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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20일 야곱의 우물- 요한5,1-16 묵상/ 두 발은 땅에 그러나 마음은 하늘로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20 조회수446 추천수5 반대(0) 신고
두 발은 땅에 그러나 마음은 하늘로

1그 뒤에 유다인들의 축제 때가 되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2예루살렘의 ‘양 문’ 곁에는 히브리 말로 벳자타라고 불리는 못이 있었다. 그 못에는 주랑이 다섯 채 딸렸는데, 3그 안에는 눈먼 이, 다리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 비틀어진 이 같은 병자들이 많이 누워 있었다. (4)5거기에는 서른여덟 해나 앓는 사람도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가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또 이미 오래 그렇게 지낸다는 것을 아시고는, “건강해지고 싶으냐?” 하고 그에게 물으셨다. 6그 병자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선생님,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는 동안에 다른 이가 저보다 먼저 내려갑니다.”

7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8그러자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갔다. 9그날은 안식일이었다. 10그래서 유다인들이 병이 나은 그 사람에게, “오늘은 안식일이오. 들것을 들고 다니는 것은 합당하지 않소.” 하고 말하였다. 11그가 “나를 건강하게 해주신 그분께서 나에게,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라.’ 하셨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12그들이 물었다. “당신에게 ‘그것을 들고 걸어가라.’ 한 사람이 누구요?” 13그러나 병이 나은 이는 그분이 누구이신지 알지 못하였다. 그곳에 군중이 몰려 있어 예수님께서 몰래 자리를 뜨셨기 때문이다.

14그 뒤에 예수님께서 그 사람을 성전에서 만나시자 그에게 이르셨다. “자, 너는 건강하게 되었다. 더 나쁜 일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15그 사람은 물러가서 자기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신 분은 예수님이시라고 유다인들에게 알렸다. 16그리하여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그러한 일을 하셨다고 하여, 그분을 박해하기 시작하였다.
 
 
 
 
교부들은 벳자타 못가에 누워 있는 병자들이 세 부류의 다른 질병을 갖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눈먼 이’는 세상의 즐거움에 매여 빛보다 어두움을 택한 이들이며, ‘다리 저는 이’는 하느님과 세상 가운데 머물면서 두 주인을 섬기고자 하는 이들입니다. 그리고 ‘팔다리가 말라비틀어진 이’는 은총을 받았지만 계속해서 하느님께 기도하지 않아 연약해진 사람들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느끼는 것이지만, 더욱 필요한 것은 본인이 치유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입니다. 복음은 이러한 간절함을 ‘38년’이라는 숫자로 표현합니다. 이토록 본인이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고 여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간절함이 있을 때, ‘건강해지고 싶으냐?’라는 주님의 초대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는 주님의 말씀과 함께 치유가 일어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에 의하면, ‘들것’은 육신의 연약함입니다. 지금껏 환자에게 ‘들것’은 자신의 삶의 터전이요 전부였습니다. 그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고 지내오면서 안식을 취하던 곳이었습니다.

이제 그곳에서 일어나 떠나라고 주님은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더 이상 ‘들것’에 머물면서 육신적 즐거움을 취하지 말고 그것에 저항하며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들것’은 더 이상 누워 쉬는 곳이 아니기에 들고 가야 하는 것으로 바꾸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치유된 이에게 새로운 과제가 등장합니다.

예수님께서 완쾌된 사람을 성전에서 만나셨다는 것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세상이 주는 즐거움에 연연하여 하느님을 등지던 과거의 삶으로 돌아가지 말고 하느님을 바라보며 살아가야 합니다. 육신을 지니고 있지만 그래서 땅을 딛고 있지만, 마음은 하늘을 향하는 오늘이 되었으면 합니다.

 

변종찬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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