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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의 외모 (희망신부님의 글)
작성자주영주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30 조회수412 추천수5 반대(0) 신고

예수님의 외모!

 

우리 집안은 비교적 가난한 집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고 살았으며, 어머니께서는 밭에서 난 채소를 서울에 내다 파셨다.

 

초등학교 때 이따금 나도 어머니 채소 짐을 구루마에 실어 버스타시는 데까지 날라 드린 적이 있다. 한번은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같은 반 여학생을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만났다. 그날따라 내가 입고 있는 반바지가 하필 어머님이 여러 천 조각을 모아서 재봉질해서 만든 옷이었다. 가뜩이나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나는 속으로 무척 창피함을 느꼈다.

 

중학교 때 입고 찍은 교복사진을 보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사춘기를 맞으며 키는 껑충 컸는데, 옷은 자라지 않아 발목이 다 드러나게 웃으며 찍은 사진이다. 옷도 키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자랐으면 좋으련만........

 

사제가 되고 나서도 옷을 고르거나 혹은 계절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 영 어색하기 짝이 없다.

 

예수님의 경제적인 상황은 어떠하셨을까?

온 세상의 주인이신분의 아드님께서 태어나신 곳은 구유이다. 또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할 때에도 가난한 이들이 봉헌하는 산비둘기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 바쳤다.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신 예수님 역시 옷을 화려하게 입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공생활하실 때 역시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 어떤 때는 너무 열심히 드셔서 사람들이 먹보요 술주정꾼이라고 놀리기 까지 했다. 말투 역시 시골 사투리가 많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스라엘이 작은 땅이긴 하지만 그래도 각 나라마다 지역 사투리는 다 있다.

 

반면에 당시 사제들이나 바리사이들은 옷소매에 옷 술을 주렁주렁 달고, 성구갑을 만들어 성구를 머리에 지니고 다녔다. 그 행색이나 말투만 봐도 사람들의 기를 꺾을 그런 행세였다. 그들 앞에서 외모나 옷차림으로 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는 분이 영원히 산다느니, 아브라함 이전에 있었다느니,아버지께서 시키는 대로 좋은 일을 한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일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은 그들이 생각지도 못하거나 상상도 못할 말씀들이었다. 만일 대사제나 헤로데 같은 임금이 그런 놀라운 기적들을 하고, 죽은 사람까지 살리고 물위를 걸었더라면 이들은 알아서 신으로 모시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돈이나, 명예, 좋은 자리, 좋은 직장, 명품, 좋은 대학, 좋은 음식에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제자들 역시 예수님을 하나의 자신들에게 권력이나 명예, 부를 가져다주어 팔자를 고쳐줄 그런 분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수난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또 수난시기에는 다 줄행랑 친 것이 아닐까?

 

성모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빈자의 어머니다. 사제들에게 전하여라. 나를 사랑해다오. 나는 구세주의 어머니다. 사제들아 가난하게 살아라. 너희의 평화를 빈다.”

 

온 세상의 주인이신 분의 외아드님께서 돌아가실 자리가 없어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것이 아닐 것이다. 그 분 자신이 가난하게 사셨기에 굶주려 죽거나 힘없어 죽는 이에게 더욱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시는 것이 아닐까?

 

사순절을 맞이하여 하루 한 끼를 단식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많이 배가 고프고, 또 밥맛이 너무 좋아 과식을 조금씩 하게 된다. 굶어 죽는 이들의 마음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주님 제가 부요해서 가난한 이들을 무시하지 않고, 더욱 사랑하게 해주시고, 그들 안에 계신 당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진정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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