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25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이사58,9ㄷ-14 루카5,21-32

구원에로의 부르심

생명과 빛으로 충만한 영혼이,

평화와 기쁨으로 빛나는 영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입니다.

마음에서 찬미와 감사가 끊임없이 샘솟는 영혼이,

믿음과 사랑, 희망 가득한 영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입니다.

바로 하느님으로 충만한 영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입니다.

영혼과 육신은, 몸과 마음은 하나입니다.

영혼이, 마음이 건강해야 육신도, 몸도 건강합니다.

육신의 건강보다 우선적인 게 영혼의 건강, 마음의 건강이요,

육신의 병이나 상처보다 더 힘들고 무서운 게

영혼의 병, 마음의 병이나 상처입니다.

삶의 의미를 잃어 좌절과 절망으로 그 마음 병들면

저절로 몸도 병들게 마련입니다.

육신의 병이 많다는 것은 바로 마음의 병이 만연되어있다는 반증입니다.

주님은 이런 영육이 병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부르십니다.

오늘은 ‘구원에로의 부르심’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오늘 아침 성무일도 탈출기(3,1-20)도

모세의 부르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운명적인 부르심입니다.

만약 주님의 부르심이 없었다면

모세는 평생 미디안 광야에서 양들을 치며 그럭저럭 익명의 삶을 살다가

무의미한 생을 마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함으로

새로운 사명을 지닌 존재로서 새로 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레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따라라.”

주님의 운명적인 부르심입니다.

레위 역시 부르심이 없었다면 세관에서 세리로

익명의 존재감 없는 익명의 삶을 살다가 인생 마쳤을 것입니다.

우리 역시 주님의 부르심이 없었다면

어딘가에 묻혀 존재감 없이 익명의 삶을 살고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는 왜 사는지도 묻지 않은 채 삶의 의미를 잃고

존재감 약한, 자존감 약한 익명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유혹에도 빠지게 되고

죄와 더불어 무수히 따라 붙는 영육의 병입니다.

구원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새롭게 태어난 레위는

즉시 영적탄생의 생일잔치를 베풉니다.

‘레위가 자기 집에서 예수님께 큰 잔치를 베풀었는데,

  세리들과 다른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함께 식탁에 앉았다.’

그대로

미사 중 성찬의 제대 식탁 주위에 앉아있는 우리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흡사 미사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문득 우리 수도원의 십자로 중심부 단풍나무 밑에 세워진

예수부활상이 생각납니다.

예수 부활상이 세워짐으로

그 주위의 나무, 바위, 돌이 익명에서 벗어나 존재감을 획득하고

의미가 주어지듯 주님께 불림 받아 주님 곁에 있게 됨으로

존재감은 물론 삶의 의미를 획득한 복음의 세리와 죄인들이요 우리들입니다.


하여 주님은 우리의 존재이유요 삶의 의미란 고백이 나옵니다.

“당신들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요?”

그대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무지를 반영합니다.

여기 주님께 불림 받은 제자들은

우리처럼 ‘회개한 죄인들’로 영육의 건강을 회복한 이들입니다.

주님 안에서 삶의 의미를, 제 사명을 찾은

영적으로 새로 태어난 이들입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무지를 일깨우는 다음 주님의 말씀이

오늘 복음의 진수입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주님은 죄인을 치유 받아야 할 환자로 여기고

자신을 이런 환자를 치유할 의사로 비유하십니다.

최고의 명의가 바로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세상에 병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죄도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병자 아닌 사람 죄인 아닌 사람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죄인이자 병자입니다.

하여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중 죄인인 우리를 불러 회개 시켜

죄를 용서하시고 영혼과 더불어 육신을 치유하기위해 오십니다.

주님을 만남으로 치유의 구원과 더불어

삶의 의미와 새로운 사명을 부여 받는 우리들입니다.

사랑의 실천과 더불어 온전한 치유와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미사로써 끝나는 구원이 아니라

일상에서 사랑의 실천을 통해 완성되는 구원이요

다음 이사야서 말씀이 이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네가 네 가운데에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 버린다면,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주님께서 늘 너를 이끌어 주시고,

  메마른 곳에서도 네 넋을 흡족하게 하시며,

  네 뼈마디를 튼튼하게 하시리라.”

이래서 전례와 삶의 일치를 이야기합니다.

한 번 구원의 부르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사랑의 실천을 통해 완성되는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생명의 말씀과 사랑의 성체로

우리를 치유, 구원하시어 실천하는 사랑의 일상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