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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 성모성당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26 조회수667 추천수16 반대(0) 신고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12.03.26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다.>
+ 루카 1,26-38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저는 3월17일 청원군 노인복지관 관장을 겸임하는 인사발령을 받았습니다.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결정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왜 저에게는 이러한 십자가를 주십니까? 지금도 벅찬데.....거두어달라고 청해야 하나요?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것을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십시오.”하신 주님을 생각했습니다. 짊어지고 갈 힘도 주시리라 믿으며 순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순명을 하라고, 한 알의 밀알이 되라고 강론을 하면서 자기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교구에는 정기적인 사제 인사이동이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인사권자인 주교님께서 발표하기도 전에 신부님들 사이에는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서 누가 어디로 갈 것이라고 인사이동을 다 합니다. 그러나 막상 인사발령 공문을 받으면 의외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면서도 해마다 그것을 반복하는 것은 인사권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사제로 서품 받으면서 독신과 순명을 서약하며 그리스도를 닮은 가난한 삶을 살 것을 권고 받습니다. 그렇다면 주교님을 통해서 주어지는 삶의 자리가 복된 곳이고, 그곳에서 기쁨으로 주님의 뜻을 헤아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주님의 뜻보다는 내 뜻을 이루려고 하는 마음이 있어 서운함을 갖기도 합니다. 주어진 현실을 통해 주님께 영광을 드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카1,30)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마리아는 이해되지 않는 이 말씀에 결국은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 하고 받아들였습니다. 세상은 바로 마리아의 이 믿음과 믿음에 따르는 순명으로 인하여 구세주의 탄생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당시의 풍습을 생각하면 약혼한 처녀가 부모도 모르고 약혼자도 모르게 임신하여 배가 불러온다는 것은 돌에 맞아 죽어야 할 처지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리아의 응답은 죽음을 각오한 대답이었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순명은 인간이 바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기도입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루카1,37) 하지만 인간의 협력을 요구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결코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른 복종없이 천명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이현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자유의지를 가진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걸작품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있는 자리가 어디이든 주님의 뜻에 기꺼이 순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하면 그 자리에 하느님께서 분명히 역사하십니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당신이 쉼을 원하시면 저는 사랑으로 쉬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일하라고 명을 내리시면 저는 일을 하면서 죽고싶습니다.하고 말하였습니다. 일상 안에서 언제든 주님의 말씀에 순명할 수 있는 믿음을 더해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느님의 손 안에 있는 연장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연장으로 우리의 구원을 이루고자 하십니다. 그러므로 구원의 도구가 되는 기쁨을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루카1,35) 하였습니다. 바로 그 성령께서 오늘 우리에게 내려오시고 높으신 분의 힘이 우리를 덮어 죽기까지 주님의 말씀에 순명하며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Ave Maria / G. Caccini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 성모성당 반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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