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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3주일/이 초라한 육신의 장막이 허물어지는 날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09 조회수352 추천수5 반대(0) 신고

사순 제3주일 /요한 2,13-­22


“<이 초라한 육신의 장막이 허물어지는 날>”

한 사람의 힘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정결 법에 따라 거룩한 돈인 옛 히브리 화폐로 성전 세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환전이 필요했고, ‘이방인의 뜰’ 앞에서 바꾸어 주니 성전의 거룩함을 훼손 하지도 않았다. 상인들 역시 멀리서 온 순례자들이 제물로 바칠 동물을 구하는 수고를 덜어 주었다. 성전의 고상한 사제단이나 상인들이나 순례자 모두에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었다.

예수께서 상인들을 쫓아내시고 환전상의 탁자를 엎어 버리셨다고 해서 그런 일이 없어졌을까? 이 일은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나고, 그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행실을 고치지 않았다. 결국 로마의 침공으로 성전이 없어지고 나서야 끝이 났다.

예수께서는 성전을 내 아버지의 집으로 여기셨기 때문에 그대로 놓아둘 수 없으셨다. 아버지의 뜻대로 모든 것을 되돌려 놓으셔야 했다. 그러나 이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것이었다. 결국 이 일로 제거된 것은 성전 상인들이 아니라 예수님이었다.

하지만 그 일은 실패로 끝나지 않았다. 오늘날 셀 수 없이 많은 새로운 이스라엘 백성과 성전이 전 세계 곳곳에 퍼져 있다. 그분 혼자서 시작하신 일이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영화 <파워 오브 원>에서도 그랬듯이, 세상을 바꾸어 놓는 일은 늘 한 사람으로 시작된다.

예수님은 당신 몸을 성전에 비유하신다. 우리의 몸도 하느님의 성령을 모시는 성전이라면, 이 속에 은근 슬쩍 잡상인들이 끼어 들지나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다. 그것들을 몰아내는 일 역시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일이 될지도 모른다. 모두가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 하고 슬그머니 주저앉을 수도 있다.

성전이란 눈에 보이는 건물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세례를 통해 하느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난 우리 자신을 의미한다. 이러한 하느님 성전인 우리들의 모습을 잘 건축하고, 아름답게 장식하며, 보존해 나가야 한다. 이미 건축된 성전에도 시간이 갈수록 보수가 필요하듯이, 하느님 성전인 우리들 역시 보수가 필요하다. 현재 나 자신의 모습이 하느님 성전으로서 튼튼한지 진단을 해 보아야 하겠다.

말씀 : 김 광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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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 말씀처럼 내가 정말 주님의 성전인지 생각해 볼 때가 많다. 주님은 당신을 성전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셨고, 내 안에도 주님께서 살아 계시니 나를 성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의 성전인지 생각해보면 악취가 심하고, 더럽고, 추한 모습의 성전이라는 생각이 들어간다. 환전상도 있고, 소리 지르는 장사꾼도 있고, 비둘기 장사도 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흥정하는 사람들이 악마굴이(개구리의 일종)떼처럼 소리 지르며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거짓과 위선과 허식과 허례가 판치는 그런 성전이다.

그래서 주님께서 오셔서 회초리를 들으시고, 좌판을 둘러엎으시며, 다시 정화를 해 주셔야 하는 성전이다. 사치의 극성에 순수함을 잃어버린 추한 성전이 바로 나의 모습이고, 그 더러움을 주님께서는 손수 다시 닦아 주셔야 하는 성전이다.

옛날에 한 숲이 있었는데, 낮에는 새들이 노래하고 밤에는 벌레들이 울었다. 나무들이 무성하고 꽃들도 만발하고 온갖 생물들이 자유롭게 떠돌아다녔다. 그리고 거기 들어서는 사람은 누구나 자연의 침묵과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사시는 하느님의 집인 저 고독에로 인도되었다. 그러다가 정신 나간 시대가 되자 사람들은 수십 미터 높이의 건물들을 짓는가 하면 한 달 만에 강과 숲과 산들을 망가뜨릴 수도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숲의 나무와 숲 흙 밑에 파묻혀 있던 돌들로 예배의 집들을 세우기 시작하였다. 뾰족한 탑, 첨탑, 회교 사원의 첨탑이 하늘을 찔렀고, 대기는 종소리와 기도와 성가 그리고 훈계로 가득 찼다.



오늘의 기도

세상에서 사는 동안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썩는 것과 썩지 않는 것을
구분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다시 한 번 저를 돌아보며 영원토록 있는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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