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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은 기도하면 다 들어주실까?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15 조회수708 추천수3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세상 속 신앙 읽기
송용민 지음

2. 세상 속 하느님
하느님은 기도하면 다 들어주실까?

하느님은 우리가 기도하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실까? 정 답은 아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우리 기도를 다 들어주지 않 으신다면 심통이 날만도 하지만, 사실 정반대다. 하느님은 우리 기도를 들어주시되 우리 방식이 아닌, 당신의 방식으로 들어주 신다. 솔직히 내가 기도하면서 바라는 것이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인지는 스스로에게 물을 일이다. 교회 역사를 볼아보면 저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전쟁을 하 고, 승전을 위해 기도한 예가 많다. 그런데 하느님은 과연 어느 편을 들어주실까? 지난번 월드컵 경기 전에 동방교회 신부님들 이 우리나라 대표팀과 경기를 하게 될 그리스 축구 대표들을 축복하는 모습을 봤다. 솔직히 승리를 염원하는 그리스 국민이 나 우리 국민 모두의 간절한 기도 중에 하느님은 우리 '기도발' 에 더 기우신 걸까? 친구와 실컷 싸우고 나서 기도한답시고 정 의로우신 하느님을 찾고, 그 친구가 혼이 좀 나기를 기도한다면 하느님은 들어주실까? 하긴 로또 열풍 속에서 모두가 간절히 '인생 대박'을 원하지만, 그 대박 기도를 다 들어 주신다면 아마 로또 1등도 1000원밖에 하지 않을 테니그것도 말이 안 된다. 내 생각에 가장 간절하게 기도하게 될 때는 우리가 고통과 역 경에 처했을 때다. 혼자 힘으로는 현실을 이겨낼 수 없을 때 우 리는 하느님을 찾는다. 물론 하느님은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들 으신다. 하지만 다 들어 주시는 것은 아니다. 기도는 내가 원하 는 것을 청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내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우리가 청하 는 것이 늘 우리 영혼에 유익한 것은 아님을 아신다. 그리고 하 느님은 공평하시기 때문에 한쪽 편을 드는 일은 없으시다. 단 지 사람들이 하느님을 자신에게 유리한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 일 뿐이다. 이런 하느님이 내 기도를 들어 주시지 않는다고 등을 돌리는 탓에 기도는 그분과 이루어지는 영혼의 속삭임이기 이전에 교 회가 신자인 내게 넘겨준 '의무'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신자라 면'이란 의무감으로 바치는 기도에 신명날 리는 없다. 의무로 바쳐야 하는 아침저녁 기도가 즐거울 수 없고, 기도모임이 반가 울 리 없다. 때로 주일미사에 참여하는 것이 기도생활의 전부라 고 여기기도 한다. 그래서 가톨릭 신자들은 고해성사를 볼 때면 주일미사에 참례하지 못한 일과 기도생활을 성실히 하지 못했 다는 것을 가장 큰 죄로 여기기도 한다. 기도가 부담스러운 또 다른 이유는 가톨릭 신자들이 기도서 에 수록된 기도문을 읽는 형태로 기도를 바쳐온 탓이다. 그래서 기도한다고 하면 정해진 분량의 기도문을 읽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덕에 신자들 기도하기 힘들어 한다.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어쩌다 가정방문이나 병자방문을 하더라도 마음을 담은 자유기도를 바치는 것을 두려워한다. 손사래를 치면서 '나 기도할 줄 몰라요.'를 외치는 것이 겸손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 각엔 그건 기도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친하게 지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기도서에 담긴 멋진 문구들을 뜻도 모 르고 줄줄 읽는 것보다 진심으로 상대를 위해 몇 마디 마음을 담은 기도가 더 진실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기도는 영혼의 숨결이라고 한다. 친구에게 하소연하듯 하느 님과 인격적 대화를 나누는 것이기도 하다. 신자라면 기도가 삶 이고, 삶이 기도여야 한다. 친구에게 속상한 이야기를 전화기에 대고 실컨 떠들다가 제풀에 꺾이면 친구의 작은 조언이 들리기 시작하는 것과 비슷한 체험이다. 내 하소연으로 끝내는 것이 아 니라 그분이 내게 하시는 말씀을 듣는 것이 기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도하는 사람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원 하시는 것을 찾는다. 예수님의 기도처럼 '제 뜻대로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를 청한다. 기도 체험은 신비스럽기도 하다. 우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 들은 대개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신비스럽게도 진심으 로 하느님께 속내를 드러내면 그분은 내 청을 그대로 들어 주지 는 않을지라도 내 마음을 변화시켜주신다. 나를 고통스럽게 하 는 일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을 변화시키지 않으시고 내 생각과 내 의지를 움직여 주신다. 사람들이 훗날 하느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 주셨다는 고백은 대부분 이런 경우다. 이것이 '은 총 체험'이란 것이다. 내가 세상과 사람들을 볼 수 있도록 내가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도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성 호를 긋고 짧은 감사기도를 바치는 사람, 저녁 잠자리에 들기전 에 하루를 반성하고 짧은 성호경을 바칠 줄 아는 사람, 식사 전 후에, 즁요한 일을 하기 전에, 사람을 만나기 전에, 버스 안에서, 책상 앞에서, 거리를 걸을 때조차도 마치 친구에게 속삭이듯 하 느님께 화살기도를 바칠 줄 아는 사람은 아름답다. 내 청원기도를 하느님이 잘 들어 주지 않으신다고 투덜대거 나 실망하고 좌절할 필요가 없다. 만일 그렇다면 내 청원이 이 루어질 때가 아직 되지 않았거나, 내 청원이 순수하지 않거나 또는 내 기도보다 더 간절한 기도를 하느님께서 듣고 계시기 때 문이라고 생각하자.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하느님께 청하기 이전에 내 마음에 하느님을 담는 일이다. 우리가 세상에서 궁극 적으로 바라는 것은 천국에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천국이 온 통 하느님으로 가득 찬 삶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기도는 지금의 삶이 하느님으로 가득 찬 천국을 미리 맛보는 것일 게다. 기도할 시간이 없다고 투덜대기 이전에 하느님이 내 삶의 중 심에 계신지 먼저 반성해볼 일이다. 역경에 처했을 때 내 삶을 한탄하기보다는 하느님이 우리와 친해지고 싶어하신다는 초대 로 여기는 것이 신자로서 더 멋진 태도가 아닐까 싶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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