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부자라서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07 조회수756 추천수14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사순 제2주간 목요일 - 부자라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라는 영화를 아실 것입니다.

독일군 점령지인 폴란드의 크라코프. 기회주의자인 오스카 쉰들러(Oskar Schindler: 리암니슨 분)는 폴란드계 유태인이 경영하는 그릇 공장을 인수하러 도착합니다. 그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나찌 당원이 되어 SS요원들에게 여자, 술, 담배 등을 뇌물로 바치며 갖은 수단을 동원하게 됩니다. 인건비 한 푼 안들이고 유태인을 이용하면서 한편으로는 유태인 회계사인 스턴(Itzhak Stern: 벤 킹슬리 분)과 가까워지게 됩니다. 스턴은 쉰들러의 이기주의와 양심을 흔들어 놓게 됩니다. 쉰들러도 자신의 눈을 통해 나치의 살인 행위들을 직시하게 됩니다.

그러한 쉰들러의 현실 직시는 마침내 그의 양심을 움직이고 유태인을 강제 노동 수용소로부터 구해내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들을 어떻게 구해낼 것인가 였는데 노동수용소 장교에게 뇌물을 주고 구해내기로 계획을 잡습니다. 그리고는 그들을 독일군 점령지인 크라코프로부터 탈출시켜 쉰들러의 고향으로 옮길 계획을 하고, 스턴과 함께 유태인 명단을 만들게 됩니다. 그러한 모든 계획은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마침내 1,100명의 유태인을 폴란드로부터 구해내게 됩니다.

쉰들러는 자신의 재산을 바쳐 그렇게 많은 유태인들의 생명을 구해냈지만 결국 죽을 때까지 사업 실패만 하다 돈도 제대로 만져보지 못하고 죽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살았던 많은 유태인의 후손들이 아직도 그의 무덤에 찾아와 꽃을 놓으며 감사의 표시를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유태인들을 빼내어 자신의 고향으로 데려갈 때 그들을 보면서 자신의 차와 시계와 반지들을 팔았으면 수십 명은 더 살렸을 것이라고 후회하는 장면입니다. 이미 자신의 재산을 모두 바쳤지만 완전히 바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거지 라자로가 천국 들어간 이유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가 착한 일을 한 것도 없고, 예수님을 믿었다는 내용도 없습니다. 그저 거지로 불쌍하게 산 것 밖에는 없습니다.

부자가 지옥 간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특별히 무엇을 잘못 해서 지옥에 갔는지는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지옥에 가서까지 형제들이 지옥에 오지 않게 하기위해 라자로를 다시 부활시켜달라고까지 청하는 어쩌면 착한 사람입니다.

라자로와 부자가 왜 천국에 가고 지옥에 갔는지는 우리가 추측해보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우선 예수님께서 비유말씀을 하시는 대상은 바리사이파 사람들, 즉 돈만 아는 부자들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과 재물, 두 주인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하셨을 때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비웃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말씀해주신 것입니다.

라자로는 거지에다 종기투성이였고 개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았습니다. 우리는 이 정도 되면 구약의 ‘욥’을 떠올려야합니다. 욥은 매우 부자였지만 모든 것을 다 잃고 거지가 되었습니다. 하느님을 그만큼 섬기는 사람이 없었지만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축복을 거두시고 고통을 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욥은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고 “벌거벗고 세상에 태어난 몸, 알몸으로 돌아가리라. 야훼께서 주셨던 것, 야훼께서 도로 가져가시니 다만 야훼의 이름을 찬양할지라.” 라고 주님을 찬미합니다.

욥은 발밑에서 머리끝까지 종기가 돋아나서 토기조각으로 몸을 긁어야 했습니다. 그의 아내는 하느님을 욕하라고 하지만 욥은 “당신조차 미련한 여인처럼 말하다니!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았는데 나쁜 것이라고 하여 어찌 거절할 수 있단 말이오?” 라고 대답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라자로가 하느님나라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비록 이유 없이 내려진 고통들이라고 하더라도 다 하느님의 깊은 뜻이 있으려니 하며 ‘불평하지 않은 것’입니다.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 부자도 원망하지 않고 떨어지는 부스러기나 먹으며 살았습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 생길 때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는 사람이 진정한 믿음을 지닌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부자는 왜 지옥에 가게 되었을까요?

부자는 거지 라자로가 자신의 집 앞에 뻔히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음식을 주지 않아 떨어지는 음식만 먹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도 모두 하느님 것임을 잊고 산 것이기 때문에 죄가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부자로 만들어주셨다면 그 돈을 하느님 뜻에 따라 쓸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끼게 되는 것이고 결국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니 자신이 돈의 주님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세상에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즉, 가진 것을 나누지 않은 것 자체가 죄란 뜻입니다. 즉 부자가 지옥 간 이유는 그냥 ‘부자라서’입니다.

쉰들러는 자신의 재산으로 많은 유태인들을 살립니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반지나 시계 등을 팔았다면 몇 명은 더 살렸을 것이라며 크게 후회를 합니다. 아마도 마지막 순간에는 우리가 남겨놓고 가는 재산들이 우리의 죄를 가중시키는 것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예전에 ‘W’라는 TV 프로에서 아프리카 어느 곳의 물이 오염되어 동물들의 변과 죽은 동물들이 썩어가는 웅덩이의 물을 마시고 많은 사람들이 기생충에 의해 사망하거나 병이 들어 고생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어떤 분이 그런 곳의 6인 가족이 한 달 동안 마실 물을 정수할 수 있는 정수약은 한 달에 3000원이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전 세계 기아 인구 8억 5천만 명, 기아로 하루 10만 명 사망, 오염된 식수를 마시는 인구 11억 명, 5살 전에 굶어 죽는 어린이 한해 6백만 명, 어린이가 아닌 노동자로 사는 아이들 2억 5천만 명, 30초마다 말라리아로 어린이 한 명 사망, 500원은 방글라데시 어린이의 한 끼, 아프리카 한 가족의 하루 식사, 1명의 아프리카 어린이를 살리는 말라리아 예방 주사, 아프리카 어린이의 6명의 실명을 막을 수 있는 돈, 그리고 1,500원은 케냐 어린이 한 명의 한 달 학비. 지금, 누군가에게 기적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바로 우리 옆에 있는 라자로입니다.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 가진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인생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이웃을 위해 소진해가는 여정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피 한 방울까지 우리의 목마름을 위해 소진하셨고 그 덕에 우리는 생명의 빵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을 이웃을 위해 소진해갑니까, 아니면 미래를 걱정하며 재산을 불려갑니까? 우리는 부자가 되며 살아가고 있는지 거지 라자로가 되기 위해 버려가며 살고 있는지 항상 자신을 살펴보아야합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