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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회 없는 신자 , 신자 없는 교회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30 조회수432 추천수4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세상 속 신앙 읽기
송용민 지음

3. 세상 속 교회
교회 없는 신자, 신자 없는 교회

가톨릭 신자가 전 인구의 10퍼센트를 넘어서고 있다는 2011 년 통계자료를 보면 우리 사회 안에 가톨릭교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가톨릭 신자수는 5백만 명 을 넘어섰고, 아직 특정 종교에 몸담지 않은 사람들 가운데 종 교를 갖는다면 가톨릭교회를 선택하겠다는 비율도 여전히 높 다. 가톨릭 신앙이 가진 보편성과 대화 능력, 세상을 향해 열린 신앙에 대해 높은 호감도를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도 모른다. 세상이 혼란스러울 때마다 빛과 소금이 되어 주는 훌륭한 인물이 교회 안팎에서 소개되고 있는 점도 고무할 일이 다. 김수환 추기경님 생전에 그분이 보여 주신 겸손한 권위의 봉사에서 가톨리교회에 대한 호감을 갖게 된 많은 이들이 그분 의 선종을 추모하기 위해 성당을 찾은 것도 우연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시작하지만, 유 감스럽게도 적지 않은 이들이 냉담하거나 신앙생활을 지속하 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교적에 등록된가 톨릭신자들 가운데 불과 26퍼센트 정도만 정기적으로 주일미 사에 참례하고, 3분의 2에 해당하는 절대 다수가 신앙의 맛을 잃고 신앙과 무관하게 쉬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천주교회가 당면한 문제는 아직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증 거하는 일이지만, 이보다 더 긴박한 문제는 이미 신앙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이 꾸준히 교회 안에서 가톨릭 신자로서 자부심 을 느끼며 복음적 생활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심어주는 일이다. 본당신부 생활을 하면서 절감하는 것도 냉담 교우들을 다시 교회로 부르는 일이다. 쉽게 생각하면 열심히 성당에 나오는 사람들만이라도 잘 챙겨주고 그들의 신앙생활을 돌보는 일이 중요할 듯하지만, 교회를 등지거나 떠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더욱이 세례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자들이 쉽게 교회에서 멀어지는 것을 보면 분명 우리 교회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점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러한 현상은 호감을 갖고 성당을 찾은 이들의 믿음을 꾸준하게 성장시켜 줄 수 있는 동력이 부족하다는 단적인 예다. 교회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 중에는 개인사업이나 학업, 직장 생활로 주일을 지키지 못하거나 신앙생활에 별로 흥미를 느끼 지 못하고 주말과 주일을 여가 활용으로 보내는 데 더 관심을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다. 다양한 이유로 교회생활을 하지 않는 냉담 교우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냉담 교우들을 교회로 다 시 불러 모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우리의 마음 자세다. 그들이 교회 안에서 신앙이 굳건해지도록 돕지 못하는 한 우리 의 신앙은 언제나 개인 구원에 머물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본당에서 사목하는 신부님들은 모두 머리를 싸매 고 냉담 교우들을 교회 품으로 불러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다양한 사목 정보와 선교 방법을 연구하고, 전 신자들이 힘을 모아 신앙활성화를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교회에 담 을 쌓고 살아가는 냉담자들을 만나면 그들을 다시 신앙생활로 초대하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음을 느낀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교회에 다니지 않으면서도 신앙생 활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나, 성당에 나와도 믿음을 성장 시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가톨릭 신자들이 너무 의무적인 신앙생활에 익숙해진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개신교 신 자들에 비해서 가톨릭 신자들은 교리를 잘 알고, 미사참례를 잘하는 사람이 열심한 신자라고 여기기 때문에 신앙생활에서 자신이 체험한 은총을 교회 신자들과 함께 나누는 일에는 익 숙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교회생활의 중요한 의무는 나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교우들과 교회 안에서 사랑을 나누고, 이를 토대로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임을 일깨워 줄 필요 가 있다.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것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 과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사랑은 하느 님을 향한 사랑도 되지만, 하느님의 사랑이 내 형제자매들을 통하여 드러날 수 있음을 깨닫는 일이 더 중요하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19,19)는 예 수님의 말씀은 이웃 사랑이 하느님을 만나는 통로임을 일깨워 준다. 교회는 이웃 사랑을 통해 하느님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자리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하느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나보 다 먼저 하느님을 만나 기쁨과 희망을 찾는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난다. 그리고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간절 히 갈망하는 이웃에게 우리 자신이 하느님의 말씀으로 무장되 어 그들에게 다가설 때 그들 안에서 하느님이 살아 계심을 깨 달을 수 있다. 가끔 고해실에서 오랜만에 성당을 찾은 교우들을 만날 때 하느님은 어떤 통로를 통해서든 사람들이 마음의 고향인 교회 로 다시 올 수 있도록 섭리하신다는 신뢰심이 생긴다. 우리가 하느님을 갈망하는 것보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더 가까이 와 서 기다리고 계신다는 확신이다. 살다보면 믿음이 짐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도리켜보면 내게 닥친 시련과 고통을 이길 수 있는 것은 내 곁에서 나를 위해 기도하고 격려해 주면서 함 께 시련을 나눠준 동료 신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나를 교회로 부르신 것은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를 통해 나의 부족한 신앙이 굳건해지고, 내가 느끼지 못하는 많은 순간에 도 함께 생활하는 신자들의 삶을 통해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 하신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믿음은 하느님과 맺는 관계에서 시작되지만, 그 믿음을 성 장시켜주는 것은 바로 교회다. 나는 교회의 구성원이며 나 없 이 교회는 존재할 수 없다는 신념이 필요한 시기다. 내가 힘들 때 나에게 힘을 주는 교회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고, 교회가 힘 들고 어려울 때 내가 교회에 큰 힘과 위안이 되어 주는 것이 우리 시대에는 정말 필요한 덕목이란 생각이 든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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