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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되지 않습니까?"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26 조회수628 추천수10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사순 제1주일 - “되지 않습니까?”

 


 

대장금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납니다. 장금은 우여곡절 끝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의술을 펼치게 되고 나중에는 조선에서 여자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임금의 개인 어의가 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결국 임금의 장이 붙어버려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장금은 어부들로부터 물고기를 마취시키는 침술을 배워 사람에게도 이용하려합니다. 즉 임금을 마취시켜 배를 갈라 그 붙은 대장을 잘라내는 수술을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임금조차도 그 통증을 어떻게 이겨낼 것이며, 세상의 법도가 허락하지 않는다며 수술을 허락하지 않고 죽어갑니다. 당시에 사람 몸에 칼을 댄다는 것은 유교 전통상 조상을 모독하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그렇게 몸을 찢고 수술을 한다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장금은 마지막에 한 굴속에서 아기를 낳다가 죽어가는 어머니를 발견하고 조선인 최초로 제왕절개 수술을 하여 아기와 산모 둘을 모두 살립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꺼낸 아기를 안고 자신의 남편을 바라보며 기쁨에 넘쳐 울고 웃으며 이렇게 외칩니다.

“이것 보십시오. 되지 않습니까? 왜 안 된다고 하십니까? 되지 않습니까? 되지 않습니까?”

 

오늘 복음이 이와 같은 상황입니다. 성령님은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내셔 사탄으로부터 사십 일 동안 유혹을 받게 하십니다. 예수님은 그 유혹을 이겨내십니다. 그리고는 세상에 외치십니다.

“이제는 하느님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이 복음을 믿으십시오. 내가 해 냈는데 왜 안 된다고 하십니까? 한 번 해 보세요.”

 

인간은 누구도 사탄의 유혹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은 인간 최초로 사탄의 유혹을 이긴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에게 했듯이 사탄은 예수님에게도 세 가지 죄의 뿌리를 자극합니다. 첫 번째 뿌리는 교만입니다. 즉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과 같아지려는 교만으로 선과 악을 따먹게 되었듯이, 예수님도 하느님 말씀을 의심하게 만들려는 것입니다.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이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보아라. 성경에 천사들이 너를 떠받쳐준다고 하지 않았느냐?”

예수님은 “하느님을 떠보지 말라는 말이 성경에 있다.”라고 하시며 하느님을 의심도 하지 않고 시험도 하지 않으십니다. 의심은 교만에서 오는 것이고 의심의 유혹은 죽는 날까지 우리를 괴롭힐 것입니다. 하느님은 분명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열매를 따먹으면 반드시 죽는다고 했는데 그들은 교만으로 그 말을 믿지 않게 되었지만, 예수님은 성경말씀을 인용하시며 절대적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신뢰하십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외에 누가 하느님을 한 번이라도 의심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까? 누가 한 번도 하느님의 말씀에 불순종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아담과 하와가 나뭇잎을 엮어 음부를 가렸다는 것은 이제부터 성(性)이 자녀출산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쾌락의 도구가 되어버렸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하느님 앞에서 부끄러울 것은 죄밖에는 없습니다. 성이 죄의 도구가 된 것입니다.

사탄은 그래서 40일 동안 굶은 예수님께 돌을 빵으로 만들어보라고 유혹합니다. 육체적인 유혹입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식욕과 성욕은 서로 비례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빵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산다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라고 하시며 육체의 욕망들을 이기십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자주 우리 육체의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죄 없다고 하는 이는 거짓말쟁이입니다.

 

사탄은 아담과 하와의 자녀들인 카인과 아벨도 유혹하였는데, 바로 재물에 대한 집착입니다. 카인은 자기 것을 바치는 것이 아까워 제물을 감사히 바치지 못했고 아벨은 자신이 가진 것 중 제일 좋은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쳐 하느님께 복을 받았습니다. 이에 카인은 아벨을 죽입니다.

사탄도 자신에게 절만 하면 세상의 부귀영화와 모든 권세를 주겠다고 합니다. 세상 모든 부귀와 영광이 바로 자신의 것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오직 주님만을 섬기라는 말이 있다.”라고 하시며 그를 물리칩니다. 세상에서 부귀와 영화를 얻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사탄에게 절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거부하였기 때문에 예수님은 세상의 권세 있는 이들에게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우리 또한 우리가 소유한 것을 이웃과 나누는데 아까워하고 계산하고 또 부족하다고 불만을 가지기도 합니다. 오직 예수님만 이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죄의 뿌리를 삼구(三仇), 즉 세 가지 원수, 세상.육신.마귀라고 합니다. 돈.성욕.교만이라고도 하는데, 예수님은 복음삼덕(福音三德)으로 교만은 순명으로, 성욕은 정결로, 돈은 가난으로 이기셨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사탄의 모든 유혹을 이겨내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복음삼덕으로 죄를 이길 수 있다고 선포하시는 것입니다.

 

시대의 살인마 유영철씨에게 어머님과 아내와 아들을 처참하게 살해당했던 고정원씨가 있습니다.

자살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살인자가 누구인지만이라도 알고 죽자는 마음으로 우연치 않게 찾아간 곳이 바로 성당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신자 분이 울고 앉아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그 분의 권유로 세례를 받습니다. 그리고 유영철이 잡혔고 그가 자신의 가족을 죽인 살인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용서하려고 애썼습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가끔 불쑥불쑥 분노가 쳐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처음에 한강에서 몇 번이나 떨어져 자살을 하려고 하기도 하고 아파트에서도 끊임없이 떨어지고 싶었는데 막상 그 사람을 용서하고 나니까 다시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미워할 때는 그리 죽고 싶더니 용서하니까 자신도 모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유영철을 용서한다는 편지도 쓰고 그를 만나려고도 했고 사형 폐지 운동까지 하고 있습니다.

유영철의 다른 피해자들은 미움으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온전한 생활을 하지 못하고 정신적 육체적 고통으로 병원 신세를 지는가하면 다른 가족들이 그 충격으로 자살까지 하였습니다. 그들이 용서하지 못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를 용서하는 고정원씨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의 딸도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들이야 어떻겠습니까? 사람들은 묻습니다.

“그 놈이 어떻게 용서가 됩니까?”

물론 가족을 죽인 사람을 인간의 힘으로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신앙의 힘으로 용서가 가능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불가능하다는 것, 고정원씨는 “왜 불가능하다고 하십니까? 가능합니다. 복음을 믿으십시오.”라고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것, 이것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분은 지금 사형폐지를 위해 노력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으니 용서를 해 보라고 권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마리아 고레띠는 11살의 나이에도 자신을 수십 차례나 칼로 찌른 사람을 용서하고 그와 함께 하늘나라에 있고 싶다고 마지막 말을 하고 죽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도 자신의 딸을 그렇게 죽인 사람을 용서하고 안아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딸의 시성식에 나란히 참석하였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아무리 해도 안 돼요.”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됩니다. 왜 안 된다고 하십니까? 된다니까요?”라고 복음을 선포해야합니다. 그렇게 복음 선포를 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처럼 혹은 고정원씨처럼 먼저 내 자신이 유혹을 이겨야 합니다. 그래야 “왜 안 된다고 하십니까, 되지 않습니까, 되지 않습니까?”라고 복음을 선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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