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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난한 라자로 - 3.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08 조회수431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3.8 사순 제2주간 목요일 예레17,5-10 루카16,19-31

 

 

 

 

 




가난한 라자로

 

 

 

 

 


오늘은 ‘가난한 라자로’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하느님이 도와주신다.’라는 라자로의 이름 뜻이 참 은혜롭습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도움을 받고 사는 가난한 라자로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내가 가난한 라자로임을 깨닫게 되고 가난한 라자로의 이웃을 발견합니다.

 


소유가 존재를 결정하는 자본주의 세상 같습니다.

빈부의 큰 구렁이 이를 입증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얼마나 많이 지녔느냐의 소유를 보시는 게 아니라

어떤 사람이냐의 존재를 보십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화답송 후렴처럼 주님을 신뢰할 때

투명하게 들어나는 가난한 라자로의 존재입니다.

 


반대로 “불행하여라. 돈을 신뢰하는 사람!”으로 바꿔도 그대로 통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복음의 부자의 정체가 확연히 들어납니다.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회개의 삶’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어떤 부자의 삶입니다.


이런 부자는 진정 행복할까요.

소유 속에 묻혀 살다 보니 자기가 실종되어 이름도 없습니다.

원래 들어나기를 꺼려 익명 속에 머물고 싶어 하는 부자들입니다.

재물을 지켜야 하기에 늘 불안과 두려움이 저변에 깔려있습니다.


행복한 것 같으나 실상 불행한 자요,

지혜로운 자 같으나 어리석기 짝이 없고,

부자인 것 같으나 내면은 참 얕고 가벼운 빈자입니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 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그의 마음이 주님에게서 떠나 있다.

  그는 사막의 덤불과 같아, 좋은 일이 찾아드는 것도 보지 못하리라.”

 


꼭 복음에서 부자의 내면의 묘사 같고 사후 확연히 입증됩니다.

'사람은 섬이 아니다(No man is an island)'란 말이 생각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의 이름도 없는 어떤 부자는 꼭 고립 단절된 섬 같습니다.

 

철통같은 자기애와 이웃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으로

자기 안에 갇힌 수인의 모습이요 바로 이게 지옥입니다.


이래서 부자가 천국 가기는 참 힘듭니다.

기도를 통해 위로 하느님께 열려야 하고

자선의 나눔을 통해 옆으로 라자로에게 열렸어야 하는 데

위로 좌우사방으로 완전히 닫혔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만물보다 더 교활하여 치유될 가망이 없으니,

  누가 그 마음을 알리오?

  내가 바로 마음을 살피고 속을 떠보는 주님이다.

  나는 사람마다 제 길에 따라, 제 행실의 결과에 따라 갚는다.”

 


이게 바로 사람이요 이래서 끊임없는 회개가 필수입니다.

구원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언제나 가까이 있습니다.

회개의 표징도, 구원의 표징도 바로 가까이 있습니다.

 


여기서 회개하지 못하면 언제 회개하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바로 가까이 있는 가난한 라자로가 회개의 표징, 구원의 표징입니다.


회개로 눈만 열리면 위로 하느님이요 옆으로 가난한 라자로들입니다.

 


강정마을의 구럼비도, 비정규직의 가난한 이들도,

1%의 부자에

99%의 곳곳에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 모두가 상징하는바 가난한 라자로요

날로 부자들과 빈자들의 구렁은 점점 커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우리 아버지의 집인 수도원 역시

영육으로 가난한 라자로들이 끊임없이 찾습니다.

 


도덕성을 상실한 채

무분별하게 세력을 확장해가는 부자들의 모습을 보면

꼭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끊임없는 회개와 나눔만이

우리 내면의 바오밥나무의 세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영적으로 물질적으로 나누는 게 회개요 사랑입니다.

나눔을 통해 메워 지는 너와 나 사이의 단절의 큰 구렁입니다.

 


우리 수도공동체는 공동소유에 밥을, 일을, 기도를 함께 나눔으로

서로 간 단절의 큰 구렁이 없습니다.

 



깨닫고 나면 우리 모두가 가난한 라자로입니다.

가난하나 주님을 신뢰함으로 부요하고 행복한 라자로입니다.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도다.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워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도 걱정 없이 열매를 맺는다.”

 


바로 이게 가난한 라자로의 내적 현실입니다.

하느님께 뿌리내린 소유가 아닌 존재 자체로 부자요 행복한 라자로입니다.

 


복음의 어떤 부자와는 달리 우리 주님은 참 좋은 부자입니다.



매일의 미사를 통해 참 좋은 부자이신 주님은

가난한 라자로들인 우리 모두를

당신 말씀과 성체의 양식으로 부요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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