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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공적인 광야여정을 위한 삶 - 2.2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2-26 조회수478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2.26 사순 제1주일 창세9,8-15 1베드3,18-22 마르1,12-15

 

 

 

 

 

성공적인 광야여정을 위한 삶 

 

 

 

요즘 험하고 힘든 광야 같은 세상에

함께 살아가는 부부들을 보면 저절로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참 사랑스럽고 존경스럽습니다.

아무리 봐도 계속 눈길이 갑니다.

 

거창한 사랑이, 책임감이 아니라

이렇게 가장 가까이 있는 가정부터 충실히 꾸려가는

기본에 충실한 사랑이, 책임감이 제일입니다.

 

사실 이보다 중요한 일도 없습니다.

부부생활이든, 수도생활이든, 독신생활이든 힘든 광야인생

끝까지 충실히 살아내면 구원입니다.

잘 살고 못 살고는 차후 문제입니다.

하느님도 이런 이들을 고마워하십니다.

오늘은 성공적인 광야여정을 위한 삶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첫째, 광야여정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사십시오.

 

이래야 성공적인 광야여정의 삶입니다.

누구나 예외 없이 광야여정 중의 삶입니다.

오늘 복음의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신 예수님의 모습은

바로 사순 시기는 물론 우리 인생여정을 상징합니다.

 

광야 같은 사순시기를,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입춘은 지났다 하지만 요즘의 흐린 날씨에 썰렁한 회색 빛 환경은

말 그대로 광야 같은 느낌입니다.

성령께서는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셨다 합니다.

성령의 인도 하에 광야에서의 치열한 영적전투가 시작되었음을 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십일 동안 사탄의 유혹을 받으셨으니

우리의 광야여정 역시 그러합니다.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유혹을 받는 우리들인지요.

성령에 따른 삶일 때 유혹을 받아도 유혹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이래서 끊임없는 찬미기도가 제일입니다.

광야세상에서 형제들이 함께 바치는 찬미기도가

빛처럼 광야의 어둠을 환히 밝힙니다.

끊임없는 찬미기도가

성령 충만한 삶을 살게 하고 사탄의 유혹을 무력화시킵니다.

 

바로 복음의 다음 대목은 광야에서의 낙원을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또한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들짐승들과 공존과 조화의 평화요 천사들의 시중을 받음이 바로 낙원입니다.

낙원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사탄의 유혹이 끊이지 않는 우리 광야 여정의 삶 안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아침 찬미기도 시 두 시편 구절이 생각납니다.

 

‘주님의 모든 천사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영원히 주님을 찬송하고 찬미들 하라.’

 

‘하늘의 새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짐승과 가축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예수님 역시 광야에서의 사십일 여정 중에도

이처럼 천사들과 또 들짐승들과 함께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미하셨을 것입니다.

 

찬미와 더불어 성령 충만한 삶이요

온갖 피조물과 공존과 조화의 평화를 누리게 되니

바로 이게 예수님께서 체험하셨던 광야 안에 낙원입니다.

이 또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둘째, 깨달음을 추구하십시오.

 

주역에 궁즉통(窮卽通), 즉 ‘궁하면 통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 불경에 ‘백척간두 진일보(百尺竿頭 進一步)’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100척이나 되는 대나무 끝에 서서 앞으로 한발을 내딛어야

비로소 새로운 세계가 보인다는 말입니다.

절망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또한 일종의 하느님 체험입니다.

모두가 치열한 수행 후의 깨달음의 경지를 말해 줍니다.

스님들의 오도송 역시 이런 깨달음의 산물입니다.

 

이런 치열한 광야여정의 삶 없이는 깨달음의 은총도 없습니다.

깨달음은 결코 값싼 은총이 아닙니다.

결코 몇 미터가 아닌

백 여 미터 이상 파야 나오는 지하수의 이치와 똑같습니다.

 

저는 강론을 쓰면서도 이런 체험을 합니다.

때로 7-8시간 온갖 노력을 다했을 때 떠오르는 영감과 생각들을

강론으로 완성하고 미사를 드렸을 때는

정말 백척간두 진일보의

활짝 열린 내적 진경(眞景)을 체험할 때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40일간 광야체험 후 터져 나온 말씀이

흡사 고승의 오도송 같습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예수님의 설교의 요약이자,

믿는 우리가 평생, 특히 사순 시기에 화두로 삼아야 할 말씀입니다.

깨닫고 나면 바로 매일이 ‘때가 찬’ 오늘이요

지금 여기에 선물처럼 임재(臨在)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이에 대한 우리의 자발적 응답이

마음 활짝 연 회개에 복음을 믿는 것입니다.

 

복음의 내용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

‘하느님은 우리를 용서하신다.’

‘하느님은 우리를 그분의 생명을 나눠 갖도록 초대하신다.’

‘우리가 아무리 자주 그분의 초대를 거절해도

  그분은 계속하여 우리를 초대하신다.’

‘우리가 아무리 죄를 짓더라도 하느님은 기꺼이 우리를 용서하시려하신다.’

 

바로 이게 복음입니다.

회개로 활짝 마음을 열고 이런 복음을 믿을 때 광야는 낙원으로 변합니다.

‘영원한 생명’의 구원에 샘솟는 평화와 기쁨입니다.

 

 

 

 

 

셋째, 구원의 표징인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십시오.

 

예수님은 광야에서 40주야를 치열한 영적전투를 펼쳤지만

노아는 40주야 비가 퍼붓는 홍수 중에

방주에서 내적 치열한 영적전투를 펼쳤습니다.

아마 노아도 예수님처럼 하느님만 바라보며

성령의 인도에 자신을 맡겼을 것입니다.

40주야에 치열한 수행 후 깨달음의 눈이 활짝 열렸을 때

노아의 눈에 발견된 계약의 표징 무지개였습니다.

 

“내가 미래의 모든 세대를 위하여 세우는 계약의 표징은 이것이다.

  내가 무지개를 구름 사이에 둘 것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이 될 것이다.”

 

이 또한 하느님 자비의 표징입니다.

얼마나 은혜로운 자비의 표징인 무지개인지요.

땅의 사람들과 하늘의 하느님이 동시에 아래와 위에서 바라 볼 중간 지점에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는 흡사 하늘 길 같은 무지개입니다.

 

이를 보면서 사람들은 죄로 인해 멸망한 노아시대 사람들과

구원 받은 노아와 그 가족,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를 상기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계약의 표징인 무지개는

하느님 자비의 표징이자 회개의 표징이 됨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역시 무지개를 보며

한 없이 참고 기다리는 당신의 사랑을 계속 새로이 하실 것입니다.

 

노아의 계약의 표징인 무지개를 능가하는 표징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십자가 역시 예수님의 피로 맺는

새 계약의 상징이자 자비의 상징, 회개의 상징입니다.

사순시기가 끝남과 동시에

우리에게 무지개처럼 떠오르는 그리스도 수난의 십자가입니다.

부활의 영광을 잉태하고 있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사도 베드로의 고백처럼 우리를 하느님께 이끌어 주시려고,

의로우신 분께서 불의한 자들을 위하여 광야에서 고난을 겪으셨고

마침내 승리하셨습니다.

 

노아는 세례의 물로 구원 받은 우리를 상징합니다.

세례의 물로 구원 받은 우리에게 그분의 십자가는 구름 속의 무지개요,

그분의 피로 맺어진 계약의 상징입니다.

 

무지개와 십자가는 참으로 은혜로운 계약의 표징이자

하느님 자비의 표징, 회개의 표징입니다.

 

이런 표징이 우리를 하느님 자비로 이끌고 회개를 촉발케 합니다.

사순시기 광야여정 중 어렵고 힘들 때 마다

무지개 대신 주님의 십자가를 보며 위로와 힘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주님은 사순 1주일에

우리에게 성공적인 광야여정을 위한 삶을 알려 주셨습니다.

 

 

첫째, 광야여정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사십시오.

 

둘째, 깨달음을 추구하십시오.

 

셋째, 구원의 표징인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십시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은총과 힘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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