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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11 조회수854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3월 11일 사순 제3주일




“Take these out of here,
and stop making my Father’s house a marketplace.”
(Jn.2,16)


제1독서 탈출기 20,1-17
제2독서 1코린 1,22-25
복음 요한 2,13-25

어제는 무척 바쁜 날이었습니다. 점심때에는 서울의 모 본당에서 혼배미사가 있었고, 저녁에는 서울의 모 본당에서 사순특강이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저는 떠나기 전, 지도를 보면서 두 본당의 거리를 살펴보았습니다. 13Km가 채 되지 않더군요. 이 정도면 1시에 혼배미사를 한 뒤, 저녁 8시 강의 전까지 자전거를 타고 이 주변 일대를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자전거 탈 생각으로 새벽에는 자전거를 타지 않고, 제 차에 자전거를 싣고 떠났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미리 말하면, 자전거를 타지 못했습니다.

혼배 미사를 마치고 식사를 한 뒤, 강의할 성당으로 가는데 너무나 막히는 것입니다. 지도상으로는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를 자그마치 1시간 넘게 가야만 했습니다. 또한 길을 잘못 들어서 엉뚱한 곳에 가는 일도 생겼습니다. 결국 너무 늦게 강의할 성당에 도착했고, 자전거 타기에는 너무나 늦은 시간이 되고 만 것입니다.

제 뜻대로 되지 않으니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막히는 교통 상황이 불만이었고, 내비게이션을 제대로 보지 못한 제 자신에 대해서도 한심함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보니 문득 주님께서도 당신 뜻대로 되지 않아 화가 나시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하찮은 것도 제 뜻대로 되지 않으면 기분이 좋지 않은데, 인간들을 위해 만들어주신 거룩한 성전이 오히려 인간을 등쳐먹는 세속적인 성전이 되어 있으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까요? 그래서 평생 사랑을 말씀하시고 사랑을 몸으로 직접 보여 주셨던 분이 난생 처음으로 폭력을 휘두르십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전은 필요 없으니 당장 허물어 버리라고 하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 각자 역시 성령께서 머무시는 성전입니다. 따라서 우리 각자는 거룩한 성전이, 사랑이 가득한 성전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거룩해야 할 성전이 세속적이기만 하고 또 사랑이 가득해야 할 성전이 미움이 가득하다면, 아마 예수님께서는 이번에도 채찍을 휘두르시지 않을까요? 이러한 성전은 필요 없다고 하시면서 말이지요.

사람들이 가장 좋은 것으로 인정하는 것은 부귀와 명성과 쾌락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세 가지에 대해서만 너무나 열중시키기 때문에 다른 좋은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그 결과 주님께서 원하시는 거룩한 성전이 되어야 할 내 자신을 잘못된 길로 이끌고 있는 것이지요.

이 사순시기, 더욱 더 내 자신을 거룩한 성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길을 쫓아갈 때, 우리 자신은 거룩한 성전이 되어 주님과 언제나 함께 하게 될 것입니다.

 

진정한 분노는 어리석은 웃음보다 훨씬 아름답다. 진실된 것은 무엇이든지 아름답다.(라즈니쉬)


인형도 기도합니다.



한 방 문화

영국의 경제 주간지에서 한국의 교육제도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고 하지요. 즉, ‘Exam in South Korea: The one-shot society’(한방으로 결판나는 사회)라는 제목으로, 단 한 번의 시험에 의해 인생의 성패가 결정되는 한국 사회에 큰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었습니다.

남의 나라 일에 왜 신경 쓰냐고 말할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이 한방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단 한 번의 결과로 미래가 결정된다면 그것처럼 허무한 것이 어디 있을까요?

계속된 노력을 통해 조금씩 변화되는 우리들의 모습이 중요한 것이지, 복권에 당첨되면 모든 것이 끝이라는 듯 한 한 방 문화는 정말로 없어져야 할 우리들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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