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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얼굴, 하느님의 얼굴 - 3.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05 조회수467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2.3.5 사순 제2주간 월요일 다니9,4ㄴ-10 루카6,36-38

 

 

 

 

 




내 얼굴, 하느님의 얼굴

 

 

 

 

 



아버지를 닮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 갈수록

내 얼굴은 하느님의 얼굴이 됩니다.

나이 40이 넘으면 제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면은 저절로 얼굴로 들어나기 마련입니다.

 


얼굴 잘 생기고 못 생기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마음의 얼굴이 고우면 저절로 내면의 아름다움이 배어나오는 얼굴입니다.


영세 받은 후, 또 수도생활이 깊어감에 따라 간혹 이런 얼굴들을 봅니다.

 

내면의 얼굴은 외면의 얼굴로 들어나기 때문입니다.


제 얼굴을 잃고 사는 이들이 참 많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 안에서 내 얼굴을 찾는 시간입니다.

 

 


참 소중한 내 얼굴입니다.

하여 얼굴에 대한 반응은 누구나 민감합니다.

범죄로 인해 체포됐을 때 본능적으로 가리는 게 얼굴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얼굴에 관한 구절이 두 번 나옵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의로우십니다.

  그러나 저희는 오늘 이처럼 얼굴에 부끄러움만 가득합니다.

  …주님, 저희의 임금들과 고관들과 조상들을 비롯하여

  저희는 모두 얼굴에 부끄러움만 가득합니다.

  저희가 당신께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주 저희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고 용서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공동번역에는 ‘얼굴을 들 수 없다’라 표현되고 있습니다.

죄 없어 얼굴 들어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늘 활짝 마음 열고 살라고 눈 들면 언제나 높고 넓고 깊은 하늘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상징하는 하늘입니다.

 

 



사람만큼 문제덩어리도 없습니다.

천사와 악마를 비롯하여 온갖 동물들이 다 들어있는 사람입니다.

하여 윤회에서 전생이나 내세에 특정한 동물과도 연관 짓기도 하고

사람마다 띠가 있어 동물과 관련짓기도 합니다.

 


조폭들이 몸에 하는 문신 역시 예사롭지 않습니다.

몸 전체 부위가 문신의 대상이며

습지를 좋아하는 거북이는 겨드랑이에 문신한다 합니다.


사실 인간보다 더 잔인하고 예측 불가능한 동물도 없습니다.

인류의 고문사(拷問史)만 봐도 단박에 들어납니다.

폭력성, 잔인성, 공격성 등 끊임없이 일어나는 내외적 전쟁입니다.


하여 제 얼굴을 잃고 괴물이 되어가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느님을 닮은 제 얼굴을 찾는 게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종파를 초월하여 모든 인류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평생 숙제입니다.

모두가 하늘 아버지의 자녀라는 사실이 충격적 놀라움입니다.


이 아버지를 닮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 갈 때 본연의 내 얼굴입니다.

현재 과연 내 마음의 얼굴은 몇% 아버지의 얼굴을 닮았을까요?


끊임없이 아버지의 자비로운 얼굴을 닮아가는 것

바로 이게 우리의 평생과제입니다.

 


“남을 심판하지 마라.

  남을 단죄하지 마라.

  용서하여라.

  주어라.”

 


바로 이게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구체적 수행입니다.

심판하지 않을 때 심판 받지 않습니다.

단죄하지 않을 때 단죄 받지 않습니다.

용서할 때 용서받습니다.

줄 때 받습니다.

 



몰라서 판단이지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 때 절대 심판도 단죄도 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모두가 다 옳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다 그만의 사연이 있고 까닭이 있습니다.



빛과 어둠, 장점과 단점, 은총과 죄가 얼룩져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애당초 심판도 단죄도 불가능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인정하고 긍정하는 것,

그리고 한없이 기다리며 바라보고 지켜보는 자비만이 유일한 답입니다.


이런 자비뿐이 답이 없습니다.

 

하느님은 끊임없이 자비를 베푸시는 분, 용서하시고 주시는 분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깨달아 갈 때

비로소 자발적 자비의 실천에 자비로운 사람입니다.

 



자비엔 왕도가 없습니다.

사랑에는 늘 초보자인 우리들입니다.

사랑 역시 노력의 수행입니다.

 



매일 새롭게 시작하는 사랑입니다.

날마다, 매순간 닫힌 마음을 활짝 열어

이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노력을 다하는 사랑일 때

하느님의 얼굴을 닮아가는 내 얼굴입니다.

 



주님은 마음을 다해 찬미와 감사의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당신 얼굴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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