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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시다 - 3.3,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03 조회수398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3.3 사순 제1주간 토요일 신명26,16-19 마태5,43-48

 

 

 

 

 




하느님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시다

 

 

 

 

 



제 집무실 벽에는 렘브란트의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집에 돌아 온 탕자를 가슴에 안고 있는 자비하신 아버지의 그림입니다.


언젠가 면담성사를 본,

힘겹게 살아가는 어느 가장의 넋두리 같은 고백이 잊혀 지지 않습니다.

 


“제 쉴 곳은 저 아버지의 품뿐이 없는데…

  제가 저 아버지의 품이 되어야 하는데…”

 


즉시 공감하여 화답했습니다.

 


“맞습니다.

 우리가 쉴 곳은 아버지의 품뿐입니다.

 그래서 외로운 것입니다.

 아버지를 닮아 우리 또한 아버지의 품이 되는 것이 우리의 평생과제입니다.”

 



오늘은 ‘아버지’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아마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많을 것입니다.


지상의 아버지가 가리키는바 하늘에 계신 아버지입니다.

 


예전 홀로 자식을 훌륭히 키워낸 많은 어머니들이 생각납니다.

아버지 이야긴 없어도 어머니 이야긴 참 많습니다.


부전자전보다는 모전자전이 적절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석봉의 어머니, 율곡 선생의 어머니 신사임당,

맹모삼천의 일화를 지닌 맹자의 어머니, 성 아오스팅의 어머니 모니카,

예수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아버지의 존재는 참 미미해보입니다.

아비 없는 후레자식(본데없이 막되게 자라서 버릇이 없는 사람을 욕으로 이르는
말)이란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노심초사 자녀교육에 헌신했던 많은 홀어머니들도 생각납니다.

 


저 역시 육신의 아버지는 일찍 떠났어도

여전히 미사 때 마다 아버지라는 호칭을 얼마나 많이 부르는지 모릅니다.



예수님 역시 일찍이 지상의 요셉 양부가 세상을 떠나자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하늘 아버지가 자리 잡은 듯합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입니다.


지상의 아버지가 가리키는바 하늘에 계신 아버지입니다.

오늘 복음의 다음 두 구절이 새롭게 마음에 닿았습니다.

 


‘그래야 너희는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하느님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고 우리는 모두 형제들이라는 말입니다.



정작 이런 하늘 아버지를 모를 때

말 그대로 아비 없는 후레자식이 될 수 있습니다.

 


저절로 아버지의 자녀가 아니라

평생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아버지의 자녀입니다.


우리의 신원도 분명해집니다.

막연히 ‘사람답게’가 아니라 ‘아버지의 자녀답게’ 살 때

아버지의 자녀로서의 신원입니다.


바로 이게 우리 존엄성과 품위의 근거입니다.


인간 형제들에 대한 예의와 존중도 이런 신원의식에서 나옵니다.



아버지의 체면을 생각해서도 후레자식처럼 막, 함부로 살 수는 없습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바로 이게 아버지의 자녀가 되는 길입니다.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시는

대자대비하신 아버지를 닮아 차별 없는 공평무사한,

있는 그대로 판단 없이 받아드리는 아버지의 사랑을 닮아갈 때

비로소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우리가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아버지를 닮아 유유상종의 편파적인 사랑을 뛰어 넘으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완전은 완벽(perfection)이 아니라 온전함(wholeness)을 뜻합니다.

아버지를 닮아 자비로울수록 둥글둥글 원만하고 충만한 온전한 사람이요

이 또한 평생과제입니다.


하느님께는 영원한 오늘만 있을 뿐입니다.

주님은 모세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오늘 위의 복음 말씀을 실천할 것을 촉구하십니다.

 


“오늘 주 너희 하느님께서

  이 규정과 법규들을 실천하라고 너희에게 명령하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그것들을 명심하여 실천해야 한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아버지의 자녀답게 살며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십니다.

 


“행복하여라.

  온전한 길을 걷는 이들,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이들!

  행복하여라,

  그분의 법을 따르는 이들, 마음을 다하여 그분을 찾는 이들!”

(시편119,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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