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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성모님의 역할이 더 드러나야 하는 날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25 조회수695 추천수12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2년 나해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
성모님의 역할이 더 드러나야 하는 날

 


 

저에게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약간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몸 안에 들어오는 에너지를 적당하게 태워주지 못해서 몸에 에너지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축적됩니다. 살이 찐다는 뜻입니다. 에너지를 태워주지 못하니 쉽게 피곤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느님도 우리에게 은총을 충만히 내려주십니다. 은총은 삶의 에너지입니다. 은총이 없으면 힘이 빠져 우울해지고 무기력해 집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아무리 우리에게 은총을 충만히 주시고 싶어도 우리가 그 은총을 온전히 사용할 능력이 없다면 하느님은 그 은총을 줄여나가십니다. 왜냐하면 당신 거룩한 은총이 사용되지 않은 채 낭비되는 것을 보실 수 없으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을 ‘죄’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죄가 많은 사람에겐 그만큼 은총이 적게 주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죄가 은총 사용 능력의 기능저하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역사상 유일하게 한 분만이 천사로부터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분’이라는 인사를 받으셨습니다. 이 말은 반대로 생각하면 흠도 티도 없이 깨끗하신 분이어서 하느님께서 당신 은총을 완전하게 주시는 분이란 뜻입니다.

 

이 깨끗한 여인에게 가브리엘 천사는 하느님의 아드님을 잉태하게 되리란 ‘예고’를 듣습니다. 마리아는 그 예고를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며 받아들입니다. 하느님은 어떤 누구의 자유도 강요하지 않으십니다. 마찬가지로 마리아가 싫다고 했다면 예수님이 잉태될 수도 없었고, 그래서 세상에 구원은 올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성자께서 취하실 깨끗한 죄 없는 육체를 지니신 분은 마리아뿐이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천사가 주님 탄생을 예고한 것을 경축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성모님께서 그 예고를 받아들인 것을 더 기뻐해야 하는 것일까요?

 

만약 어떤 사람이 어려운 신학 강의를 해야 하는데 그것을 듣고 싶어서 앉아있는 사람들이 유치원생이라면 그 강의는 하나마나이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 단 한명, 그것을 알아들을만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만을 위해서라도 신학강의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에 당신 아드님을 주시고 싶으셨을 때 바로 이 단 한 명, 온전히 자신을 비운 성모님 한 분을 보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 축일을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이라 부르는데 사실 ‘예고’라는 말은 오늘의 신비를 충분히 표현해주지는 못합니다. 예고는 그렇게 일어나리라고 알려준다는 의미가 있지만 실제로, 성모님께서 받아들이지 않으셨다면 그리스도의 탄생은 예고대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종을 하란으로 보내며 아들인 이사악의 아내를 구해오라고 합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우물가에서 레베카를 만납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레베카로부터 이사악의 아내가 될 것 동의해 주기를 청합니다. 동의를 받고 나서야 종은 기뻐합니다. 이 장면이 바로 성모님께서 천사에게 당신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동의하는 장면과 같은 것입니다.

교부들은 이렇게 이 내용을 오늘 축일을 지내고 있는 가브리엘 대천사의 방문과 비유하였습니다. 즉,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이 종을 보내듯이 당신 아들의 신부의 동의를 받도록 천사를 보낸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아브라함의 종이 자신 주인의 아들의 신붓감을 만나 결혼하겠느냐고 동의를 묻는 것만이 중요하고 기뻐해야 하는 것이라 말한다면, 레베카의 동의는 아무 의미가 없게 됩니다. 혼인하는데 어찌 한 사람의 일방적인 동의만을 앞세우고 다른 사람의 동의를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이 기쁜 이유는 종이 혼인을 예고한 것이 아니라, 레베카가 혼인을 받아들인 데 있습니다.

 

오늘 축일은 그리스도의 탄생 9개월 앞을 잡아 예수님이 마리아의 태중에 잉태하신 날을 기념합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오늘 축일을 “예수 탄생 예고 축일”이라고만 한다면 더 중요한 성모님의 받아들임의 역할이 온전히 표현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적어도 우리라도 오늘 축일의 이름만 듣고 단순히 그리스도 탄생이 예고된 것만이 기쁜 소식이 아니라, 성모님께서 그 예고를 온전히 받아들여 주신 것이 우리에게 더 기쁜 날임을 잊지 맙시다. 또한 우리도 어떠한 상황 안에서도 ‘Amen’ 하며, 매 순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사건들로 다가오는 수많은 은총의 ‘예고’들이 우리 안에서 온전히 실현되게 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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