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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4일 야곱의 우물- 마르9,2-10/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04 조회수335 추천수2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2엿새 뒤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다. 3그분의 옷은 이 세상 어떤 마전장이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 4그때에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5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6사실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제자들이 모두 겁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7그때에 구름이 일어 그들을 덮더니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8그 순간 그들이 둘러보자 더 이상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예수님만 그들 곁에 계셨다. 9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10그들은 이 말씀을 지켰다. 그러나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저희끼리 서로 물어보았다.
 
 
 
 
시작기도
오소서 성령님,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가 제 삶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게 하소서.

세밀한 독서(Lectio)
사순절 둘째 주일인 오늘, 우리는 높은 산 위에 올라간 세 제자 앞에서 변모하시는 예수님에 대해 묵상하게 됩니다. 이 사건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첫 번째로 예고하신 일(마르 8,31­33) 뒤에 일어납니다. 예수님의 수난 예고는 제자들을 깊은 위기에 빠지게 하는데 특히 가장 큰 혼란에 빠진 사람은 베드로입니다. 오늘 복음의 내용은 제자들 앞에서 일어난 예수님의 변모(9,2­4), 변모 앞에서 베드로가 보이는 반응(9,5­6), 변모의 의미를 설명하는 하늘의 말씀(9,7­8), 본 것에 대해 비밀을 지키는 것(9,9­10)으로 되어 있습니다.
예수님 변모의 이야기는 ‘엿새 뒤에’라는 시간 묘사로 시작됩니다.


5절에서 베드로가 초막을 지어드리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이 ‘엿새’는 이스라엘이 하느님이 주신 율법의 선물과 40년 동안 사막에서 지냈던 과거를 기념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장막에서 지내던 장막절 축제와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여러 제자들 중에서 베드로, 야고보, 요한만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십니다.(2절) 이들은 예수님이 공생활을 처음 시작하실 때 거의 같은 시기에 부르심을 받은 첫 제자 그룹으로 모두 가난한 어부들입니다. 예수님이 겟세마니에서 공포와 번민으로 피땀을 흘리며 기도할 때도 이 세 제자는 그분 곁에 있었습니다.(14,33)


예수님은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시는데 옷이 눈부시게 빛났다고 전합니다.(9,2­3) 아마도 기도 중에 하느님과 말씀을 나누다가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 것입니다.(루카 9,29) 예수님의 빛나는 옷은 모세가 시나이 산 위에서 하느님을 만나 율법을 받을 때 얼굴의 살갗이 빛나던 장면을 연상시킵니다.(탈출 34,29­35) 변모하신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는 엘리야와 모세는 모두 하느님의 산인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을 만나 직접 대화를 나누는 축복받은 사람들인데(탈출 19,3­4; 1열왕 19,9­13) 그들은 예수님이 완성할 율법(모세)과 예언서(엘리야)를 의인화한 인물들입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마태 5,17) 나아가 그들은 새로운 메시아 시대의 도래를 상징하는 인물들이기도 합니다.(말라 3,22­24)


예수님과 엘리야와 모세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본 베드로의 감격에 찬 반응에 대해 하늘에서 울리는 목소리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새로운 방식으로 율법과 예언서를 완성하시는 예수님의 말을 들으라고 권고합니다.(마르 9,7) 그 소리 후 예수님 혼자만 남는데 그분은 완벽하고 결정적인 법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세 제자들한테 당신이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명령하십니다. 이것은 마르코복음 전체에서 줄곧 강조되는 예수님의 정체에 대한 함구령과 관계됩니다. 예수님은 마귀들(1,25.34; 3,12), 그분이 치유한 사람들(1,44; 5,43; 7,36; 8,26), 심지어는 사도들(8,30)한테도 침묵을 명하십니다. 당시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메시아는 그분 자신의 이상과 크게 대조되었기 때문에 최소한 이스라엘 땅 안에서 그분은 조심해야 했습니다. 그분의 사명에 대해 잘못되고 위험한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은 부활을 통해 결정적으로 영광 안에 들어가기 전 고통 당하고 죽어야 하는 ‘종’으로서의 메시아이기 때문입니다.


마르코가 복음서를 쓰던 70년대에 십자가는 유다인한테 예수를 메시아로 받아들이는 데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초대 그리스도인은 십자가가 걸림돌도 어리석음도 아니고 하느님의 힘과 지혜가 드러나는 장소라는 것을 사람들한테 이해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했습니다.(1코린 1,22­31) 70년대에 단지 예수님의 십자가만 문제시되었던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많은 그리스도인이 박해 상황에서 십자가 위에서 죽어갔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이 고통을 거쳐 영광에 이르는 메시아라는 것을 가르치는데 이것은 예수님의 이야기이자 초대 그리스도인들의 이야기 그리고 십자가를 거쳐 영광에 들어간다는 것을 믿기 어려워하는 우리 자신을 돕는 이야기입니다.

묵상(Meditatio)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르 9,7) 주님, 제가 어떻게 이 지상에 살면서 당신처럼 빛나게 변화되는 체험을 할 수 있습니까? 오직 충실하게 당신이 날마다 제게 들려주시는 말씀에 귀 기울이는 것, 이것이 제가 날마다 겪는 온갖 종류의 체험들, 특히 고통과 쓰라림의 체험을 거쳐 영광에 이르는 힘의 원천이 됩니다. “당신 말씀이 저를 살리신다는 것 이것이 고통 가운데 제 위로입니다.”(시편 119,50)

기도(Oratio)
나는 주님 앞에서 걸어가리라, 산 이들의 땅에서.(시편 116,9)

 

임숙희(영성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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