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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21 조회수1,127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3월 21일 사순 제4주간 수요일




By myself I can do nothing;
I judge only as I hear, and my judgment is just,
for I seek not to please myself but him who sent me.
(Jn.5,30)



제1독서 이사야 49,8-15
복음 요한 5,17-30

어제는 한 달에 한 번 아주 큰 기쁨을 갖는 날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한 달에 한 번 제 자신을 위해 책을 사거든요. 한 달 동안 읽고 싶은 책들을 정리해 놓고서 인터넷을 통해 구입을 합니다. 책이 발송되어 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릅니다. 사실 많은 책을 구입하기 때문에 가격이 꽤 나갑니다. 그러나 책에서 주는 양식은 세상이 매기고 있는 가격과는 비교할 수가 없지요.

우리가 몸을 담고 있는 이 사회는 우리에게 셀 수 있는 것들이 중요하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물질적인 평가만을 내리며 이 평가가 중요함을 계속해서 강조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오히려 셀 수 없는 것들이 아닐까요? 예를 들어 주택의 가격은 셀 수 있지만, 이 주택 안에 사는 가정의 행복은 셀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주택이 중요할까요? 가정의 행복이 중요할까요? 책의 가격 역시 셀 수는 있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의미는 셀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책 자체의 가격이 아니라 그 책에 담겨 있는 의미인 것입니다.

이렇게 셀 수 없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세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여전히 셀 수 있는 물질적인 것에만 집중하면서 어쩌면 덜 중요한 것에, 즉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듯한 어리석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셀 수 없는 것들이 바로 행복입니다. 그리고 이 행복은 아무리 나누고 나누어도 나의 행복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마치 양초 같다고나 할까요?

하나의 양초로 하나의 방을 환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하나의 양초로 다른 양초를 밝힐 수가 있지요. 10개의 양초를 밝혀 주었고, 그래서 10개의 방을 환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빛을 나누어주었다고 해서 그 양초의 수명이 짧아졌을까요? 행복도 이렇습니다. 행복은 나누어주는 것으로 줄어들지 않습니다. 물질은 유한하지만 행복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당신 심판의 기준을 이야기해주시지요.

“내 심판은 올바르다. 내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예수님 스스로가 모범을 보여 철저하게 당신을 보내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시어 십자가의 고통도 피하지 않으셨던 것처럼, 우리 역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뜻을 이 세상 안에서 철저하게 실천해야 함을 말씀하십니다. 이는 사랑의 실천이고, 사랑의 나눔입니다. 그리고 이는 앞선 양초의 예처럼 아무리 나누어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실천을 통해 진정한 행복이라 할 수 있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이득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지금 우리들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직도 셀 수 있는 물질적인 것들에 집착하고 계십니까? 하지만 참 어려운 문제지요?

 
 

늘 무심한 듯 나를 챙기는 누군가의 시선이 존재하는 한 행복의 온기는 쉽게 식지 않는다(김민서).


빛이신 주님만을 따라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승부의 결정
 

권투의 승부가 결정되는 곳은 어디일까요? 링 안에서 결정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링 밖에서 승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즉, 권투란 상대와의 싸움이 아니라 체중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랍니다. 다음의 두 선수를 비교해 보세요.

A라는 선수는 피 말리는 감량의 고통을 시합 스케줄에 맞추어 무리 없이 이겨 내고 계체량을 통과한 후 부담 없이 다음 날 시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합 전날 체중에 대한 부담 없이 생선회와 같은 고칼로리 음식을 먹으며 체력을 보충합니다.

B라는 선수는 빠지지 않는 체중을 빼기 위해 수없이 반복되는 지옥 사우나를 시합 직전까지 감행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계체 직전까지 1 그램이라도 더 빼기 위해 계속 침을 뱉으며 저울 앞에서 피 말리는 긴장에 사로잡혔습니다.

A와 B, 누가 훨씬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일까요? 어쩌면 이미 링 밖에서 승부가 결정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감량의 고통이 주는 후유증을 겪은 B가 좋은 성적을 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평상시의 삶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이는 우리 신앙인들도 마찬가지지요. 나중에 내가 하느님 앞에 나아갈 때에만 회개하고 주님 뜻에 맞게 살아가면 될까요? 아닙니다. 평상시에도 회개하면서 주님 뜻에 맞게 살아가야 주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왜 계속해서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데 있어 뒤로 미루기만 할까요?

뒤로 미룰 때가 아니라,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때임을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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