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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24일 야곱의 우물- 요한7,40-53 묵상/ 예수님도 지역감정의 희생자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24 조회수342 추천수2 반대(0) 신고
예수님도 지역감정의 희생자

40이 말씀을 들은 군중 가운데 어떤 이들은, “저분은 참으로 그 예언자시다.” 하고, 41어떤 이들은 “저분은 메시아시다.” 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메시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 42성경에 메시아는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그리고 다윗이 살았던 베들레헴에서 나온다고 하지 않았는가?” 43이렇게 군중 가운데에서 예수님 때문에 논란이 일어났다.

44그들 가운데 몇몇은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그분께 손을 대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45성전 경비병들이 돌아오자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왜 그 사람을 끌고 오지 않았느냐?” 하고 그들에게 물었다. 46“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고 성전 경비병들이 대답하자, 47바리사이들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도 속은 것이 아니냐? 48최고 의회 의원들이나 바리사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그를 믿더냐? 49율법을 모르는 저 군중은 저주받은 자들이다.”

50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전에 예수님을 찾아왔던 니코데모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51“우리 율법에는 먼저 본인의 말을 들어 보고 또 그가 하는 일을 알아보고 난 뒤에야, 그 사람을 심판하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52그러자 그들이 니코데모에게 대답하였다. “당신도 갈릴래아 출신이라는 말이오? 성경을 연구해 보시오.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지 않소.” 53그들은 저마다 집으로 돌아갔다.
 
 
 
 
90년 대 초, 본당 사목회장을 신자들의 직접 투표로 뽑고자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신자들의 우려와 반대가 많았습니다. 지역감정으로 본당이 두 쪽이 날 것이라는 겁니다. 본당 관할구역이 갈라진다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의 출신지역으로 갈라진다는 것입니다. 저는 겁이 나서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지역감정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요 국민화합에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갈릴래아에서 메시아가 나올 리 없다는 지역 편견의 얘기들이 나옵니다.(41절) 예수님도 지역감정의 희생자인 셈입니다. 합리적인 대처를 제안하는 니코데모한테 바리사이들은 ‘너도 갈릴래아 출신이지.’ 하며 몰아세웁니다.(52절) 예수님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하는 백성들을 향해서는 율법을 모르는 저주받은 자들이라고 한꺼번에 단죄하기도 합니다. 험악한 형국입니다. 눈먼 지도자들의 모습입니다. 그들은 비록 율법에 정통할지 모르지만 정작 하느님에 대해선 관심이 없습니다. 그분의 정의와 사랑에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들은 애초부터 그들의 관심사가 아닐지 모릅니다.

지역 편견이라는 비이성적인 야만성은 인종 차별과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그 폐해는 무섭습니다. 그 안에는 쉽게 포기되지 않는 집요한 사람들의 욕망이 숨어 있습니다. 그것이 문제입니다. 자신들의 뱃속을 하느님으로 여길 때 진실은 왜곡됩니다. 니코데모 같은 이의 대안이 아무리 합리적이라도 먹혀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먼저 내 맘속의 욕망을 털어내는 것이 우선해야 하나 봅니다.

 

서춘배 신부(의정부교구 주교좌 의정부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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