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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묵상 -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25 조회수544 추천수3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이순의





얼마나 잤을까?

산에서 내려 올 때는
겨울동안 매일 호수가 한 바퀴씩 돌기
매일미사 참례하기
벗님들 만나 수다 떨기
성경필사 및 공부하기
설거지 밀리지 않고 제 때 하기
바빠서 담아내지 못한 사진묵상 올리기
.
.
.

계획도 많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다.

작년겨울에는 다리의 피부가 아파서
검사다니고, 치료다니다가
홀랑 겨울을 놓쳤으니
이번 겨울에는
좀 많은!
하고싶은 것들이 있었다.

그런데
잠만 잤다.
처음 며칠은 미사참례를 못해서 부담스럽고
다음 며칠은 계획이 물거품이 되서 답답하고
나중에는 내 자신이 내 자신을 짖눌러서
자는 게 자는 게 아닌 시련이더라.

오실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처녀가 되어
등불에 기름을 담고
눈동자 말똥 말똥 하고 서서 기다려야 하는데
기름은 커녕 등불도 팽개치고 잠을 자댔으니
갑갑한 마음을 추수릴 길이 없었다.

아니지!
아니지!
고생하고 돌아왔으니
지금은 자라하시는 거라고
이토록 잠이 올 때는 자라하시는 거라고
자야한다고 명령하시는 거라고
알아들었을 때는 이미 한참이 지나서였고

호숫가는 잊은지 오래고
미사 참례는 눈 벌어지면 뛰고
아마도 벗님들은 내가 죽었을 거라 잊히고도 남았을!
성경필사가 뭐더라?  뭘 공부해야 하지?
설거지는 밀렸는지 치웠는지 밥은 먹었고
사진묵상?
그거?
.
.
.
.
어슴프레 눈을 떠 보니
거실 창 커튼 사이로 삐죽 비집고 들어오는 빛깔이
고함소리를 낸다.
<야? 너 길 떠나야지.>

잠만 자고 일어나 보니
밀린 일거리만 잔뜩이다.
에구!
어찐다냐?
섬집에는 언제 갔다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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