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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25일 야곱의 우물- 요한12,20-33 /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25 조회수358 추천수2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20축제 때에 예배를 드리러 올라온 이들 가운데 그리스 사람도 몇 명 있었다. 21그들은 갈릴래아의 벳사이다 출신 필립보에게 다가가, “선생님,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 하고 청하였다. 22필립보가 안드레아에게 가서 말하고 안드레아와 필립보가 예수님께 가서 말씀드리자, 23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때가 왔다. 24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25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26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27이제 제 마음이 산란합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합니까? ‘아버지, 이때를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하고 말할까요? 그러나 저는 바로 이때를 위하여 온 것입니다. 28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 그러자 하늘에서 “나는 이미 그것을 영광스럽게 하였고 또다시 영광스럽게 하겠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29그곳에 서 있다가 이 소리를 들은 군중은 천둥이 울렸다고 하였다. 그러나 “천사가 저분에게 말하였다.” 하는 이들도 있었다. 30예수님께서 이르셨다. “그 소리는 내가 아니라 너희를 위하여 내린 것이다. 31이제 이 세상은 심판을 받는다. 이제 이 세상의 우두머리가 밖으로 쫓겨날 것이다. 32나는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 들일 것이다.” 33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으로, 당신께서 어떻게 죽임을 당하실 것인지 가리키신 것이다.
 
 
 
 
시작기도
오소서 성령님, 땅에 떨어져 죽어 생명을 주는 밀알로 살게 하소서.

세밀한 독서(Lectio)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에서 ‘표징의 책’(1­12장)에 해당하는 장의 마지막 부분인데 요한이 지금까지 이야기해 온 것과 다음 장들에 이어지는 예수님과 제자들의 대화(13­17장)와 수난과 부활(18­21장)의 경계를 이루는 대목입니다.


축제 때에 예배를 드리러 온 그리스인들이 필립보한테 “예수님을 뵙고 싶습니다.”(요한 12,21)라고 청하는데 그들의 부탁은 단순히 얼굴을 보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예수님을 만나 개인적으로 대화 나누기를 원한다는 말입니다. 이 그리스인들은 태생 유다인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유일신 사상에로 개종하여 어떤 특별한 모세의 법을 지키는 사람, 곧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사도 10,2 이하)일 것입니다. 그들은 아마도 예수님이 성전에서 보인 그 표징을 보고 어떤 위대한 인물로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유다의 지식층인 바리사이들이 “이제 다 글렀소. 보시오, 온 세상이 그의 뒤를 따라가고 있소.”(요한 12,19)라고 한탄만 하고 있을 때 이방인들은 예수님을 알고 싶다는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발을 움직여 그분에게 옵니다.(20­21절)


예수님을 보고 싶은 그리스인들의 청에 예수님은 “영광스럽게 될 때가 왔다.”(23절)라는 말로 답하십니다. 여기에서 ‘영광스럽게 될 때’는 그분의 죽음, 이 세상에서 아버지에게로 건너가는 ‘때’를 가리킵니다.(13,1) 예수님이 아버지에게 ‘영광스럽게 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아들과 아버지의 영광이 하나이기 때문입니다.(12,28; 13,31) 이 ‘영광’은 예수님만이 아니라 그분을 따르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밀알이 떨어져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예수님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분의 제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을 보러 온 그리스인들한테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12,21) 그들이 그분을 ‘섬겨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십니다.(26절) 그분은 단순히 바라보고 이해하는 지식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주인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요한복음 12장 27­33절은 죽음을 눈앞에 둔 예수님의 고뇌를 표현하는데 공관복음에 나오는 겟세마니의 이야기들(마태 26,36­46; 마르 14,32­42; 루카 22,39­46)과 병행하는 ‘제4복음서의 겟세마니’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당신 생애의 고통스런 순간에 홀로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기도하면서 아버지의 뜻에 복종하는 마음으로 변화되어 갑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 이것은 단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한다는 것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자신의 고통을 바친다는 것입니다. 이 기도에 아버지는 즉시 하늘에서 응답하십니다.(요한 12,28) 아버지의 이름은 예수님의 생애, 그분의 가르침과 기적들 그리고 그분이 보여준 거룩함과 선한 행위들 안에 드러납니다. 나아가 하느님의 이름은 예수님의 죽음과 고통 안에서 영광을 받습니다.


한 알의 밀알 같은 그리스도의 죽음은 이 세상에 심판을 가져옵니다.(31절)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계획을 성취하는 이상한 방법은 ‘땅에서 들어 올려지는 것’(32절)입니다. 이 표현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요한은 예수님께서 어떻게 죽임을 당하실 것인지 가리키신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입니다.(33절) 예수님이 ‘들어 올려진다.’라고 표현한 것은 당신의 고통을 당신의 영광으로 여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분은 하늘과 땅 사이로 높이 들어 올려진 십자가 위에서 죽어가며 세상의 구경거리가 됩니다. 믿는 이에게는 십자가가 ‘구원의 표징’이지만 믿지 않는 이에게는 ‘걸림돌이자 어리석음’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십자가 앞에서 그들의 삶을 결정하는 것에 따라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묵상(Meditatio)
주님, 당신은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12,24)고 가르치십니다. 이 지상에서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생명에 지나치게 애착하지 말고, 그것을 주신 분을 기억하고 모든 이를 위한 생명의 봉사에 자신을 넘기라고 초대하시니 감사드립니다.

기도(Oratio)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시고 굳건한 영을 제 안에 새롭게 하소서. 당신 면전에서 저를 내치지 마시고 당신의 거룩한 영을 제게서 거두지 마소서.(시편 51,12­13)

 

임숙희(영성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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