞당겨 평범하면서도 깊고 밝게 지내는 시기입니다.

 

사부 베네딕도 역시 영적 갈망의 즐거움으로
거룩한 부활 축일을 기다리며 사순시기를 지내라 격려하십니다.

 


어제 피정 온 자매들에게 강의 하던 중 나눈 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나 빼기 하느님은 허무이지만 나 더하기 하느님은 충만입니다.

  바로 이게 진정 믿는 이들 모두의 고백입니다.”

 

말하니 모두가 공감하여 웃었습니다.

 

 

 

 

 



하느님께 돌아오십시오.

 


인간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입니다.

하느님이 빠지면 삶은 허무와 무의미의 어둠뿐입니다.

 


사순시기

하느님께 돌아와 내 제자리를, 정체성을 새롭게 확인하는 시기입니다.


하느님께 돌아와 하느님과 가까이 지내는 시기입니다.

일상의 바쁨과 걱정에 파묻혀

하느님을, 나를 까맣게 잊고 지내는 적은 얼마나 많은지요.


하느님을 잊으면 바로 나를 잊게 됩니다.


이래서 하느님을 찾고 나를 찾기 위한 절박한 회개요,

다음 요엘 예언자의 강력한 호소입니다.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오너라.”

 


하여 오늘 재의 수요일 우리 모두는 아침 단식을 하였고 마음을

다하여 주님께 돌아와 재의 수요일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옷이 아니라 마음을 찢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입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회개에 뒤따르는 자연스런 하느님과 화해입니다.

누가 뭐래든 하느님과 화해로 온전한 소통을 이룰 때 마음의 평화입니다.


생명과 빛으로 충만한 삶입니다.

 

하느님과의 불화와 단절이 모든 불행의 원인입니다.


삶이 무겁고 어두운 것은 하느님과 불화로 인한 불통에서 기인합니다.


아무리 수평적인 인간관계 좋아도 수직적인 하느님과 불통 관계라면

결코 참 기쁨도 평화도 행복도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사절인 사도 바오로가 우리 모두를 향해 간곡히 호소합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하느님과 화해하여 원활한 소통을 이룰 때

우리에게 부어지는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화해하지 않았을 때 말 그대로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됩니다.

 


화해와 은총의 자리는 언젠가 거기가 아니라 바로 오늘 지금 여기입니다.


님은 은혜로운 사순 때에 우리의 말을 들어주시고

구원의 사순 날에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바로 오늘 지금이 은혜로운 때요 구원의 날입니다.

사순시기 주님과 화해함으로

주님과 함께 매일 은혜로운 구원의 날을 사시기 바랍니다.

 

 

 

 

 




하느님을 모시고 살아가십시오.

 


하느님은 우리 안에 숨겨진 영원한 보물입니다.


또 매일 성체의 주님을 모실 때 마다

참 보물은 주님이심을 새롭게 깨닫는 우리들입니다.


진정 우리 안에 숨겨진 참 보물이신 주님을 깨달아 알 때

보이는 세상 것들로부터 자유롭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으나 모두를 사는,

하느님만으로 속이 꽉 찬 사람들입니다.


저절로 사람들에게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삶을 선호합니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너는 단식할 때에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주실 것이다.”

 



바로 하느님을 체험한 사람들의 삶이 이러합니다.

사람의 눈길이 아닌

하느님의 눈길 만 의식하며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사는 이들입니다.

 


이런 이들이 진정 내적 자유와 평화를 누리는 신비 관상가들이요

하느님만으로 충만한 부요하고 행복한 이들입니다.

 


세상 그 누구, 그 무엇도 이런 이들을 유혹할 수 없습니다.

비단 자선, 기도, 단식만이 아닌 모든 영적 삶의 원리입니다.


평범한 삶 같지만 실상 깊고 비범한 삶이요,

진정 겸손한 영적 삶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오늘부터 은총의 사순 광야 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느님께 돌아와 화해하고 평범한 일상의 기본에 충실하며

하느님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시기입니다.

 


주님은 오늘 재의 수요일 미사에 참석하여 회개한 우리 모두를

축복하시어 풍요로운 사순시기를 지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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