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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성당 ' 과 ' 교회 '는 서로 다른 말인가?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29 조회수413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세상 속 신앙 읽기
송용민 지음

3. 세상 속 교회
'성당'과 '교회'는 서로 다른 말인가?

"교회 다니세요?"라고 물으면 가톨릭 신자들은 대부분 '교회' 는 '개신교'를 뜻한다고 생각해서 그냥 "성당 다녀요."라고 대답 한다. 여기서 교회와 성당은 분명히 어떤 장소를 뜻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장소, 믿음을 고백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 를 일컫는다. 이 말은 본래 가톨릭과 개신교가 잘못 사용하는 용어 가운데 하나다. 신앙생활을 위한 장소 개념이라면 '성당'과 '예배당'이 맞는 표현이다. 신자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장소, 공적 예 배를 드리는 장소란 의미에서 '성당'은 '거룩한 집'이고, 예배 당은 '예배를 보는 공간'이다. 그렇다면 성당에서는 예배를 보지 않느냐고 하면 그건 이니 다. 엄밀한 의미에서 가톨릭의 미사와 전례도 넓은 범주에서 경 신례를 담고 있는 예배 행위에 속한다. 성당이 개신교 예배당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성당은 예수님의 성체가 보존되어 있어서 예 수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좀 더 종교적인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개신교 예배당은 신자들의 집회를 위한 기능적 공 간 역할을 한다. 물론 설교가 이뤄지고 독서대가 있는 제단은 신성한 공간이므로 목회자나 예배 인도자 외에는 오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성당의 제단도 미사를 드리는 공간이므로 성직 자나 미사 전례를 도와주는 사람들 외에는 함부로 오를 수 없도 록 되어 있다. 그렇다면 왜 가톨릭 신자들은 '교회'라는 말을 개신교의 예배 당과 같은 의미로 알아듣게 되었을까? 사실 교회란 말 그대로 '믿는 이들의 공동체'란 의미이고, 가톨릭도 천주교회의 의미로 본다면 교회를 다닌다는 말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개신 교가 대체로 신앙의 핵심 용어를 그들 고유의 용어로 차용하다 보니 가톨릭교회가 이와 상반된 용어를 쓰는 데 익숙해진 것인 지 모른다. 기독교란 말이 그리스도교의 한자어임에도 가톨릭 의 반대말처럼 사용되듯이 말이다. 그리고 개신교가 성당과 구 분하여 '교회'란 용어를 쓰면서 마치 성당은 교회가 아닌 것처 럼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도 없지않다. 이런 점은 개신교가 개항 후 선교 초기에 자신들을 '예수교' 라고 지칭하면서 예수님을 믿는 교회라는 이미지를 강조한 반 면, 가톨릭은 예수님과 무관하게 천주님을 믿고, 마리아를 섬기 는 종교인 것처럼 말해 온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20세 기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개신교와 가톨릭의 관계는 그 리 달갑지 않았다. 가톨릭 신자들은 자신의 존재를 '성당 다니 는 사람'이란 의미로 이해했고, 교회는 개신교 신자들이 모이는 장소인 것처럼 생각했다. 하지만 성당이든 예배당이든 모두 교회를 뜻한다. 교회란 장 소적 의미도 있지만 인격적 의미도 있다. 믿음의 공동체란 의미 에서 교회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하느님 백성 공동체를 뜻한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시고 이 땅을 가득 채워 당신과 사 랑을 나눌 인격적 친교의 대상으로 인간을 창조하셨다. 인간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다. 하느님은 태초부터 당신의 영원한 신적 생명에 초대하기 위해 누구도 예외 없이 당신 백성으로 삼기로 작정하셨다. 그래서 교회는 특정한 믿음을 고백하는 사람들만 의 공동체라기보다는 하느님과 믿음의 관계를 맺은 모든 인류 를 포괄하는 하느님 백성 전체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보는 게 옳 다. 모든 인류가 하느님 백성이라면 구체적으로 믿음을 고백하는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모두 하느님 백성 이라면 나는 왜 특정한 교회의 일원으로 살아야 하는가? 그것 은 하느님 백성으로서 교회를 구성하는 이들의 여러 부류가 있 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는 하느님을 명시적으로 알지 못해도 양 심에 따라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이름 없는 하느님 백성이 있을 수 있다. 이를테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중동의 이슬람 국가에서 태어난 사람이나 아프 리카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예수님이나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들어볼 기회조차 없었을 수도 있다. 있었다 하더라도 그들이 자 발적으로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 이 하느님을 모른다고 해서 하느님 백성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 해서는 안 된다. 어떤 이들은 같은 하느님을 믿고 있지만, 전혀 다른 신앙 체 계 속에서 살아가는 하느님 백성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이 슬람교 신자들이나 유다인들은 같은 하느님을 섬기고 같은 신 앙 성조들을 구약성경에서 만나지만, 예수를 그리스도로 인정 하지 않기 때문에 명시적으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라고 하느님 백성인 교회의 일원이 아니라 고 해서는 안 된다. 또 다른 경우는 분명히 가톨릭 신자로 세례를 받았지만, 마음 이 이미 하느님을 떠나 몸만 신자로 남아 있고, 종교생활과는 무관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하느님 백성의 자 격을 얻었지만 진실하게 하느님을 섬기지 않는 이들은 그에 대 한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들이 하느 님 백성의 자격을 잃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하느님을 거부하고 하느님 존재에 관심을 갖지 않은 무신론자들이나 불가지론자들, 회의론자들조차도 하느님 사랑과 영원한 생명의 초대에서 벗어 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날마다 성당에 나오면서 미사에 참여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기도하면서 단체 활동을 통해 교회에 봉사하는 신자들은 누구일까? 그들이 다른 이들과 똑같은 하느님 백성이라고 한다 면 굳이 힘들게 일요일을 주일로 만들고, 조금 모나게 살아도 되 는 세상에 선하고 정의로운 삶을 선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 겠느냐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겠다. 그러나 우리가 하느님께 부르 심 받은 것은 우리가 먼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하느님께 서 원하셨다는 사실이다. 하느님께서는 인류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서로 사랑하며 일치 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우리의 삶을 통해 세상에 드러내고 싶 어하신다. 선택된 이들로 구성된 교회는 선택되지 못한 이들에 대한 영적 우월감이나 배타적 태도로 그들을 단죄해서는 안 된 다. 우리가 먼저 하느님께 사랑받고 있음을 체험해야 한다. 우리 는 하느님께서 온 인류를 당신 사랑으로 받아들이기를 원하신다 는 것을 세상에 증거해야 할 소명을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교회 안에서 살아 온 우리의 몫은 분명하다. 먼 저 부름 받았다고 결코 자만해서도 안 되고, 아직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 기준으로 단죄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하느 님의 무한한 사랑을 세상에 전할 책임이 있다. 그러므로 받은 소 명에 최선을 다하며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 그것은 교회나 성당 이라는 용어 다툼의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 백성으로 부름 받아 선택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공통으로 주어진 과제이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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